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심리학 실험실 - 내 진짜 모습을 찾는 36가지 자가진단 심리테스트
정종진 지음 / 시그마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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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심리학 실험실’은 나를 알아보는 자가진단 테스트 36종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이 ‘내 진짜 모습을 찾는 36가지 자가진단 심리테스트’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이게 실로 이 책을 잘 설명한다.

부제 그대로 36가지 심리테스트가 담겨있으며, 그것들은 모두 전문가의 분석 없이도 개개인이 간단하게 점수를 매기고 그를 통해 자신에 대해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가테스트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것들은 모두 다른 연구나 자료에 나왔던 것들로, 이 책을 위해 새롭게 개발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이런 쪽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찾아본 사람이라면 개중에 일부는 이미 접해본 것일 수 있다.

대신 어림짐작이 아니라 연구 등을 통해 만들어진 것을 가져온 것이라 비교적 믿을만하고, 여러 테스트를 이 책 한권을 통해 편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장점이라 할 만하다.

소위 ‘재미로 하는 심리테스트’를 많이 해봤다만 그런 것들과 달리 단일 예시를 택일하라는 지문도 거의 없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결과 역시 없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건 수록된 테스트들이 대부분 특정 성향 하나를 파악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 수십개의 지문을 점수 방식으로 채점하여 취합하는 것은 그만큼 심리라는 게 한순간의 판단이나 취향 등으로 가려낼 수 있을만큼 단순한 게 아님을 알게한다.

당연하게도 의외의 결과를 얻게 되는 경우도 만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얼마나 화를 잘 내는가’나 ‘알코올 중독 상태’ 등이 그렇다. 그렇다고 판단하는 점수 기준이 생각보다 널럴하거나 각박해서 전혀 안그렇다고 생각했던 성향이라고 나오기도 한다.

이는 그만큼 스스로도 본인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걸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책에 수록된 테스트가 그렇게까지 정밀하게 판단을 해주는 것은 아닌 것도 같다. 재미로 하는 것들에 비하면 좀 더 제대로 된 것이라고는 하나 그렇다해도 전문가의 분석없이 그저 본인이 적당히 점수를 매겨보는 것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의 테스트 결과는 어디까지나 자신을 좀 더 이해하는데만 참고해야지, 반대된 결과에 충격을 받을 필요도 없거니와 괜찮게 나왔다며 자신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삼아서도 안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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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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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1’은 마술을 소재로 한 성장 드라마다.

이야기는 한 마술사에 대한 소문으로 시작한다. 망해버린 유원지에 미친 마술사가 있는데, 그가 진짜 마술을 부린다고. 절단 마술을 할 때는 진짜로 자르고, 사람이 사라지는 마술을 하면 실종이 된다고.

이 도입부는 이야기에 묘하게 스릴러 분위기를 깐다. 마술사의 뜬금없는 행동과 미쳤다는 소문은 여기에 더 불을 붙여 갑자기 무슨 짓을 저지를지도 모르겠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몇 장면에서 노골적으로 그런 뉘앙스를 깔기도 해서 더 그렇다.

그는 뻔히 들여다보이는 어설픈 손장난을 하는가 하면, 도저히 트릭같지 않은 신기한 마술을 부리기도 한다. 마술사는 ‘아이’와 함께 마술을 선보이며 만화를 반쯤은 판타지로 여기게 한다.

마술사가 판타지를 끌어오는 인물이라면, 주인공인 ‘윤아이’는 철저히 현실을 대변한다. 부모가 사라진 단칸방에서 동생과 함께 근근히 버티며 일찍 어른이 된 아이. 그녀가 있는 곳과 그녀가 가진 어려움은 지독히 현실적이며 꿈같은 마술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에게 닥쳐오는 일들도 그렇다.

그런 그녀가 마술사와 만나게 되면서 현실과 꿈, 현실과 판타지가 섞여 변화를 일으킨다.

당초 스크롤 웹툰으로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옮긴 것이라서 그런지, 1권에서는 크게 진행되는 내용이 없다. 작품이 묘사에 신경쓰면서 이야기 진행은 다소 느린 편이라 더 그렇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상황을 얘기해주고, 실로 그에 어울리는 계기로 각자가 마주치게 되는 것이나, 앞으로 어떤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넌지시 짐작케하는 것 등이 매끄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굉장히 흡입력이 좋다. 아이와 어른, 현실과 꿈, 현실과 판타지 등 대비되는 것들을 세움으로써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던가, 실물을 찍어서 붙인 컷이나 신체 비율을 기묘하게 뒤튼 모습 등을 사용한 연출도 얼핏 엉뚱하고 어색하면서도 또한 잘 어울린다. 일부러 그렇게 했다는 점에서 뭔가 의도가 있음을 짐작케 하기도 한다.

소재가 소재인만큼 다소 쳐질 수 있는 것을 너무 암울해지지 않게 끌어가는 것도 잘 한다. 다만, 이야기가 전개되면 어느 쪽으로든 치우치게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이야기 전개나 연출은 시험적인 것을 사용했음에도 전체적으로 훌륭한 편이지만, 스크롤 웹툰을 큰 수정없이 실은데다 페이지 사정상 풀컷을 많이 쓰기 어려워서 그랬는지 여러 컷을 붙여둔 것이 스케일을 죽여서 원래의 연출이 죽어버린 부분도 더러 있다.

