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살아라 - 신정일이 쓴 조선의 진보주의자들
신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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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바로 살아라! 직설적인 제목이다.  제목만 듣고는 자기계발서인가 하고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책이었다. 하지만 이 책, "신정일이 쓴 조선의 진보주의자들"이란 부제가 달린  역사서이다. 책에는 저자가 선택한 조선을 대표할만한 12명의  진보주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글쓴이가 열두번째로 소개하고 있는 인물 "강일순"에 대해서는 종교색이 너무 짙은 인물이기도 하거니와, 그 인물됨에 대한 글쓴이의 평가에는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서평에서는 제외하고 말할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이 책에 소개된  정도전으로부터 김옥균에 이르기까지 11명의 인물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자신이 속해 있는 시대보다도 한 발 혹은 두어발쯤 성급하게(?) 발을 내디딘 사람들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랬기에 자신의 시대와는 다소 불화했던 사람들.  그렇게 성급하게(!) 요약을 해 두고 책의 목차를 새삼스레 훑어보게 된다. 그들의 사상은 조선이라는 사회가 감당해내기엔 벅찬 것들이었기에 역사 속에서는 "실패한" 혹은 "불행했던"이란 수식어와 함께 기록되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에 실린 11명의 "진보주의자"들의 삶은 안타깝다. 적당히 굽힐 줄도 알고 시대와 타협할 줄도 알았다면 그들의 이름이 지금껏 이렇게 크게 기억되진 않더라도, 그들의 삶이 불행으로 끝맺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나의 소시민적인 사고의 한계일 수도 있다.

    취중이나마 "한고조가 장량을 쓴 것이 아니라 장량이 한고조를 쓴 것이다."(p20)라고 말하는 정도전의 자부심은 그런 말을 할 만도 했겠다 싶다. 실제로 조선 500년의 주춧돌을 놓은 것은 무장인 이성계보다는 정도전의 역할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그치지 못한 것이 그의 명을 재촉하지 않았나..

  조광조의 올곧음은 더욱 안타깝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못한다. "임금을 요순처럼 만들고 백성에게 성군의 덕을 입히려는 것은 군자의 뜻이다. 하지만 당대의 상황과 역량을 헤아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이를 도모할 수 있겠는가? 기묘년의 실패는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다."(p68)는 이황의 조광조에 대한 평가를 조광조가 들었다면 그는 어떻게 했을까..? 적당히 굽어서 갈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이런 평가조차 못 견뎌할런지도 모르겠다.

   허균과 이중환, 박지원과 정약용의 삶 역시 그랬다. 정치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불행했던 삶을 살아야했던 사람들. 하지만 그들의 불행한 삶은 그들의 사상과 저술이 후세에 큰 가르침을 주고 있으며 그 빛을 발하고 있다는 사실로 보상받을 수 있으려나..?  아니다. 그들은 뭔가 보상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바른 생각을 끝까지 고집할 줄 알았다. 자신의 옳은 생각을 끝까지 옳다고 주장하고 그 옳은 생각을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조차도 초개처럼 여길 줄 알았던 사람들이기에 지금 우리가 다시 그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했고, 치열하게 살다 갔으며 그랬기에 지금까지도 후세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인물들의 삶을 다시 한번 떠올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들이 글쓴이의 글을 통해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한 마디가 "똑바로 살아라!"하는 조언이리라.. 한번 주어진 네 삶, 똑바로 살아라!  네! 똑바로 살겠습니다!

 

 

*책에 대한 한가지 아쉬움.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책읽기의 흐름을 끊는 잘못된 글자들..

1."247쪽 10줄 : 정약용은 재판을 할 쓸 목적으로.."?

2. "255쪽 3줄 : 형님과족과 함께 살게 살았다.." ?

3."322쪽 9줄 : 고종에게 전하는 전달했는데.." ? 등 다수

교정에도 신경을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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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1 - 우리 역사의 새벽이 열리다 (45억 년 전~300년) 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시리즈 1
오강원 지음, 김종민.서영아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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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만 대한민국 초등학생을 위한" 역사책이라...  "초등학생"으로 독자층을 한정하고 있지만 책을 읽어보니, 중고등학생에게도 쉽고 유용한 책이 될 것 같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역사책을 많이 읽어보지 못해 객관적인 관점에서의 비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지는 다른 역사책들과의 차이점은 풍부한 그림자료와 사진자료, 그리고 옆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듯이 쓴 구어체의 문장이 아닐까? 

