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 알렉산드로스 대왕부터 빌 클린턴까지, 세계사를 수놓은 운명적 만남 100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에드윈 무어 지음, 차미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을까....?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는 제목은, 역사에 호기심이 많은 나 같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엔 충분하다. 역사를 움직인 만남이라니 대체 어떤 인물들의 만남일까. 궁금했다. 무척 궁금했다. 음.. 하지만 이 책을 덮고 나니 많이 아쉽다. 제목을 통해 내가 기대했던 엄청난 "비밀"에 대한 신기한 발견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글쓴이는 "에드윈 무어". 영국인이고, "20년 가까이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은퇴,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책 앞표지)이란다. 이 책에서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100건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글쓴이가 영국인이라 그런지 그 100건의 만남은 대부분 영국 혹은 영국과 관련된 유럽이나 인도, 미국에 대한 이야기로 일관하고 있다.

 

   글쓴이는 이 책에 포함시킨 만남의 선정 기준이 세 가지라고 밝히고 있다. "첫째는 만남의 당사자들이 모두 유명인사일 것, 둘째는 양자가 모두 서로의 존재에 대해 깜깜한 상태에서 우연히 잠깐 마주칠 것, 셋째는 그 만남이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것"(p6).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역사적 지식의 부족 탓인지는 모르겠으되, 만남의 당사자들이 내겐 유명인사들이 아니라 낯선 인물들이 너무 많았다. "무식한 독자"인 내가 책 속의 등장인물들에 대해 "깜깜한 상태"에서 우연히 이 책 속에서 그들을 처음 만나 이질적인 느낌이랄까....

 

   영국의 윈스턴 처칠과 미국의 소설가 윈스턴 처칠이 만났을 때 "윈스턴 처칠 씨, 윈스턴 처칠 씨입니다."(p309)는 소개말 따위는 뭐 그나마 괜찮았다. 베토벤과 괴테가 만나서 서로 팔짱을 끼고 산책을 하다가 공작 일행을 만났을 때, 괴테는 공손히 인사를 한 데 반해 베토벤은 "팔짱을 낀 채 계속 똑바로 걸어"(p206)갔다는 테플리스 사건 같은 이야기도 강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그런 몇몇의 만남을 제외하곤 대체 그 만남들이 어떤 "실질적인 의미"가 있었는지, 내 짧은 역사적 지식으론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책이 산만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가 뽑아놓은 100개 항목 중에는 만난 두 사람에 대한 설명이나 당시의 역사적 배경 따위는 거두절미하고 만남만 요약해서 뽑은 것이 많다."(p438 옮긴이의 말) 그래서 옮긴이는 "한국판을 새로 만드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보충 자료를 찾고,... 略... 많은 정보와 인물 설명을 보충하며 번역 작업을 했다"(p438)고 한다.

 

   하지만 영국인이 아닌 내가, 더군다나 역사지식도 너무나 얄팍한 내가 읽기엔 다소 산만하고 어려웠던 책. 같은 글이라도 배경지식의 유무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쉽게 읽히면서도 역사에 대한 유용한 지식을 얻고자 이 책을 펼쳐들었지만 역사공부를 조금 더 하고 나서 펼쳐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는지는 나중에 역사 공부가 조금 더 되고 난 후에 판단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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