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을 리뷰해주세요.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5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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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쯤이면 "음악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라는 수식어를 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게는 유효한 수식어이다. "음악에 관해서는 문외한"인 나는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기가 죽는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낯설고 어려울 뿐더러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어로 된 긴 글을 읽는  것 같은 이질감과 소외감마저 느껴진다. 그래서 음악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책들을 몇 권 접해보긴 했다. 하지만.. 역시 어려웠다. 벽이 두꺼워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랬기에 사실 이 책도 큰 기대없이 펴들었다. 글쓴이는 금난새. 들어본 이름이다. 잘 모르지만 그가 유명한 지휘자라는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다. 전문가가 쓴 책이라 더 어려운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참 다행스럽게도, 그간 내가 읽은 몇몇권의 음악관련 책 중에서 그나마 가장 덜 어려운 책이었다. 더러는 공감하고, 웃기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글쓴이는 "창의력 넘치는 아이디어와 재치 있는 언변으로 국내 최초로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를 시작한 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전회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섰다."(책 앞날개, 글쓴이 소개)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도 쉽고 재미있게 음악과 음악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노력한 글쓴이의 흔적이 보인다.

 

    책에서는 10명의 음악가와 그들이 작곡한 교향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베를리오즈, 멘델스존, 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로르자크,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들은 그저 타고난 천재들이라고만 여겼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타고난 천재성 외에도 그들의 삶이 그 천재적인 음악들을 만들어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각 교향곡 작곡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었고 천재들의 굴곡많은 인생사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하이든의 "고별"교향곡에는 하이든과 그의 고용인 니콜라우스 후작의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도 새삼스러웠다. 자신의 작품이 인정을 받지 못하자 그가 가명을 써서 작품을 발표했을 때 "베를리오즈라면 절대 저런 작품을 쓸 수 없다."(p119)고 했다던 비평가들은, 그 작품이 베를리오즈의 작품이란 걸 알고 난 후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궁금하다. 차이코프스키의 죽음의 원인과 폰 메크 부인의 후원 중단의 진실이 무엇일까 정말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박제화된, 그래서 차갑게 느껴지는 음악 천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도 한 사람의 인간이었음을, 사랑의 감정에 아파했던 한 사람이었음을 생각케 했다는 것. 그리고 무작정 어렵다고만 생각했기에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던 클래식음악 듣기가 덜 부담스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이 책을 통해서 아는 만큼 들린다는 말로 변용시켜 본다. 쉽고 재미있는 해설이 있는 지휘자 금난새의 음악을 들으러 갈 차례인가.....?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클래식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입문서로 좋을 것 같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클래식 초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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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여인들 - 역사를 바꾼 가장 뛰어난 여인들의 전기
김후 지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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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한 책이다!!  먼저 이 책의 방대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 607쪽이라는 어마어마한 쪽수도 그렇지만(두 권으로 분리해서 출판해도 괜찮겠다.) 책의 내용은 그저 역사상의 유명 여성들에 대한  "맛보기"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버린다. 이 책의 부제는 "역사를 바꾼 가장 뛰어난 여인들의 전기"이다. 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전기문으로도 손색이 없을만큼, 책에서 다루어지는 인물에 대해 어느 하나도 소홀히 다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책을 좋아해 다른 분야의 책보다 역사책을 즐겨읽는 편이지만 "여자"를 전면에 내세운 책은 그리 자주 접해보지 못했다.  역사를 움직인 것도, 역사로 남겨진 것도, 역사를 기록한 것도 모두(대부분) 남자? 남자를 위한, 남자에 의한, 남자의 역사...?  그래서 역사는 "그의 이야기 History"던가....?  여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지금까지 봐왔던 남자들의 이야기 말고, 남자들과 같은 시대를 살며, 역사 흐름에 어떻게든 영향을 주었을 절반의 인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이 책을 통해 그 궁금증이 어느 정도는 해결된 듯하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여성들을 자의적으로 선정해서 편의상 팜므 파탈, 아마존, 어머니, 혁명가, 구원자의 다섯 개 카테고리로 구분했다. 여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 카테고리를 결정하는 다섯가지의 요소들 중에서 여러 개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류 작업도 쉽지 않았으며, 어떠한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없었다."(p6) 글쓴이는 동서고금을 종횡무진 누비며,  다섯개의 카테고리 아래 총 34명의 여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인물들은 이미 익숙하던 이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익숙함"이란 게 사실은 그녀들을 표현하는 수식어 몇 자를 가지고,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글쓴이의 역사에 대한 넘치는 지식에 매료되어 600쪽이 넘는 베개 같은 책을 지겹다는 생각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 엄청난 양의 이야기를 거칠고 짧은 글에다 요약해서 이야기하기가 참 힘들다. 하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큰 줄기는 그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부정적"으로 그려져 온 그녀들에 대한 바로보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분야에서 비슷한 업적을 남겼지만, 도덕적인 면에서는 비난받아 마땅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역사는, 그 남자에 대해서는 그 업적을 부각시켜 훌륭하다 하지만, 그 여자에 대해서는 도덕적인 면을 부각시켜 방탕했다 말한다.  무측천이나 예카테리나 1세와 예카테리나 대제, 에비타(에바 페론), 로자 룩셈부르크, 루 살로메, 이사도라 던컨, 조르주 상드와 같은 여자들은 그런 관점에 의해 부당하게 평가되어 온 인물들이 아닌가?  그녀들이 "그"들이었다면 지금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역사에는 항상 관점의 문제가 따른다."(p254)는 말을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었다.

