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의 속사정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앤솔로지 3
전건우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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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속사정’은 십대를 위한 고전의 재해석 앤솔로지 세번째 책이다.

동화나 우화 등의 고전들은 대부분 짧고 주인공의 행적만을 화재로 삼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한만큼 간추려 만든 짧은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빌런에대해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 것을 넘어 원래부터 그랬던 천상악당인 것처럼 단순하게 그려지는 경우도 많다.

수록작들은 그런 빌런들에게는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하는 것에서 시작해 사실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를 넘어 어쩌면 주인공 시점에서만 그렸기에 잘못된 사실만 기록한 것은 아닌지까지로 생각을 넓혀 유명한 고전을 새롭게 다시 써낸 것들이다.

어떤 것은 이야기를 완전히 뒤바꾼 것도 있다. 동화 등이 흔히 저지르는 잘못인 주인공 미화를 꼬집고 거기서 피어오르는 의문을 적당하게 바꾸면 어떻게 될지를 그린게 꽤 재밌었다.

전체적인 구도는 그대로 두되 이야기 전개를 다르게 쓴 것이나, 캐릭터간의 관계를 바꿔서 그린 것, 이야기 전개상에 주요했던 요소를 가져와 사용한 것도 괜찮았다.

수록작에는 원작의 형태나 이야기를 남긴 것도 있는가 하면, 모티브로만 사용한 것도 있는데 어떤 것이든 소위 빌런으로 소비될만한 인물의 입장을 잘 그려내면서 원작과는 다른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준다. 이정도면 꽤 괜찮은 고전 다시쓰기가 아닐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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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1 - 절체절명! 백작과의 한판 승부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1
아마유키 고오리 지음, 히메스즈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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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유키 고오리(甘雪こおり)’의 ‘늑대인간 마피아 게임 1: 절체절명! 백작과의 한판 승부(狼サバイバル: 絶体絶命!伯爵の人狼ゲーム)’는 마피아 게임을 소재로 한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소설이다.

‘마피아 게임’은 기본은 간단하지만 얼마든지 복잡하게 변형하기도 쉬워서 여러가지 추가 규칙이나 확장팩을 가진 게임들이 나와있는 유명한 보드게임 부류다. 거기에 늑대인간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더한 것이 ‘타불라의 늑대’, ‘한밤의 늑대인간’같은 게임인데 기본이 비슷하기 때문에 꽤나 원래 게임을 많이 연상케한다.

물론 게임 요소를 모두 재현하기에는 좀 곤란한 점이 있기 때문에 많이 변형하기는 했는데, 그렇더라도 기본 골격은 그대로이고 세부 규칙도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서 소설 속 게임도 금새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규칙 숙지를 비교적 빨리 넘어가고 금방 이야기에만 몰입할 수 있는 편이며, 자연히 변형된 마피아 게임을 과연 어떤식으로 풀어나갈지를 지켜보게 된다.

소설은 그런 게임 진행 뿐 아니라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벌어지는 서바이벌 게임(또는 데스 게임)이라는 것과 일종의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라는 점도 살려서 잘 안다고 생각했던 친구를 의심하고 누가 늑대인지 추리하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 등을 꽤 재미있게 그린 편이다.

꽤 인기를 끌었는지 여러편의 후속작들이 만들어졌는데, 과연 후속권에서는 또 어떤 다른 점과 이야기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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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헴 폴리스 2049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1
박애진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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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헴 폴리스 2049’는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SF 소설 시리즈 첫 책이다.

원작과는 분위기가 꽤 다르다. 그림과 시각적인 연출로 이야기를 전달하던 원작과 달리 하나 하나씩 풀어낸 문장으로 써야 했다는 것이 그 하나요, 진지하기도 하지만 유머러스함을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원작과 달리 소재부터 전개 그리고 묘사까지도 진지 일변도를 하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보편적인, 그러면서도 다소 판타지적인 면모가 있는 인간 드라마였던 것과 달리 대놓고 사회문제를 들이밀며 종종 저자 자신의 생각을 게제하는 식으로 소설을 구성했다는 점도 꽤나 다르다고 느껴지는 점이다.

그러니 이 소설을 볼 때는 굳이 원작을 떠올리진 않는 게 더 낫다. 2차 창작이라고는 하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딱히 원작 고증이나 계승같은 것에 집착한 게 아니라 원작의 설정과 배경 그리고 캐릭터만 가져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펼친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저자 본인도 평행우주 이야기로 봐달라고 말한다.)

