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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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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사랑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농담>은 세상을 이끄는 알 수 없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촉망받던 공산당 당원이었던 주인공 루드비크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이끈 것은 그의 사소한 농담이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바꾼 농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농담을 입 밖으로 꺼낸 주인공에게 있는 걸까? 길게 이어지는 소설 속 인물들의 이야기 말미에 작가는 친절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분량이지만 밀란 쿤데라의 다른 깊이 있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전체글보기 >> http://recommenbook.com/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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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커멘북 >> http://recommenbook.com

 

 

안녕하세요, 레커멘북 운영자 윤아와 선영입니다.

 

저희는 책과 상관없는 동아리에서 만나서 책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들로 친해졌지만 희한하게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레커멘북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윤아 : 저 이러이러이러이런거 시작했는데 혼자선 벅차네여 ㅠㅠ 같이 하실래여? / 선영 : 콜!)

 

책을 좋아하다 보니 여기저기에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많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면 어딘가에 좋은 건 알겠는데 너무 지루하다' 던가 '이 책이 재밌다고 많이들 이야기하던데 나한테는 별로였다' 던가.

가장 안타까웠던 이야기는 '책이 싫다'는 것이었는데, 이건 사실 '사람이 싫다' 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일반화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단지 이야기를 담아내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그 안의 내용은 저 윤아와 이름만 같은 소녀시대 윤아만큼이나 어마무시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렵고 재미없는 책이 있지만 모든 책이 그런 것은 아니고, 도무지 읽히지 않던 책만큼이나 책장을 덮을 수 없는 매력 가득한 책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레커멘북에서는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어울릴 책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 주시면 레커멘북 포스팅을 통해서 알맞은 책을 추천해 드릴게요.

 

저희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좋아합니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책을 만날 수 있게 돕는다면 웬만한 소개팅 주선 성공보다도 훨씬 기쁠 것 같습니다.

열심히 잉여력을 발산해 당신에게 꼭 어울리는 좋은 책을 찾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관련 연락은 recommenbook@gmail.com 으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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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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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 난 후에 줄거리가 남는 책도, 인물이 남는 책도 있다. 무엇이든 간에 '남았다'는 게 중요한 점이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시간만 날아가는 책도 많으니 말이다. 그럼 이번 책은 무엇이 남았는가 물어본다면, 글쎄, 밝고 투명한 회색이라는 색깔이 남았다. 오후 네 시쯤 린넨 커튼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만 남아 모든 것이 숨죽이고 있는 시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어떤 무채색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줄거리나 인물이 아니라 한 공간이 기억에 남는 소설은 내게 정말로 드물다. 그것도 소설 속에서는 묘사된 적도 없는 공간이 떠오르는 것은 말이다.

 

때문에 이 책의 감상을 쓰려 해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무언가를 글로 나타내기가 어렵다. 말을 잃은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 사이의 어떤 시간을 묘사한 작품이라고 하기엔 이 문장이 담아내는 의미가 너무 작다. 이 소설은 가녀리다. 몽환적이다. 지루하지 않고 허세가 없다. 일본의 일부 여작가들의 소설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단어들이 한 작품을 묘사하는 데 쓰인 것이 놀라울 것이다. 나만 하더라도 주인공의 감상만을 아름답지도 재미있지도 않게 그저 늘어만 놓은 소설들은 책에 쓰인 나무의 생명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다르다. 분명 다르다. 왜일까?

 

소설의 초점은 여자와 남자에게 번갈아 맞춰진다. 그들의 접점은 희랍어 수업뿐이다. 말을 잃은 여자는 새로운 언어를 깨우침으로써 말을 되찾고자 하고,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도 잃고 인생의 반을 살아온 외국에서 다시 한국어로 돌아와 희랍어를 가르친다. 죽은 언어를 통해 살아 있는 시간을 공유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독특한 색깔로 펼쳐진다. 뻔하지 않다. 두 사람이 사랑을 해서 아픈 상처를 껴안고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섬세하다. 깨지고 다친 몸의 상처야 흉터를 남기는 일은 있더라도 깨끗하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이 깨지고 다친 흔적은 그저 상처라고 말할 수 없다.

 

말을 잊게 할 정도로 강렬했든, 실제로 몸의 상처를 남길 정도로 과격했든 간에 그 흔적들은 시간과 깊게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대개 아주 아름답거나 슬프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도 잊고 싶지 않은 것들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흔적들이다. 끔찍하게 헤어진 연인이라도 그와 손을 잡고 걸었던 밤공기의 냄새를 잊고 싶진 않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기억은 아직 되돌아보기 두렵지만 할아버지가 나를 태우고 동네를 한 바퀴 돌던 빨간 자전거가 떠오를 때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무리 숨을 막히게 하는 기억들이라도 시간과 함께 버릴 바에야 상처로 안고 가는 게 낫다.

 

이 소설의 투명한 문장들, 가녀린 아름다움보다 내 마음에 더 와닿았던 것은 인물들의 상처가 담고 있는 아름다움까지 묘사해 놓은 작가의 섬세함이다. 세상 사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것은 우리가 시간을 먹으며 성장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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