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앤솔로지 : 거울 나라 이야기 앨리스 앤솔로지
범유진.이선.정이담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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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거울 나라 이야기’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소재로 한 두번째 앨리스 앤솔로지다.

‘푸딩 살해 재판’은 앨리스의 세계가 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를 흥미롭게 담았다. 추리 요소도 간단하지만 적절해서 꽤나 보는 맛이 있다. 한바탕의 소동같았던 일을 앨리스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도 좋다.

‘로리나와 종말 축하 유랑단’은 앨리스 외적인 요소를 사용한 것으로, 새로우면서도 꽤나 앨리스적인 이야기를 잘 만들어냈다. 단순하기는 하나, 퍼즐 요소도 나쁘지 않다. 저자는 후기에서 주석을 잔뜩 달아 무거운 소설이 되어버렸다고 했지만, 오히려 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게 하기에 가볍게 만들어준 것 아닌가 싶다.

‘앨리스 아이덴티티’는 보통 ‘앨리스’하면 떠올리는 심상과 원작의 요소들을 이용한 것으로, 디스토피아적으로 보이는 세계가 나름 볼만하다. 유니콘을 쫓는 단장과 극단원들의 이야기도 잘 읽히는데, 욕망과 억압, 해방같은 것들은 익숙하기도 하고 또렷하게 그려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유전적 형질을 거론하는 SF적인 부분과 완전 판타지적인 부분이 서로 잘 섞이지 않으며, 마지막 문장도 좀 뜬금없다. 범성애적인 걸 담으려는 이야기였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그것 역시 잘 드러나진 않는다.

첫번째 앤솔로지에 이어 후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소재로 하고 있다지만, 첫번째 앤솔로지처럼 이 두번째 앤솔로지 역시 딱히 명확하게 ‘거울 나라의 앨리스’로만 소재를 한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사용한 소재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좀 헷갈릴 수도 있을 듯하다.

앨리스 시리즈를 굳이 엄격하게 둘로 나누면 오히려 상상의 폭이 좁아진다. 후대의 앨리스 2차 창작물들이 둘에 나온 요소를 자연스럽게 하나처럼 섞어 쓰는 것도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이 앤솔로지도 그냥 앨리스 시리즈를 소재로 한 1권짜리로 구성했으면 쓸데없이 따질 것 없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고블이 얇은 책을 지향하다보니 그걸 반으로 나눠서 낸 것 같은데, 그러면서 붙인 부제는 거의 1권, 2권 같은 표기로 보고 신경쓰지 않는게 낫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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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 이상한 나라 이야기 앨리스 앤솔로지
배명은.김청귤.이서영 지음 / 고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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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앤솔로지: 이상한 나라 이야기’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소재로 한 첫번째 앨리스 앤솔로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꽤나 2차 창작하기 좋은 소재다. 아이들을 위한 일종의 동화라는 특성상 상세가 생략된 부분이 많고, 그러면서도 비유적이거나 함축적인 표현들 때문에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것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시적이거나 수학적인, 언어유희적인, 심리적인 요소들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식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그것이 앨리스의 파생 작품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질 수 있게 했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도 꽤나 그렇다.

‘모자 장수와 나’는 모티브만을 가져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기에 일부러 모자 장수의 한국 버전같은 캐릭터 갓귀를 등장시키고, 기묘한 곳에 빨려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등 앨리스적이 요소들을 일부러 보여주기는 하지만, 이야기도 그렇도 주제도 좀 더 별개의 것에 가깝다. 그래도, 앨리스를 연상케 하는 요소들을 나름 잘 사용했고 역사적이 이야기와 주제도 나쁘지 않다.

‘앨리스 인 원더랜드’는 최신 인기 트렌드라 할 수 있는 페미니즘을 담은 것이다. ‘하트 여왕’을 살짝 바꿔 착취당하는 소녀의 성장과 해방을 그렸는데, 원작의 하트 여왕의 모티브가 그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걸 생각하면 좀 미묘하다. 마치 붉은 여왕이 되는 것처럼 그려진 것도 그렇다. 왕이 여왕을 조종하는 듯 그린 것도 별로 당위성을 알 수 없어 그와 연결되는 여왕의 서사도 잘 와닿진 않는다. 유추해볼 수 있는 요소가 있기는 하나, 좀 더 선명하게 그리는 게 나았겠다.

‘꿈은 항상 배신을 하니’는 앨리스가 가진 정신적인 요소를 꽤 재미있게 풀이했다. 이전에도 정신병으로 앨리스의 모험을 해설하려는 시도도 있었고 비슷한 설정의 작품도 여럿 있었기에 낮익긴 하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접근방법 중 하나라서 흥미로웠다. 쫌 열린 이야기스러운데, 그게 뒷 이야기를 상상해보게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봤다면, 꽤 흥미롭게 볼만한 소설들이다. 다만, 굳이 앤솔로지를 시리즈에 따라 2권으로 나누었는데 그게 무색하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제대로 나눠지지 않은 것은 구성면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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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2 : 아제로스의 새로운 맛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2
첼시 먼로 카셀 지음, 최경남 옮김 / 아르누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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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먼로 카셀(Chelsea Monroe-Cassel)’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2: 아제로스의 새로운 맛(World of Warcraft: New Flavors of Azeroth: The Official Cookbook)’은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요리책이다.



컨셉이 참 재미있다. 게임 속 세계에서 실제로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그걸 모험을 하며 알아보는 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게임의 팬에게는 분명 흥미로운 점이다.