편집이 잘못돼서 대사칸이 잘린 부분이 있다던가, 제책 시 본딩이 제대로 안되서 갈라지고 튼어져 낱장이 쉽게 흩어져 나온다던가 하는 등 책의 만듬새도 썩 좋지않다. 무려 10년이 넘은 작품의 8쇄본인데, 이런 상태인 건 좀 실망스럽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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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가졸.크뤼시포름 지음,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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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졸(Gazhole)’과 ‘크뤼시포름(Cruschiform)’의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비밀(Il était une forme)’은 도형을 이용한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되는 동화 그림책이다.

동화의 등장인물을 도형으로 그렸다고하면 얼핏 성의없어 보인다. 기본도형에 선분을 좀 더 추가한다고 해도 그래봐야 단순한 도형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 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그림책에는 엄청나게 화려한 도형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는 그림책 치고는 삽화가 단순해 엄청 볼 건 없을거란 첫인상이 그럭저럭 맞는 셈이다.

그러나, 막상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전혀 그게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된다. 단순히 등장인물을 도형으로 그린 것 뿐 아니라 그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바도 확실히 담아냈으며 심지어 도형이기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은유나 표현같은 것도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보면 절로 감탄을 자아내는 부분이 많다.

단지 도형이란 소재를 잘 썼기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백조 왕자’, ‘잠자는 숲속의 공주’, ‘지빠귀부리 왕’ 같은 여러 고전 동화들의 요소들을 가져와 이 책만의 이야기로 잘 버무려내기도 한데다, 현실의 문제를 꼬집음으로써 비판하고 다시 생각해보게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이면서도 새롭고,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표현과 이야기는 굉장히 완성도가 높다.

틀에 맞춰 자신들을 바꾸었던 뾰족반듯단단 도형 나라의 사람들이나, 자기 안에 갇혀 다른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왕과 달리 틀에 맞춰지고 나서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슬라임은 정말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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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여행 웅진 당신의 그림책 4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외 지음, 이경혜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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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느-마르고 램스타인(Anne-Margot Ramstein)’과 ‘마티아스 아르귀(Matthias Arégui)’의 ‘진주의 여행(La Perle)’은 진주 한 알의 신기한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책은 한 소년이 깊은 바닷속에서 아름다운 진주 한 알을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소년은 그것을 다른 어떤 목적(예를 들면, 비싼 값에 팔아치운다던가)으로도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사랑하는 소녀에게 줄 반지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소녀의 손에 끼워진 진주 반지는 소녀가 자는 동안 보석함에 고이 놓아두지만, 밤 사이 까치가 보고는 낼름 물어가버리고, 까치가 애써 만든 둥지와 모아둔 반짝이는 것들은 정박해있던 배가 움직이면서 먼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렇게 진주는 사람에서 동물로, 또 다시 사람 손을 거치며 돌고 돌아 마지막이 될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이 그림책에는 단 한마디의 글도 들어가 있지 않다. 그저 한장씩 그려진 그림들이 이어질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진주가 어떤 여정을 거치는지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그림만으로도 앞뒤와 그 사이 벌어진 일들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잘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림만으로 진주를 중심으로 한 한편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처음과 끝이 연결되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도 좋다.

각 그림을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한 컷처럼 그린 게 아니라 일러스트처럼 그려 각각이 개별적인 완성도가 있는 작품으로서 아름답다. 따로 떼어 액자에 넣거나 엽서로 만들어도 좋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그것들을 이어서 보면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가 보이게끔 구성해서 끝장을 넘기고 나면 내용과 구성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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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메디슨 - 살리려는 자와 죽이려는 자를 둘러싼 숨막히는 약의 역사
송은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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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메디슨’은 약과 그에 얽힌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인간사는 흔히 전쟁사라고도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만큼 자주 전쟁을 벌여온데다 전쟁을 위해서 또는 전쟁을 통해서 발전을 이룬 경우가 많으며 많은 삶과 죽음, 문화 등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은 인간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많은 사건과 죽음을 낳으면서 뇌리에 깊게 남았다.

그런 인상만큼 전쟁이 인간의 살모가 죽음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까. 막상 따져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다. 그보다는 유행성 전염병, 더 나아가서는 일상적인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많기 많기 때문이다. 전쟁에서의 사망자도 과거엔 전쟁 그 자체보다도 그러한 상황에서 채 통제되지 않아 생기는 위생이나 질병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으니 삶과 죽음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사를 바라본다면 인간사는 전쟁사가 아니라 질병사라고 해도 좋을지도 모른다.

질병은 역사의 많은 순간, 주요 인물들과 함께 해왔으며 거기에는 늘 약이 함께 있었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손꼽을만한 약이나 역사적 인물, 사건들을 서로 결합시켜 약이 어떻게 인간과 함께 해 왔으며 그것들이 무슨 사건과 연관되어왔는지를 풀어냄으로써 약의 성분과 작용같은 과학적인 부분과 그에 얽힌 인간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선택한 약과 역사는 모두 재미있게 볼만한 것들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히틀러의 이야기였다. 유명하긴 하지만 딱히 그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것은 아니기에 몰랐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신선하기도 했으며 어쩌면 전혀 다른 역사를 쌓을 수도 있었을 거란 가능성이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정신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갖게 하는 인도사목 이야기도 그렇다.

인간을 치유하기도 하지만 또한 망가뜨리기도 하는 약은 앞으로도 인간 삶에서 계속 중요한 위치에 가까이 있을 것이다. 추출, 화학합성에 이어 mRNA나 유전자 가위같은 기술은 더 새롭고 다양한 약을 등장시킬텐데, 그것들이 과연 어떤 희망과 절망을 가져다줄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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