 

 

    예전과 달린 요즘  학교에서 쓰는 역사교과서에는 다양한 사진자료가 실려있고, 읽을꺼리가 실려있는 것으로 안다. 참으로 다행. 예전에 내가 봤던 국사책 혹은 세계사책엔 흑백으로 실린, 그것도 어쩌다 가뭄에 콩나듯이 드문드문 실린 유물 사진들이라  "대체 저걸 어디다 사용한 걸까?" 하는 의문을 해결해줄 수 없었고, 참고서에 요약된 구분에 따라 그저 암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역사를 단순암기과목에다 고리타분한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은 재미없는 교과서로, 그저 시험만을 위한 역사공부를 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읽다보니 "요즘 아이들"이 누리고 있는 것들이 새삼 부럽다.(지나친 비약이로군..! 예전에도 좋은 책은 많았을텐데 나만 몰랐을 수도 있다..!) 이 책 [마주보는 한국사교실 1]에서는 지구의 탄생에서 시작해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로부터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의 초기에 이르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이전 시대와 고대사는 시간적으로 먼 시대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무래도 거리감이 있어 추상적이고 막연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마치 손에 잡힐 듯이 친근하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알차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건 큼직하게 들어간 그림자료들.. 34쪽에서 다루고 있는 "석기의 여러 가지 사용법"이나 68쪽에서 다루고 있는 "모래톱에서 빗살무늬 토기를 이용해 요리하는 법"등의 그림 자료는 눈에 쏙쏙 들어와 "암기"하지 않고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더군다나 "이것이 진리다!"는 식으로 한 가지 학설에 대한 설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견이 존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의 관점을 소개한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 어린이들에게 "이것이 진리니깐 외워라!"가 역사를 보는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괜찮은 기획의도로 꼼꼼히 만든 표시가 나는 책이라 읽기에 "나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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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가지 결정 -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
함규진 지음 / 페이퍼로드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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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인 108가지 결정이 아니라, 고조선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인"이라는 좀더 넓은 범위의 시대를 포괄하는 결정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두루뭉실한 성격의 책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이미 예상해왔던 바이다. 하지만 흔히들 말하는 "반만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인의 역사 속에서 뽑아낸 108가지"밖에" 안 되는 결정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매우 극적이고 자세하고 깊이있겠구나 하는 기대로 책을 펼쳐들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기대로 책을 펼쳐든 사람은 비단 나 뿐일까..?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 책의 성격을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한국사 전반에 관한 "일별 一瞥"에 그칠 뿐이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을 준다. 우리 역사에서 아주 중요했던 순간들에 대한 기억을 한 권으로 담아내려는 건 지나친 욕심이 아니었을까.. 이 책에는 BC194년의 위만의 집권으로부터 2005년 부계성 강제조항 폐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었고,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판단되는 108가지의 "결정"에 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각각의 결정에 대해서는 2-3쪽 정도의 분량으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각각의 결정을 바라보는 역사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아울러 덧붙이기도 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건과 주장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들을 함께 실어서 중립을 유지하며 글을 쓴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간략"해서 읽기엔 편했지만, 깊이감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108가지 결정은  "중요성"의 판단에 대해서도 선뜻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글쓴이가 이미 책머리에서 양해를 구하고 있긴 하다. "또한 이 결정들과는 다른 목록을 주장하는 사람이나, 각 결정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해석에 이의를 갖는 사람도 있으리라."(p5) 글쓴이에게 미안한 말이 되겠지만 나 역시 "이의를 갖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뭐, "한두 사람이 아닌 100여 명의 역사 연구자들의 뜻"(p5)이라는 데서 "나"는 전문성 면에서나 "쪽수"면에서나 명함을 내밀만한 처지는 못 된다.

