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창작과비평 166호(2014년 겨울호) 창작과비평 166
창작과비평 편집부 엮음 / 창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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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문이 문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아무 쓸모도 없다. 학문이 문화로 발전되지 않는다면 학문이 존재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창비 이번 호를 읽으며 떠올랐던 니체의 말이다. 문학 계간지로 유명한 창작과 비평인데 쟁쟁한 시와 소설, 비평들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대화 꼭지의 '세월호 트라우마, 어떻게 극복할까' 였다. 정신과 의사 정혜신과 시인 진은영이 주고받은 이야기를 옮겨 대화록인데 정혜신은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이 있는 안산에 9월 11일부터 '이웃'이라는 치유공간을 열어 운영 중이고 진은영은 <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에 참여한 열두 작가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다루고 있는 참사의 비극성에 비해서는 비교적 잔잔한 형태를 띤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4월 16일에 전국민을 울렸던 그 아픔이 다시금 떠오른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사람은 나와 우리 엄마뿐이 아닐 것이다. 사회를 온통 뒤흔들었던 큰 참사가 이제는 잊히고 있다. 세상에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핑계며, 더 이상 지난 일은 언급하지 말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아직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트라우마가 제대로 치유되지도 않았다. 이대로 덮자는 사람들을 다시금 눈뜨게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창비의 '세월호 트라우마, 어떻게 극복할까' 대화는 아직도 밤이면 집에서 잠을 못 이뤄 차에서 잠드는 유가족의 이야기뿐 아니라 생존자 가족들의 아픔도 생생히 담겨 있어 희생된 사람들을 잊어 가는 사람들을 환기시킨다. 그뿐 아니라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까지 언급한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참사 앞에 무력해진 사람들에게 우리의 작은 관심도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주어 다시금 세월호 사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학문이, 문학이 사회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무슨 쓸모가 있을까? 창비 이번 호에서 가장 인상 깊은 글이라 추천한다. 더불어 정혜신의 페이스북 글이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 무지에서건 고의에서건 더 이상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출처 >> http://recommenbook.com/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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