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조립체에 바치는 찬가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 1
베키 체임버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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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썩 어울려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수도승이라는 대단히 종교적인 것과 로봇이라는 대단히 비종교적인 것을 엮어놓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좀 예상이 되기도 했다. 서로 여러가지 의미로 다른 관점과 위치에 있는 둘이 만나서 각자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겐 없는 것을 느끼고 무언가를 깨닫는 것으로 갈거라는 게 소재만으로도 꽤나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얼마나 소설로서 재미가 있을지는 좀 미심쩍인 부분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소 철할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꽤나 사실이었다.

소설은 SF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는 철학서 같기도 하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지성을 가진 로봇이 자신과 그들을 둘러싼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대담을 통해 알아가는 것은 또한 (수도승이라는 캐릭터성 때문에) 조금은 종교스럽기도 하다.

한 수도승의 의문 해소를 위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는 일종의 간증물같은 느낌도 들게 하지만, SF적인 아이디어나 이 둘이 어떤 결론에 다다르게 될까 하는 것에 대한 흥미도 떨어뜨리지 않으며 끝까지 잘 끌어간다.

이후는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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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스터 - 몸은 몬스터 스피리투스 청소년문학 3
백이원 외 지음 / 스피리투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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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몬스터, 몸스터’는 ‘사춘기 시절의 괴물 같은 몸’에 대한 독특한 시선을 그린 청소년 소설집이다.

인간은 공통적으로 한번은 큰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2차 성징이 그것이다. 대부분은 태어나면서부터 분명하게 갖는 1차 성징과 달리 사춘기라고도 일컫는 2차 성징은 뇌를 포함한 신체 곳곳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과 달리 대부분은 그걸 정신적으로 제대로 쫒아가지 못하거나 불안정해지면서 고민에 빠지거나 문제에 봉착하기도 한다.

수록작들은 그런 시기의 아이들이 가진 여러 문제와 생각 등을 독특한 상상력을 덧붙여 풀어낸 것으로, 현실적이라기보다는 거의 판타지 소설에 가깝게 쓰였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춘기에 흔히 맞닥뜨리게되는 몸의 변화를 각자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해석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꽤나 흥미롭다. 거기서 이어지는 이야기의 전개도 괜찮은 편이다. 몇몇은 아이디어를 그대로 잇거나 좀 더 발전시켜 장편으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을 정도다.

판타지적인 재미를 잘 보여주면서 원래의 목적인 사춘기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학업, 다이어트, 친구나 가족관계 등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 문제들을 이야기에 어긋나지 않게 잘 담았다. 만약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공감과 작은 위로같은 걸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청소년 문제는 쉽게 다루기가 어렵다보니 진지해지게 되고 그러다보면 논픽션에 가까워져서 재미는 좀 멀어지기 쉬운데, 수록작들은 청소년 문제를 가볍게 다루지는 않으면서도 판타지적인 상상을 통해 소설 자체의 재미도 챙겨서 꽤나 만족스럽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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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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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는 자전거 국도종주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솔직히, 이 작품에 대한 기대는 반반이었다. 소재가 너무 확실하다보니 과연 그에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매력점이 없는 상태에서 얼마나 이입할 수 있는가 하는 우려도 있고, 로또 당첨권 찾기라는 주요 갈등 요소가 다소 뻔해보이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요소 모두 딱히 예상을 벗어난 신선함을 맛보게 해준다든가 기발한 반전이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반대로 그런 것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인간군상 드라마와 그 이야기의 전개가 보여주는 완성도가 꽤 괜찮은 것에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만한 소설이었다.

당초의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자전거를 이용한 종주의 매력을 잘 보여주기도 한다.

소설은 딱히 자전거 종주의 어려움을 포장하려고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물론, 로또 당첨권이라는 더 눈이 돌아갈만한 화재를 이용해 이들이 자전거 종주를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을 좀 희석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건 뜻밖에 좋았던 게 애초에 이런 것에 취미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별 매력을 못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로또 1등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주제로 묶어두고, 그를 쫒는다는 추노같은 설정을 통해 이야기에 흥미를 더한 후, 거기에 참여인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전거 여행이 얼마나 매력적인 경험일 수 있는가를 섞어냈기 때문에 뻔히 고생길이 선한 게 보이면서도 한번 쯤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도 만든다.

