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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4대 사화 - 무오사화.갑자사화.기묘사화.을사사화
김인숙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친절한 책"!!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역사 지식을 얻기에도 꽤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가 문창과 출신이라 그런지, 잘 짜여진 한편의 소설을 읽어나가는 듯 했다. 내용이 소설이라는 말이 아니라, 표현이 그랬다는 말이다. 더구나 책에 실린 각종 사진자료와 책 말미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4대 사화 요약"이나 본문에서 다룬 왕들의 계보와 가족관계 요약 등은 조선사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도 이 책 읽기에 도움을 주는 요소였다.
이 책 [조선4대사화]는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조선조의 4대 사화(무오, 갑자, 기묘, 을사 사화)에 대해 다루고 있는 글이다. 학창시절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 역사, 그 중에서도 조선시대의 사화와 붕당, 당쟁에 관해서는 식민사관의 깊은 뿌리 탓인지 부정적인 느낌과 함께 어렵다, 골치아프다는 생각에 깊게 들여다 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식민사관이 주장했던 조선의 당파성이 뭔지 그 실체를 제대로 알려면, 그리고 제대로 반박하려면 조선사에 대해 좀더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몇몇 역사책을 통해 조선의 당쟁과 사화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주워들어서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들어 좋았다.
"4대 사화는 연산군, 중종, 인종, 명종 네 임금이 통치하던 시기에 벌어졌다. 즉, 1498~1545년까지 불과 50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큰 사건이 네 번이나 터진 것이다."(책머리에 中) 그러고보니 조선왕조 500년 중에서도 유독 사극으로 많이 다루어지는 시대가 바로 이 시기인 듯 하다. 성종, 연산군, 장녹수, 중종반정, 조광조, 문정왕후, 정난정, 인종과 명종. 뭐 어느 시대가 드라마 같지 않겠냐만은 특히 이 시대는 개성 강한 인물들이 조선사를 뒤흔들었던 시기다. 그 개성 강한 인물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만들어낸 마찰음이 결국 사화가 아니었던가 싶다.
사초가 발단이 되긴 했지만 무오사화는 세조의 정통성 문제와 사림을 제거하려는 훈구세력의 기득권 수호의지가 표출된 사건이 아니었던가 싶다. 역사 속의 다른 인물들도 그렇지만, 연산군에 대해서는 더 강한 호기심이 생긴다. 만약 정말 만약에 연산군의 母 윤씨가 그렇게 죽지 않았더라면 연산군은 갑자사화를 일으키지 않았을려나? 조광조는 왜 그렇게 급진적이었을까? 느긋하게 갈 수는 없었나? "현량과가 실시되고 기묘사화가 일어나기까지는 불과 7개월 정도의 시간 차가 있을 뿐이다. 개혁을 지나치게 서둘렀기에 조광조는 스스로 목숨을 단축시키고 만 것이다."(p249) 글쓴이의 말에 동의한다.
책을 읽으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 그 시대를 비교해보게 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 정치인들도 비슷한 입장에서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있을까...? 나중에 역사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간 우리를 어떻게 보려나? 책을 통해 얄팍했던 역사지식과 생각이 한겹쯤 두꺼워진 것 같은 만족감에 기분 좋게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