3일만에 읽는 세상을 바꾼 과학자 100 3일만에 읽는 시리즈 25
존 발친 지음, 장정인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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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일만에 읽는 세상을 바꾼 과학자 100]을 읽었다. 제목에서 어느 정도 짐작이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2500년의 과학사를 한 권에 집대성한 청소년*대학생들의 필독서!"라는, 책 뒷표지의 광고 문구가 이 책의 성격을 좀더 확실하게 나타내줄 것 같다. 이미 청소년기, 대학생의 시기도 지나버렸지만 내 부족한 상식을 채우기에 좋을 것 같아서 펴든 책이다. 100명의 과학자들이라... 과학사에 큰 업적을 남긴 100명에 손꼽힐 사람들이 누구일까 궁금했다.  100명의 위대한 과학자들이라면 대부분이 내가 이름 정도는 아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왠걸 낯선 이름이 훨씬 많아 나의 앎이 참 보잘 것 없구나 싶었다. 이 책은, 사전같은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할 성격의 책은 아닌 것 같다. 목차를 훑어보고 관심이 가는 사람을 찾아서 읽어보는 편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이 책을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었는데, 덜 재미있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내게 친숙한 이름이든, 낯선 이름이든 훌륭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꽤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책의 전체분량은 370여쪽. 한 인물에 대해 서너쪽의 분량으로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는데 그들이 남긴 업적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예전에 과학시간에 분명히 배웠건만 짤막하게나마 언급된 과학이론들은 다소 어려웠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있는 부분도 많았고, 배울만한 점도 많았다.

 

   특히 내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많은 과학자들이 생전에 그의 업적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생물시간에 열심히 배웠던 유전법칙을 연구했던 "멘델". 그는 "유전학의 아버지"로 불리우지만 생전에 그의 연구는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고 한다. 훗날 다른 학자들이 연구를 하다 이전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연구가 새롭게 조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경우야 종종 있는 일이지만 교사자격 취득을 위해 오랫동안 공부했지만 "생물학 과목에서 낙제를 했기 때문"(p218)에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완벽한 이론을 만들어낸 사람들이라 위대하기보다는 이전의 성과들을 보완하고 반론을 재기하는 과정에서 과학은 발전해왔고 결국 그로 인해 세상은 변화해온 것이라는 점도 눈여겨볼만한 것 같다. 100명의 과학자들 중 동양인으로 이야기할 수 잇는 사람은 지진계를 발명한 장형과 인도의 수학자 알 콰리즈미 정도이고 나머지는 전부다 유럽인이다. 아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그렇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들 하지. 맞는 말이다. 책이 있어도 책을 펴보지 않는다면 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리라. 한동안 책을 읽지 못했다. 그저 의무감에 읽을 뿐, 내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으로 다시 책읽기를 시작했다. 어렵지 않고 배울 점 많은 위대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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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만든 여자 2
신봉승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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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장을 덮으면서 "아, 정말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장을 덮기가 아쉬운 책이 있는 반면, 마지막 장을 얼른 덮어버리고 싶은 책이 있다. 이 책 [왕을 만든 여자]2는 내게 불행히도 후자였다. 책을 읽으며 얼른 이야기가 끝났으면 하고 바랐다. 이렇게 말하면 아직 이 책을 읽지 않고서 내 글을 먼저 읽는 사람들이 오해를 할 것 같다. 이 책이 그렇게 재미없는 책인가 하고. 아니다. 이 책은 잘 씌여진 소설이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그간 역사소설을 써 온 여든 나이의 글쓴이의 관록이 배어나는 글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답답하고 짜증이 났던 게 사실이다. 글의 문제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문제였다. 앞서 1권을 읽고나서 쓴 서평에서 이미 밝혔지만 나는 애초부터 이 책의 주인공인 "인수대비 한씨"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입장에서 책을 펴들었다. 그런데 제목은 [왕을 만든 여자]. 제목으로 보아 글쓴이는 아마도 그녀를 당찬 이미지의 여걸로 그려내고자 함이 아닐까 추측했었다.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서두부터 횡설수설 늘어놓았다. 다시 차분히 정리를 한번 해 보자.