이런 컨셉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워크래프트 세계가 꽤나 방대해서다. 시리즈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무엇보다 지금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온라인 게임이 만들어지고 지속적으로 컨텐츠가 추가되면서 이전작들과 달리 세계 곳곳의 환경같은 것들이 좀 더 양적으로 풍부해지고 또 질적으로도 세밀해졌고, 일종의 지역색 말하자면 문화를 표하게도 되었다. 그것이 이쪽 사람들이라면 이런 걸 먹겠지 같은걸 상상도 할 수 있게 만든거다.

이 책은 그걸 나름 잘 녹여냈다. 약간 식관광 안내서같은 모습을 띄며 게임상의 설정이나 이야기들을 하기도 하고, 거기에 어울릴만한 요리를 소개해서 일종의 게임 설정집같은 느낌으로도 나름 볼만하다.

게임 요리라고 하니 뭔가 특수한 게 나올 것 같지만, 수록된 요리는 거의다가 무난한 것들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것들을 살짝 변형한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존 요리와 다르다고 할만한 점도 외형 정도에 가깝다. 그 외에는 일반적인 요리이므로 무난하게 해먹을만해 보인다. 사진을 정말 잘 찍어서 분위기도 있고, 군침도 돈다.

레시피를 꽤나 요약해서 무려 70종이나 되는 요리를 수록했는데, 그 중 꽤 많은 것들이 디저트나 간식같은 종류다. 든든한 한끼거리가 되는 일품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개인적으로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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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써먹는 기적의 운동 20
카르스텐 레쿠타트 지음, 이은미 옮김 / FIKALIFE(피카라이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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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텐 레쿠타트(Carsten Lekutat)’의 ‘평생 써먹는 기적의 운동 20(Gesundheit für Faule: Mach nicht viel, mach es richtig)’은 운동하지 않는 현대인을 위한 책이다.

다소 일본식 운동책 같은 제목이다. 그래서 익숙한 포맷을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열어보면 그와는 좀 딴판이다. 아. 일본인이 쓴 책이 아니구나.

익숙한 일본식 운동책은 대게 짧고 간략하게 따라하기식으로 개별 운동들을 죽 나열하고, 그것들을 묶어서 가능한 골고루 몸을 쓸 수 있는 운동 세트를 제안하는 식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럼으로써 짧게는 3분, 길면 15분 이상 정도로 크게 부담가지 않을 시간 선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이 책은 그런 책과는 기본부터가 다르다. 개인취향에 따라 골라서 할 수 있도록 여러 운동법을 소개하는 것 것이 아니라, 운동의 필요성과 실천에 대해 설교하는 책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어판 제목에 붙은 숫자 ‘20’에서 알 수 있듯, 책에 실린 운동 종류도 겨우 20가지 정도밖에 안된다. 게다가 그 중에는 강도만 다를 뿐 거의 같은 운동도 있어서 결국 할 운동으로 선택될 수는 더 적다. 많이 할 필요는 없다는 문구를 실로 말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이 책은 사람에 따라서 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만약 이미 운동의 필요성을 충분히 알고있고 일부 실천도 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싶어 이 책을 집어든 사람이라면 크게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별로 대단한 운동법을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불필요한 자기 경험, 훈계같은 내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전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반대로, 운동이라곤 전혀 하지도 않으면서 식생활까지 썩 건강하지 못하고, 심지어 운동의 효과와 영향에 대해 일종의 잘못된 편견같은 걸 갖고있어 스스로의 행동(많이 먹고 안움직이는 짓)을 합리화까지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꽤 유익할 만하다. 운동이 왜 필요한지를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느끼게 하고, 소위 ‘운동하면 빨리 죽는다’는 낭설이 왜 잘못된 것인지도 알게 하기 때문이다.1

현대인들은 많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산다. 풍부한 식료와 편리한 교통같은 게 대표적이다. 덕분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서 훨씬 안움직이니, 지방만 늘고 근육은 없어 몸을 맘대로 움직기는 커녕 제대로 지탱하지도 못하는 사람도 더러 생기곤 한다.

그러지 않도록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또 집에서 간단하게 시작해볼 수 있게 하는 책으로 썩 나쁘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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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망원경
박종휘 지음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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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망원경’은 한가지 인연이 엮인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일종의 연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세명의 주인공 각각을 개별적인 주인공, 화자로써 다루는 세 이야기는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면서도 각각이 서로 꽤나 다른 색을 가진 별개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각 이야기에서 보여지는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가 다른 이야기에서와는 전혀 다르게 그려지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렇게 서로 다른 이야기로 사뭇 다른 사랑을 그리면서도, 크게 되돌아가거나 하는 일 없이 한 방향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꽤나 잘 짰다.

화자가 바뀔 때마다 이야기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어서, 한 이야기에서는 조금 우유부단해 보였던 사람이 다른 이야기에서는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매력적인 인물이 찌질해 보이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보이는 인물이 대인배처럼 처신하는 등 나름 바전을 느끼게도 한다. 이것이 단지 화자에 따른 관점 차이에 의한 것이라는 게 재미있다.

이야기의 구성이나 이런 관점차를 이용해 은근히 미스터리한 느낌을 내는가 하면, 사실은 그게 별것도 아니었다는 걸 얘기하는 식으로 나름 흥미 요소도 잘 끌어가는 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소설 속 주인공들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변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속내의 차이가 있고 그걸 누가 보느냐에 따라 어떻게 받아들이냐하는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가 달라보이기까지 하는데, 이것이 그들의 이야기 자체까지 로맨스와 인간 드라마, 범죄 미스터리 등으로 좀 다르게 보이게 한다는 점이 꽤 재미있다.

다사다난한 이들의 인연은 어떻게 보면 좀 안좋게 꼬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랑을 추구하고, 갈구하고, 의심면서 좀처럼 평안을 찾지 못하기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지만, 그것이 이들의 서로 다른 사랑에 대한 자세나 생각 등을 극명하게 느끼게도 하며 사랑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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