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조립체에 바치는 찬가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 1
베키 체임버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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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썩 어울려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수도승이라는 대단히 종교적인 것과 로봇이라는 대단히 비종교적인 것을 엮어놓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좀 예상이 되기도 했다. 서로 여러가지 의미로 다른 관점과 위치에 있는 둘이 만나서 각자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겐 없는 것을 느끼고 무언가를 깨닫는 것으로 갈거라는 게 소재만으로도 꽤나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얼마나 소설로서 재미가 있을지는 좀 미심쩍인 부분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다소 철할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꽤나 사실이었다.

소설은 SF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는 철학서 같기도 하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지성을 가진 로봇이 자신과 그들을 둘러싼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 대담을 통해 알아가는 것은 또한 (수도승이라는 캐릭터성 때문에) 조금은 종교스럽기도 하다.

한 수도승의 의문 해소를 위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는 일종의 간증물같은 느낌도 들게 하지만, SF적인 아이디어나 이 둘이 어떤 결론에 다다르게 될까 하는 것에 대한 흥미도 떨어뜨리지 않으며 끝까지 잘 끌어간다.

이후는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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