 

   첫번째 문제, 글쓴이는 인수대비 한씨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이 글을 썼을까? 1권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시어머니인 윤씨와 그녀를 졸곧 비교하며 윤씨가 여염 아낙의 소박함을 가진 여인네로 묘사한데 반해, 그녀는 학문이 높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외양에 대해서도 꽤나 반듯하면서도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도도함으로 묘사한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제목부터가 그녀의 대단함을 강조라도 하듯 왕을 "만든" 여자가 아니던가. 그런데 2권을 읽으면서는, 글쓴이가 그녀를 결코 우호적인 입장에서 기술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많았다. 세조 즉위 후의 단종을 처분(?)하는 장면이라든가, 그녀의 남편인 의경세자가 죽고 나서 그녀가 보인 태도라든가 혹은 한명회와의 결탁(?)을 꾀하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권력지향적인 모습으로 비춰졌고, 며느리인 (폐비)윤씨를 대하는 모습 등은 무척이나 인정머리없어 보였으며 편협하고 속좁은 여인네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졌으므로. 책을 다 읽으면서도 나는 몇 번이나 글쓴이에게 묻고 싶었다. "그래서 이 여자가 잘 했다는 거예요 못했다는 거예요?". 독해력의 부족인가?

 

  두번째 문제. 이 책의 주인공은 인수대비 한씨인가? 내 결론은 "아니다."는 쪽. 1권이 문종 사후 수양대군이 세조로 즉위하기 전까지의 비교적 짧은 시간을 다루고 있는데 반해 2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수양대군이 세조로 즉위하면서부터 연산군이 모후가 폐비된 사건을 들춰내며 갑자 사화를 일으켰을 때까지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1권부터 2권까지는 문종, 단종, 세조, 성종, 연산군으로 이어지는 조선의 왕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지 결코 인수대비 한씨가 주인공이 아니었다. 드라마로 따지자면 그녀가 결코 주연급이 아니었다는 것. 1권의 주인공은 앞서도 말했지만 수양대군과 한명회였고, 2권 초반의 주인공 역시 세조와 단종이었지 그녀가 책의 제목이 될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첫머리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글의 문제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문제다. 한결같이 내겐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들의 연속이었으니, 글읽기가 즐거울리 없었다. 이건 전부 "수양대군" 탓이다?. 그가 어떤 변명을 늘어놓더라도 나이어린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 것을 좋게 봐 줄 수가 없다. 2권의 내용은 세조 집안의 불행에 관한 것들인데, 그의 장자이자 세자였던 의경세자의 죽음, 둘째아들 예종의 죽음, 세자빈이자 한명회의 딸이기도 했던 장순왕후 한씨의 죽음, 성종의 첫 부인이자 역시 한명회의 딸이었던 공혜왕후 한씨의 죽음, 그리고 폐비 윤씨의 죽음, 그의 손자였던 연산군의 폭정 따위는 결국 세조가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 댓가가 아니었을까.

   부정적인 캐릭터의 연속 등장이라 화를 삼키며 읽어야 했던 소설이다. 그 말은 곧 그만큼 글쓴이가 역사적인 사실을 생생하고도 실감나게 되살렸기 때문이리라. 아주 많은 생각을 하며 읽어야 했던 책 [왕을 만든 여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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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만든 여자 1
신봉승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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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디자인이 눈길을 잡아끈다. 여인의 앙다문 입은 고집스러워 보이고, 눈매는 선해보이지 않고 날카롭다. 단정한 옷매무새며 머리장식은 조금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을 듯이 서슬이 퍼렇다. 보고자 하는대로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왕을 만든 여자] 1권을 읽었다. 글쓴이 신봉승. 전48권의 [대하소설 조선왕조 5백년], [소설 한명회], [이동인의 나라] 등 소설 뿐만 아니라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 그리고 도전] 같은 역사책도 꾸준히 써오신 이 분야에서는 일가를 이룬 분이신 듯. 1933년생이라면 우리 나라 나이로 여든을 넘기신 분인데, 여전히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왕을 만든 여자]는 두 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B4사이즈에 각 권 400여쪽에 이르는 적지 않은 분량. 소설의 주인공은 인수대비 한씨. 사극에서는 성종의 어머니로, 연산군의 할머니로 자주 등장하는 그녀. 다른 분야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조금 깊어 조선사를 다룬 역사서나 소설을 종종 접하면서 형성된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 고집세고 드세보이는데다 독단적인 여성의 느낌이랄까. 책 표지에 그려진 주인공의 모습이 내게 선하지 않게 다가온 것도, 내 선입견이 크게 작용한 결과이리라. "왕을 만든 여자"라. 글쓴이는 어떤 의도에서 이런 제목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하는걸까 무척 궁금했다.