적당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본인이 느꼈던 매력을 설파하는 재주가 아주 뛰어나다.

그래, 다음엔 또 뭘 들이미시려나.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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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사 구출작전 -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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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튜어트(Martin Stewart)’가 쓰고 ‘데이비드 하벤(David Habben)’이 삽화를 그린 ‘브리짓 밴더퍼프 제빵사 구출작전(Bridget Vanderpuff and the Baked Escape)’은 엉뚱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판타지 동화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 ‘브리짓’이나 전형적인 빌런이라 할 수 있는 고아원 원장 캐릭터가 그러하며, 브리짓이 만들어내는 여러 도구들이나 그녀의 활약같은 것도 거의 그렇다.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다고 단지 황당하기만 한 게 아니라,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마법의 가루를 한스푼 첨가한 다음, 실패와 성공, 그를 위한 도전같은 것이나 이웃과 가족에 대한 그림움과 사랑같은 주제를 더해 그걸 유쾌하게 잘 풀어냄으로써 꽤 볼만한 판타지 동화를 만들어냈다.

뭔가를 만들어내는 데 재주가 있는 브리짓이 제과점을 운영하는 ‘벤더퍼프’씨와 제과점 요정 ‘파스칼’을 만나 베이킹을 배우며 전혀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마치 마녀가 솥에 이것저것을 넣고 끓여 신비로운 물약같은 것을 만들어낸 걸 연상케도 해서 신세대 마녀가 자기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마법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것들도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적재적소에 쓰이게 된다는 점이나 자신감을 되찾고 실패인 것 같았던 것들을 소화해서 멋지게 활용하며 딛고 일어선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꽤 좋다.

누구도 널 사랑하지 않을거라는 말을 듣던 말괄량이 아이가 진정한 친구와의 우정이나 가족간의 사랑을 알고 결국 행복을 찾는 이야기 전개도 볼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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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 두 남매 이야기 케이스릴러
전혜진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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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두 남매 이야기’는 뒤틀린 한 남매의 이야기의 그린 소설이다.

동명의 만화가 있었다. 두 개의 외전을 포함해 총 33화로 완결된 만화는 근친상간, 아동학대, 가정폭력, 불륜 등 가족관계에 있어 금기라 할만한 것들을 소재로 한 자극적인 것부터로 꽤나 화재가 된 것이었다.

좋았던 것이라면 그런 자극적인 소재를 택했다고 해서 단순히 말초적인 막장 스토리만을 써낸 것은 아니었다는 거다.

반면에 완성도 특히 각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쉽게말해 그렇게 이입하기 어려웠다.

이건 그렇게 길지 않았던 연재 분량 때문이기도 하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늘어지지 않게 전개함으로써 지루하게 만들지는 않았으나 대신 진득하게 등장인물의 사고와 감정에 빠져들지는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소설은 훨씬 나은 편이다. 관찰자적으로 그리기만 할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 그리기도 하고, 만화보다는 더 충분한 분량을 활용해서 세부를 챙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먼저 공개했던 만화판의 원작소설로 소개하기도 한다만, 정말로 정확하게 원작과 만화화 작품의 관계에 있는 게 아니라 소설이 일종의 리메이크같은 위치에 있는 것도 개인적으로 맘에 든다.

소재의 한계상 (만화도 그러했듯 소설 역시나) 다소 익숙한 냄새를 풍긴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만화와는 다른 점으로 새롭게 읽는 맛도 있고 좀 더 복잡하게 꼬여있는 감정과 인연의 연쇄를 보여주기에 꽤 괜찮다.

만화판을 좋아했던 사람은 물론, 아쉬움을 느꼈던 사람도 한번 읽어볼 만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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