그래서 전혀 별개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꽤 나쁘지 않은 편이다. 발전된 근미래와 현재가 조금 어색하게 섞여있는 것도 같지만 반대로 쉽게 해소되지 않고 계속 반복되는 문제라고 생각케도 하며, 앞으로도 지속될 어쩌면 더 심각해질 여러 사회 문제들도 썩 나쁘지 않게 하나로 엮어 다뤘으며, 마치 시사컬럼처럼 작가의 특정 생각이 너무 강하게 두르려져 나타난다든가, 이야기가 모두 해소되지않고 미완인채로 끝나버린다는 불만감은 있으나 그래도 의미도 있고 나름 볼만도 하다.

순정만화의 소설화라는 흥미로웠던 기획을 잘 만족했느냐에 대해서는 좀 아쉬움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썩 나쁘지 않다.

다음 시리즈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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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코가라시 와온 지음, 양지윤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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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라시 와온(こがらし 輪音)’의 ‘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さよなら、無慈悲な僕の女王。)’은 한 소년의 성장을 그린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다.

작가가 데뷔작에서 성장과 로맨스, 거기에 다소 판타지 스러운 요소를 적당히 버무려 괜찮은 이야기를 내놓은바 있어서인지 차기작도 조금 그런 소설로 써냈는데, 혹시라도 둘은 없을 것 같은 꽤나 판타지스런 희귀 불치병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는 솔직히 전작보다 좀 후퇴한 것 같은 느낌이다. 너무 뻔질나게 우려먹힌 소재조합이라서다.

그나마, 그걸 진짜 무슨 이세계물의 일종인 것처럼 미사여구를 덧붙여 예쁜것처럼 꾸며낸 것이 아니라 실존하는 병변들을 조합하여 그 자체에는 물론 그를 두고 벌어지는 일들도 비교적 현실성있게 다룬 것은 꽤 좋았다. 그것이 이 소설 속 이야기를 터무니없는 판타지 로맨스가 아니라 그래도 현실적인 메시지가 있는 것으로 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사고가 썩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기에 결국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해할 수도 없고, 공감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꽤나 심각한 사건을 단순히 묵혀뒀던 갈등을 해소하는 장치로만 사용하는 것도 이상했다. 이 소설이 청소년의 성장을 그린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더 그래서, 마치 청소년기에 벌일 수 있는 기행과 범죄를 옹호하고 감싸줘야 한다는 것처럼도 보일만했다. 이것은 한번의 성장을 거친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대사까지 의뭉스럽게 만들고 그게 이 소설의 큰 축 중 하나인 성장을 가리기도 하기에 어떻게 생각해도 (그렇게 작가편의주의적인 방법을 취한 것은) 안타까운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아쉽게도 로맨스 부분 역시 좀 아쉽다. 성장 쪽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보니 문득 뒤돌아보면서 ‘어? 언제 그럴만한 계기가 있었지?’ 싶은 마음을 들게한다. 로맨스의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감정의 시작과 성장을 제대로 느끼게는 못하기 때문에 이후의 종반부의 이야기들도 잘 이입되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짧은데, 분량을 늘리더라도 좀 더 그럴만한 상황과 그로인한 변화를 묘사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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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의 비밀, 이준 열사 사망 미스터리
김철 지음 / 열세번째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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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의 비밀: 이준 열사 사망 미스터리’는 역사와 신화를 버무린 판타지 소설이다.

소설은 실제 역사적 배경과 사실, 인물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헤이그 특사 중 하나로 유명한 이준 열사와 그의 사망 사건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전혀 제대로 밝혀진바가 없기 때문에 흘러드는 여러 이야기들을 통해 지병설에서부터 자살설, 암살설 등 여러가지 추측이 있는데 저자는 그걸 꽤나 독특한 시도를 통해 이야기해보려고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신화적인 요소일거다. 그것도 그리스 신화를 가져온게 좀 재미있다. 그리스 신화엔 사고뭉치 신들이 많다보니 시대에 따라서 문제적으로 볼 여지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신의와 관계의 파탄이라는 점에서 시대를 불문하고 문제시되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간통 사건을 들고와 연결하고, 그들이 마치 영웅 시대에도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인간사에 간섭하며 분란을 조장했다는 것은 그리스 신화의 결과도 맞고 끔찍하고 잔혹했던 전쟁사의 뒷면을 배후설로 설명해보려는 음모론의 한 가지와도 어울려서 나름 흥미롭게 볼만하다.

대한제국 1세대 검사인 이준 열사의 사건을 타임슬립한 현대의 검사가 파헤친다는 것도 그렇다. 범죄를 수사하고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질서와 정의를 지킨다는 것, 그를 위해 초월적인 능력을 다 한다는 것은 일종의 로망을 그린 것처럼도 느껴진다. 반대로 가고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하다.

역사를 기반으로 하나 음모론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그걸 판타지를 통해 풀어내기 때문에, 무엇을 기대하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호불호는 꽤 갈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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