 

   아직 2권을 읽지 않은터라 앞으로의 전개방향은 어떠할지 모르겠으나 우선 내가 읽은 1권의 주인공은 엄격히 말하자면 인수대비 한씨가 아니다. 인수대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시아버지 수양대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권의 내용은 문종의 죽음에서부터 단종의 즉위 그리고 수양대군이 왕으로 추대받는 상황까지를 그리고 있다. 인수대비 한씨는 수양대군의 며느리로서 가끔 등장할 뿐 1권의 주인공은 수양대군과 한명회다. 수양대군과 한명회의 만남, 그리고 계유정난의 과정, 왕위를 위협받는 단종의 상황이 이야기의 축을 이루고 있다.

 

   1권을 통해 본 수양대군은 다소 우유부단하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만약 그가 한명회라는 참모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조선의 역사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어린 단종의 즉위가 그토록이나 위험한 일이었을까. 글쓴이는, 수양대군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리고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게 수양대군이 호의적인 인물이지 못한터라 그의 고뇌가 괴로움보다는 가식으로 다가오는 측면이 컸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한씨에 대해서 글쓴이가 너무 "띄워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많았다. "가슴에 만 권 서적을 간직하고 있는 자랑스런 며느리"(p121)인 그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어머니인 윤씨는 무식한 아낙의 모습으로 비교되는 측면이 있었다. 또한 그녀는 불과 16살의 나이로 국가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선견지명을 갖고 있으며, 고뇌하고 있는 시아버지에게 명나라로 가는 사은사를 자청할 것 따위의 정치적인 조언을 할 뿐만 아니라, 수양대군의 수하인 한명회의 가난한 살림살이를 염려해 세심하게 돌볼 줄 아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녀의 똑똑함(!)을 드러내기 위한 장면이겠지만, 그녀보다 불과 몇 살어린 단종이 마냥 유약한 모습으로 그려진 것에 비해서 그녀는 지나치게 당차다. 내가 가진 그녀에 대한 생각이 기본적으로 부정적이다보니 이런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권은 인수대비 한씨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한 배경그리기 작업이었으니, 2권에서 본격적으로 그녀가 등장하게 될 것 같다. 일단 그녀에 대해서는 2권을 다 읽고 이야기해봐야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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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숨은 세계사 여행 - 영화로 읽는 세계사 이야기
김익상 지음 / 창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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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그랬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영화도 그렇습니다."(p6)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이 말 참 어느 분야에다가 가져다가 붙여보아도 틀린 구석이 없다. 그렇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진리다. 나는 저 말이, 시리즈로 답사기를 쓰신 그 교수가 처음으로 한 말인 줄 알았는데, 조선시대 어느 선비가 한 말을 그렇게 풀이한 거라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

 

  음. 내가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역시나 "史"자 때문이다. "史"라는 이 글자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내게 오랜 관심거리이자 숙제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나는 역사를 "사랑한다." 그러면 알게 되겠지. 알게 되면 내가 지금까지 봐 왔던 것과는 다른 역사가 내 눈에 보이겠지. 제발 그러하기를...  [스크린에 숨은 세계사 여행]이라. 역사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구미를 당기는 제목이 또 있으랴. 교과서에 나열된, 암기하고 시험칠 것에 대비해야 할 지식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여행으로서의 역사, 더군다나 영화를 통해 그 역사를 여행해보겠다는데야 두말할 것 없이 같이 동승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글쓴이 김익상. 책 앞날개에 실린 글쓴이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을 통해 파악해보자면 현재 영화방송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고 그간 영화와 관련된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작업도 해 오신 그런 분이란다. 본문은 1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의 세계사적인 사건을, 영화를 통해 함께 살펴보는 구성. 글쓴이가 소개하고 있는 영화들은 대부분(이 아니라 전부라도 해도 될만큼)이 유명한 영화다. 아포칼립토, 이집트왕자, 영웅, 300, 글래디에이터, 장미의 이름, 킹덤 오브 헤븐, 미션, 황비홍, 라스트 사무라이, 인생은 아름다워, 모던 타임즈, 포레스트 검프까지.... 봐서 알고 있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글쓴이가 초반에 설명하고 있는, 인류의 선사시대를 다룬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불을 찾아서"나, 문명의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는 "10000BC" "아포칼립토"는 내가 못 봤던 영화라, 덜 재미있었다. 왜냐..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므로...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영화를 보는 것도 "앎"에 도움이 되리라.