 

    책에 대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 역사 속의 인물은 한 명도 없다는 것. 글쓴이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편 책에 수록할 인물들의 명단이 확정되고 원고가 절반 이상 넘어가면서 그간 거론되던 한국의 여성들이 모두 탈락하였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우리의 역사는 여왕을 세 분이나 배출했고 상당히 많은 여성들의 이름이 역사에 기록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록된' 역사에는 그 여성들에 대한 기록이 미미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p6)고... 아쉽다. 한국사의 여성에 대해서는 "[한국사 여걸열전]/황원갑 저/ 바움"을 읽었던 것으로 그 아쉬움을 채워야겠다.

 

 

 

 

잘못된 글자

1. 263쪽 : 당시는 당 태종 이세민이 통치하던 "개원의 치"?

2. 346쪽부터 다루어지는 조르주 상드의 이야기에서는 연대표기가 잘못된 것들이 많다.

  (347쪽 : 그녀는 "1931년" 초 파리로../352쪽 : 쇼팽과 상드의 관계가 끝난 이유는 상드가 "1947년"에 발표한 )

3. 506쪽 : 후일의 공식기록이야 어찌되었건 바꿀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은 "1902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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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4대 사화 - 무오사화.갑자사화.기묘사화.을사사화
김인숙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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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친절한 책"!!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역사 지식을 얻기에도 꽤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가 문창과 출신이라 그런지, 잘 짜여진 한편의 소설을 읽어나가는 듯 했다. 내용이 소설이라는 말이 아니라, 표현이 그랬다는 말이다. 더구나 책에 실린 각종 사진자료와 책 말미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4대 사화 요약"이나 본문에서 다룬 왕들의 계보와 가족관계 요약 등은 조선사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도 이 책 읽기에 도움을 주는 요소였다.

 

   이 책 [조선4대사화]는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조선조의 4대 사화(무오, 갑자, 기묘, 을사 사화)에 대해 다루고 있는 글이다. 학창시절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 역사,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의 사화와 붕당, 당쟁에 관해서는 식민사관의 깊은 뿌리 탓인지 부정적인 느낌과 함께 어렵다, 골치아프다는 생각에 깊게 들여다 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식민사관이 주장했던 조선의 당파성이 뭔지 그 실체를 제대로 알려면, 그리고 제대로 반박하려면 조선사에 대해 좀더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몇몇 역사책을 통해 조선의 당쟁과 사화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주워들어서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들어 좋았다.

