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 처음 표지를 봤을 때, 제목과는 너무도 다른 분위기의 표지에 폭소했었다. 뭔가 우울하고 심각한 내용일것처럼 보이는 책에 웬 고릴라 한마리? 그것도 나름대로는 심오해 보이는 표정? 이 책은 뭔가 특이해 보인다 - 라는 생각에, 서점에 선 채 책을 붙들고 슥슥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결론적으로 말하면 - 웬지 우울하고 기운빠지는 날에 읽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 꿀꿀하고 비오는 날에 먹는 김치부침개 같은 책이라고나 할까.
어쩜 그렇게 동물들의 멋진 모습을 잘 포착해 냈는지, 그리고 어쩜 그렇게 그 사진에 맞는 멘트들을 골라 넣었는지..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그리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깔깔 웃으며 즐겁게 보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 마음 한켠에 드리워져 있던 먹구름 같은 것이 깨끗이 물러나는 듯한 상쾌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하지만 그게 어때서? 어차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고, 우울한 시간이 영영 계속되는 것이 아닌데?
군데군데 보이는 작위적인 설정, 안 어울리는 듯 한데 억지로 갖다붙인 것 같은 멘트 몇 개를 빼면, '정말 즐거운 책이다!' 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그런 책이다. 김빠지고 우울한 날, 세상이 오직 나에게만 가혹하게 구는 것 같은 그런 안풀리는 날에 - 아무 생각 없이 한번 읽어 보시길. 그러면 입가에 피식피식 떠오르는 웃음과 함께 우울한 마음이 어느 정도는 가셔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