 

   몇 번을 다시 보기 했던, 볼 때마다 찐한 아픔 같은 게 남곤 했던 "인생은 아름다워". 사실 내가 역사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인지 나는 유대인 학살에 대한 가슴아픈 이야기구나 정도에서 그쳤는데, 글쓴이는 그 이면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지금 이스라엘을 구성하고 있는 "가짜(위험한 발언일까?) 유대인"과 진짜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과 같은 이야기 말이다.  "장미의 이름"은 내겐 어려운 소설, 영화로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글쓴이의 해설을 통해 보니  그 의미가 조금은 쉽게 해석되었다.

 

  영화나 문학작품, 사극을 통해 역사이야기를 해주시는 선생님의 역사수업이 참 재미있었고 오래 기억에 남았었다. 이 책 [스크린에 숨은 세계사 여행]은 영화를, 재미만이 아니라 의미까지 생각하며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책이다. 글과 영화를 통해 함께 한 세계사 여행, 내겐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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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 - 선사 시대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역사가 기억하는 시리즈
궈팡 편저, 김영경 옮김 / 꾸벅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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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

   발간된 지 얼마되지 않는 책인데 제목이 익숙했다. "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이라... 책장을 얼른 둘러보니 지난 해 봄에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100대 제왕"이라는 제목의 책이 꽂혀있다. 그 책은,  읽고나서 서평까지 작성했음에도 내 머리 속에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못했던 책이었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100명이라는 많은 인물을 다루기엔 깊이감이 없는듯도 했고, 뭐 그 밖의 다른 요소들 역시 크게 매력이 없었던 책으로 기억이 된다.

 

  이 책 [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은 앞서 언급했던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제왕]을 펴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책 뒷날개를 보니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시리즈"로 8개의 주제를,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사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10개의 주제를 다룬 책을 펴낸 모양이다. 이 책의 편저자는 "궈팡"이라는 중국인. 지난번에 읽었던 책도 원글을 쓴 이가 중국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걸로 넘겨짚어보건데 이 두 시리즈는 중국에서 나온 책을 우리 말로 옮겨서 펴낸 시리즈인가 보다.

 

  크게 다섯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제목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인류 초기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그러니까 중고등학교 때 역사수업시간 첫 머리에 나오는, 화석인류로부터 4대문명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인이 쓴 글인데, 흔히들 말하는 4대 문명 중에 포함되는 중국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다는 게 좀 이상스럽긴 하지만,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이집트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도문명 그리고 고대 그리스 문명에 대한 이야기까지가 실려 있다. 역사수업시간에 보통 이 부분은 역사 입문단계로, 정형화된 문제형식에 맞게 몇몇 주요사실들만 핵심적으로 짚고 넘어가곤 했었는데... 이 책은 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척 세세하다. 특히 이집트 문명에 관해서는 미라를 만드는 방법을 고급, 중급, 저급으로 나누어서 설명할 만큼 상세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에게문명의 유적을 발굴한 슐리만과 미노스 왕궁을 발견한 에번스에 관한 이야기다. 어려서 읽은 트로이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설로 믿지 않고, 발굴을 통해 역사적인 사실로 밝혀낸 슐리만의 이야기는, 내가 왜 역사책을 읽고, 역사공부를 하려는 것인가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부유한 환경에서 어려서부터 역사라는 학문에 노출될 기회가 많았던 에번스에 대해서는 부러움이 많이 남았고...

 

  이 책은 역사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의미를 상세히 풀어내고 있는 점, 다양한 사진자료를 싣고 있는 점이 여러 모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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