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를 위한 행복 수업 - 하버드대 최고의 행복학 강의
탈 벤 샤하르 지음, 노혜숙 옮김 / 슬로디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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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내 아무리 지금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더라도, 업무 프로세스의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나는 일을 실행하기에 앞 서 유관부서와 협의해야 하고 상부에 보고하여 권한을 위양받아야 한다. 내 마음같이 깔끔하게 일을 해결하고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내가 입사하기도 전부터 꼬여있던 케케 묵은 똥을 치우는 때도 있다. 나의 불편한 마음은 완벽주의에서 기인한다. 이 책의 저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탈 벤 샤하르는 나처럼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직장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결과를 확신하지 못하면 시작조차 못하고 미적거리다가, 결국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안전한 선택을 하고야 마는 비극을 낳는다고.


나는 성격이 급하고 집에서도 미결 과업을 되새기며 늘 긴장한 상태에 있다. 나에게 내 의지대로 세상이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는 것은 곧 고통이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나를 경직되게 만들고 내가 최적의 기량을 발휘하는 것을 가로막는다. 작가는 이상주의에서 벗어나 고통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행복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불완전한 자신을 인정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낼 때 우리는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고로 환상을 버리고 완벽이 아닌 최선을 추구할 때만이 최적의 성과가 나온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해피트레이닝을 권한다. 특히 불완전한 문장 완성하기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미 성공한 것처럼 글쓰기 과정을 겪으며 환상을 버리고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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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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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몇 푼의 돈으로 남에게 지워버린 사람, 사리분별에 능하지 못한 탓에 돈에 덥석 자신의 신분을 벗어던진 노숙자, 이 모든 사실을 이용하고 알선한 오미우라. 그리고 두 번이나 되는 자살 미수 후에 누군가의 아들이 아닌 그저 보통 사람이 되고 싶었던 사람, 하라 마코토. 정 떨어지는 가문과의 연을 끊어버리고 두 번째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었던, 다니구치 다이스케.


소설 <한 남자>는 등단한지 20년이 된 저자 히라노 게이치로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일본소설 특유의 적당한 거리감과 작가 특유의 무미건조함이 느껴지는 문체로 미루어 원문을 색을 유지한 번역이 담백하다.


변호사 기도 아키라씨는 싼 수임료를 받고서도 X의 정체를 찾는데에 몰두했다. 그것은 다케모토 리에씨에 대한 측은지심일 수 있고 X에 대한 동경심 일지도 모른다. 간토 대학살 등 일련의 사태에서 재일 3세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그는 X의 생각에 몰두하면서 골치아픈 자신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만나게 된 다이스케의 첫사랑 미스즈에 대한 흥미와 관심으로 미약하게나마 삶의 생기를 느낀다.


나도 이따금씩 아침에 눈을 뜨면 여기는 어디인지, 지금 무엇을 해야할지 가늠하는 데에 몇 분이나 걸릴 때가 있다. 그것은 나의 육신이 급작스렐 낯설기 때문이기도 혹은 막 벗어난 꿈이 너무 생생해서 사고에 혼동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물며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는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그가 그간에 내게 보인 모습이 진심일지 나는 알 리가 없다. 만약 그것이 진짜 그의 모습이 아니라면 나의 세상을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지 막막하다.


박복한 리에의 삶에 대한 몰입으로 소설을 읽는 동안 마음이 착잡했다.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기도에 대한 공감으로 마음이 부웅 뜨기도 했다. 나 역시 과거 타국에서도 지금 모국에서도 여전히 자아의 갈피를 잡지 못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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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지탱하는 현실 세무 지식 - 창업을 앞둔 당신이 꼭 읽어봐야 할
최용규 지음 / 다온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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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해에 개정되는 세법을 반영한 이 책의 저자는 의외로 회계사도, 세무사도 혹은 노무사도 아니다. 자칭 택스 코디네이터라고 스스로 명명한 지은이 최용규씨는 책의 서두에 당당하게 이를 짚었다. 십 수년간 자신의 사업을 하면서 관련 업무를 하청 맡겼음에도 세금 폭탄을 맞아야만 했던 무지했던 시간들도 솔직하게 밝혔다. 