 

      "4대 사화는 연산군, 중종, 인종, 명종 네 임금이 통치하던 시기에 벌어졌다. 즉, 1498~1545년까지 불과 50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큰 사건이 네 번이나 터진 것이다."(책머리에 中)  그러고보니 조선왕조 500년 중에서도 유독 사극으로 많이 다루어지는 시대가 바로 이 시기인 듯 하다. 성종, 연산군, 장녹수, 중종반정, 조광조, 문정왕후, 정난정, 인종과 명종. 뭐 어느 시대가 드라마 같지 않겠냐만은 특히 이 시대는 개성 강한 인물들이 조선사를 뒤흔들었던 시기다. 그 개성 강한 인물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만들어낸 마찰음이 결국 사화가 아니었던가 싶다.

    사초가 발단이 되긴 했지만 무오사화는 세조의 정통성 문제와 사림을 제거하려는 훈구세력의 기득권 수호의지가 표출된 사건이 아니었던가 싶다. 역사 속의 다른 인물들도 그렇지만, 연산군에 대해서는 더 강한 호기심이 생긴다. 만약 정말 만약에 연산군의 母 윤씨가 그렇게 죽지 않았더라면 연산군은 갑자사화를 일으키지 않았을려나? 조광조는 왜 그렇게 급진적이었을까? 느긋하게 갈 수는 없었나? "현량과가 실시되고 기묘사화가 일어나기까지는 불과 7개월 정도의 시간 차가 있을 뿐이다. 개혁을 지나치게 서둘렀기에 조광조는 스스로 목숨을 단축시키고 만 것이다."(p249) 글쓴이의 말에 동의한다.

 

    책을 읽으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 그 시대를 비교해보게 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 정치인들도 비슷한 입장에서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을까...? 나중에 역사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간 우리를 어떻게 보려나? 책을 통해 얄팍했던 역사지식과 생각이 한겹쯤 두꺼워진 것 같은 만족감에 기분 좋게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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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소원 - 작가가 아끼는 이야기 모음 마음산책 짧은 소설
박완서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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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해 전에 한동안 도서관에서 "박완서"라는 이름이 붙은 책이라면 무조건 찾아다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게으름 탓에 많은 책을 읽진 못했지만 "박완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책들을 읽고 나서 후회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 많던 싱아~], [그 산이 정말~], [오만과 몽상], [그 해 겨울은~], [도시의 흉년]과 같은 글들을 읽으며  '참 좋다.......어쩜 이렇게 공감가는 글을 쓸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세 가지 소원]. 참 오랜만에 접해보는 박완서 선생님의 글이다. 한동안 그렇게 열심히 "박완서"라는 이름을 찾아 탐독했건만, 게으름과 실용에 치우친 책읽기 탓으로 글쓴이의 최근작은 거의 읽어보질 못했다. 표지가 참 깔끔하다. 박완서라는 이름과 [세 가지 소원]이란 제목과 표지의 정갈함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펴들었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구한테서 듣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곤 한다. 1931년생인 박완서 선생님은 내겐 할머니뻘 되시는 분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나는 할머니에게서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 책 속의 "참으로 놀랍고 아름다운 일"에 등장하는, 태어날 아기를 위해 많은 이야기를 준비해두고 계시는 할머니 같은 분이 바로 박완서 선생님이다.  

 

    "여기 실린 글들은 7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콩트나 동화를 청탁받았을 때 쓴 짧은 이야기들을 모은 것입니다."("책머리에" 中)