    하지만 71번주제 "한글의 공식문자화(1894년)"와 94번주제 "한글전용(1968년)" 등의 주제는 하나로 아울러 설명해도 괜찮을 것 같은 주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한글의 중요성은 백번 공감하는 바이지만 108가지 결정 중에 한글에 관한 이야기만 세 꼭지를 할애했다는 건 공감이 덜 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100번 주제 "이병철 반도체 생산 결정(1982년)"과 107번 주제 "수도이전무산(2004년)"등의 주제에 대해서는 다른 주제를 밀어내고 108가지 결정 안에 꼽힐 만큼 "정말 중요한 결정이었나..?"를 의심했던 것은 나의 의식부족 탓이려나..?  "중요성"에 대한 가치 판단은 개인차가 크다...!   [108가지 결정]이라는 제목에서 무게감과 깊이감을 너무 기대했던 탓인지 다소 아쉬움이 남는 책이기도 하지만, 한국사의 중요장면들에 대한 되돌아봄의 시간은 충분히 제공했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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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서울 브라보 대한민국 - 20세기 한국을 읽는 25가지 풍속 키워드
손성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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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유쾌하게 읽히지만, 한편으론 설명할 수 없는 감회에 가슴이 짠해지기도 하는 책. 책을 다 읽고 난 이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느낀 바를 글로 옮기기엔 너무나 빈약한 글솜씨가 원망스럽다.  어제 오후 큰 기대 없이 펼쳐든 책이 "의외로(?)" 아주 흥미로워서 잠을 설쳐가면서까지 다 읽어버렸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웃었고, 그리고 더러는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눈물을 찔끔거리다니...! 슬픈 사랑을 담은 소설책도 아니건만, 내 눈물의 원인은 "가을" 탓일까.. 가을은 소설이나 수필만 읽기 좋은 계절은 아니로구나!

 

     추억 때문에, 혹은 추억으로 살아갈 만큼 많은 나이도 아니건만, 요즘들어 자꾸 "옛날"이 그립다.  이 알 수 없는 그리움의 정체도 "가을" 탓이려나..? "그 때가 좋았지."라는, 나이가 제법 든 사람들만이 내뱉을 수 있을 것만 같던 말들을 요즘 자주 내뱉고 있던 참이었다.  예전에 서류철에 묶어서 연습장으로 사용했던 것과 같은 느낌이 나는 누런색 표지가 괜히 정겹다. "아날로그 감성에 목마른 당신을 위한 책! 지난 것은 언제나 눈물겹도록 아름답다"는 띠지의 문구에 100% 동감이다. 그렇다. 생각해보면 어렵고 힘들었던 "그 시절"이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시절이기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기에 뼈에 사무치도록 그리워지는 것은 어찌보면 모순이기도 하다.

 

     글쓴이는 61년생이다. 흔히들 말하는 386세대 되겠다.  나보다 훨씬 "추억할꺼리"가 많은 시절을 살아왔을테다. 이 책에 실린 "옛날 이야기"는  20세기 전시기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멀게는 아버지의 할아버지 세대로부터,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를 거쳐 내 세대에 이르기까지 온갖 "잡다한" 것들의 역사를 담고 있는 책이다. "역사"가 거창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소소한 삶의 이야기들이 어쩌면 진정한 역사일지도 모르겠다.

 

   글쓴이가 유쾌한 글담으로 술술 풀어내고 있는 추억꺼리는 내 기억의 한계를 뛰어넘는 아주 낡고 빛바랜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더러는 "맞아! 그랬었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날 저무는 줄 모르고 골목을 뛰어다녔던 골목길에서의 다양한 놀이에 대한 추억은 특히나 내 기억과 많은 부분 일치했다. 골목길을 떠들썩하게 했던 아이들의 놀이가 사라져가고 있는 점은 정말 많이 안타깝다. 책을 읽다가 갑자기 떠오른 기억인데, 소풍가방이란 게  따로 있었던(!) 그 시절의 소풍이야기와 가을운동회에 대한 기억도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해졌다. 쥐꼬리 가져가기는 기억에 없지만 채변검사에 대한 기억은 있다. 

 

   가난했고, 뭔가 어설펐고, 이상하고 수상하기도 했던 20세기의 이야기. 하지만 글쓴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가난"이나 "우울" 따위의 슬픈 기억이 아니라, 그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했던 가슴 따뜻한 "정"이라는 게 느껴지는 책, 그 정감이 책장을 넘기는 손에 묻어나는 책이었다. 추억의 단서가 필요할 때 펼쳐보면 괜찮을 것 같은 책. 오랫만에 부모님에게 읽기를 권해드리고 싶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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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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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선물 세트에 들었던 제품 사용해봤던 제품.

가격이 저렴하길래 질렀는데,

향이 좀 많이 진한 편입니다. 파우더 향이랄까.. 뭐 싫을 정도는 아님.

씻고 나서 당기거나 건조해지는 느낌없이 이름 그대로 "순한" 제품인 듯함.

2개 3150원. 뭐 나름 장점이 있는 제품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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