자기사업을 꿈꾸는 사람들은 자본금과 아이템을 필두로 준비할 것이 참 많다. 게다가 일정 수준의 세무 지식이 없다면 막막할 것이다. 하다못해 평범한 월급쟁이들도 일년에 한 번씩 연말정산을 한다. 나는 여러 회사를 다녀보았는데 규모가 크고 인사부가 별도로 있더라도 연말정산이나 소득세 신고를 직원 개개인이 해야 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저자 택스코디는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더라도 스스로 관련 일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세무 정보와 함께 독자에게 자신감을 전한다. 


특히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세금 신고와 셋업해야 할 사항을 다룬 1,2장이 세밀하고도 주요하다. 4장의 노무상식과 7장의 임대차 계약에 대한 정보도 나에게 유용했다. 눈 뜨고도 코 베일 수 있는 초보 사업주들의 여러 사례도 보여준다. 세금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이는 나 역시 여러 나라를 오가면서 혹은 알아가면 알수록 돈을 지불하며 뼈 저리게 느꼈던 바이다. 책을 읽는 당신 또한 허투루 지불했던 세금이 아까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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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약국 - 감정이 일상을 지배하지 않게, 오늘의 기분을 돌보는 셀프 심리학
이현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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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게으른 사람이 책을 고르는 기준은 단연 제목이다. 제목만으로 내용을 유추하여 일차적으로 거른 다음, 목차를 통해 짐작했던 메시지가 적절히 부합하는지 더블체크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간택된 책들조차 생각보다 싱거울 때가 잦다. 그런데 이 책은 책장을 넘길수록 제목과 잘 어우러지는 내용에서 작가의 센스가 돋보인다. 


병원을 갈 만큼 심각하다고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혼자 참기엔 버거운 증상을 가진 우리들을 위해 도처에 약국이 깔려있다. 요즈음 흔하디 흔하게 쏟아지는 정신건강 분야의 책 들 속에서 이 책 <마음 약국>은 약국과 같은 존재이다. 분명히 다소 우울하기는 해도 정신병원은 좀 꺼려진다. 나는 그다지 심각한 편은 아니며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앓는 사람은 아니리라 믿는 게 보통이다. 그런 때에 이 책에 수록된 세로토닌 활동 가이드를 응용하여 매일 생활 속 습관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후반부의 행복 조제 일지를 적으면서는 각자도생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고 있는 우리 스스로의 행복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나는 크게 두 가지만 목표로 삼았는데 완벽주의를 탈피하고 지나친 일반화를 벗어던지는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심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감정이 나의 하루이틀 일상을 지배하게 되고 더 나아가 나 자신을 오롯이 통제하지 않도록, 기분을 돌아보고 각자 조절해야 한다. 내가 이 순간 느끼는 심리는 결코 절대적이지도 불가피한 것도 아니다. 이것을 깨닫는 것으로 이미 절반은 성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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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수업 - 정신과 전문의가 쓴 부부 심리학
송성환 지음 / 유아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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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과 같다는 것. 얼핏보면 영원할 것처럼 보이지만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하루 아침에 남보다 못하게 끝나버리는 허무한 관계에 불과함을 빗댄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결혼의 연령이 늦어지는 만큼 이혼 연령대도 늦춰지며 넓게 확장되는 현 시대에 현명하게 부부문제를 요리하는 데에 이 책이 맛을 내는 달콤한 양념장이 될 것이다.


저자인 송성환씨는 정신과 전문의답게 부부 관계의 뼈대이자 핵심인 애착의 중요성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배우자는 내가 크게 소리치지 않아도 될 만큼 이미 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때로는 근거리에서 귓속말만으로 감정을 충분히 전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연인인 그가 내 말에만 언제나 귀 기울이고 집중해주길 원한다. 따라서 그가 내 말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와 애착은, 열성으로 이야기할 때면 마치 귀가 어두운 사람처럼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나에게, 그 자체로 묵직한 울림이 되어 마음에 남은 듯 하다. 


누구나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글이나, 가급적 부부 사이에 갈증이 있는 기혼자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나처럼 피상적으로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고 있는 미혼자에게는 내용이 다소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모님이나 평소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친구의 속사정을 짐작케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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