책에는 열 개의 짤막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야기들이 아기자기하고 잔잔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가장 공감이 가는 글은 "산과 나무를 위한 사랑법"이라는 이야기였다. 조용하던 시골마을에 고속도로가 들어서고, 외지인들이 선녀봉의 단풍을 구경하러 오면서 봄뫼네 마을의 산은 앓기 시작한다. "도시 사람들의 산과 나무 사랑하기 운동은 점점 더 극성스러워졌습니다. 페인트 깡통까지 들고 와 나무와 바위에다 '산을 사랑하자,'. '나무를 사랑하자'라고 써놓고 가는 단체도 있었습니다. 남이 어질러 놓은 것을 온종일 치우고, 대신 그만큼 어질러 놓고 가는 단체도 있었습니다."(p99)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짓꺼리들(?)이 대부분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이 언제쯤 씌여진 걸까..(책에 대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바로 이것. 책에 실린 짧은 글들이 언제 씌여진 건지 연도 표시를 해줬으면 좋을텐데 싶었다..) 뭐 지금이라고 해서 별로 달라진 건 없는 듯 하지만, 한참 개발의 붐이 일던 70-80년대 인간들의 이기적이고 구호에만 그치는 자연 애호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빠의 선생님이 오시는 날"은가슴 깊은 곳에 묻어둔 학창 시절의 마음 따뜻한 선생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가난했던 시절, 하지만 지금 떠올려보면 낭만과 추억으로 기억되는 내 아버지 세대의 학창시절을 생각해보게 한다.

 

   작은 이야기들이지만, 연세 지긋한 "작가가 아끼는 이야기 모음"이라 그런지, 이야기 속의 푸근함과 맑은 생각들이 "보(시)니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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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인격이다 - 품격을 높이는 우리말 예절
조항범 지음 / 예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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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말이 인격이다! 제목이 이보다 적절할 수 없다!!

"말 한마디에 당신의 인격이 드러난다!". 사실 그렇다. 말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 법이고,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인간 관계에서의 말 한마디의 중요성! 새삼스레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요즘 우리 어떤가? 우리 말을, 아니 "우리" 것을 떠나서  "말"을 얼마나 제대로 구사하고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tv를 켜면 (스스로가 얼마나 "제대로 된" 언어을 구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는) 나조차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막말들이 오가는 모습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인터넷엔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어는 물론이고, 인터넷의 익명성을 무기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방이 난무한다. 젊은 세대인 내가 보기에도 반성할 꺼리가 아주 많은 요즘 사람들의 언어 구사에 대해 50대의 국문학과 교수님은 얼마나 할 말씀이 더 많으셨을까?!

 

   사실 서평이라고 끄적거리기 겁이 나는 책이 바로 이 책 [말이 인격이다]이다. 바쁘실테니 나의 이런 허접한 글을 보실 시간까지야 없으시겠지만, 만약 이 책을 쓰신 분이 나의 글을 본다면 "이 건 이래서 잘 못 됐고, 저 건 저래서 잘 못 됐다."고 하나하나 지적하실 것 같은 생각에, 잡문이나마 감히 글이라고 끄적거리기 두렵고 조심스럽다.

 

   이 책의 글쓴이는 국문학과 교수님.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지만 잘못 쓰이고 있는 "우리말 예절"에 관한 것, 2부에서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3부에는 1,2부와는 달리 말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방법을 담고 있는 "승진하려면 꼭 알아두어야 할 상황표현"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1,2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 표현에 대해서는 나 역시 잘못 사용하고 있던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 말이니깐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던 건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94쪽에서 설명하고 있는 "아주머니"라는 말의 용법은 다소 낯설기까지 했다. 101쪽에서 소개하고 "장본인"과 "주인공"의 구분도 덕분에 제대로 알게 된 단어이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잘못 사용되고 있는 말, 바로잡아야 할 말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소중한 우리 말을 제대로 쓰고, 제대로 말하려면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또 하나는 "언어는 변한다"는 것.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말들은 없어지기도 하고, 원래의 뜻과는 다른 뜻을 지닌 말로 변하기도 하고, 다른 뜻이 덧붙여지기도 한다는 것.. 하지만 글쓴이는 무분별하게 "변화"하고 있는 말의 쓰임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점은 글쓴이의 견해에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너무 원리원칙적인 것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격을 드러내는 "말"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 책.  잘못 쓰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사용하고 있는 잘못된 말의 쓰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개에게 물린 사람은 반나절 만에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고, 뱀에게 물린 사람은 삼 일 만에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사람의 말에 물린 사람은 아직도 입원 중이라는 표현이 너무나 절실하게 들린다."(p245) 말!  제대로 알고 제대로 쓰자. 적어도 내 말 때문에 입원하는 사람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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