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 권지예 소설
권지예 지음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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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20대후반, 30대 초반의 싱글여성들이 고민하는것이
아마도 결혼일것이다. 최근에 내가 아는 그나이때의 사람들이
결혼과 육아에 대한 고민으로 결혼을 생각하는데 조금 안타깝더라
그 나이때 연애라도 더 하고 싶을텐데
대한민국에서 골드미스가 아닌 그냥 노처녀가 되는 어떤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
그녀들은 크게 위기감에 휩싸이는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결혼을 고민하는 모든 여성들이

읽어봐 주길 바라는 마음을 갖는다.
 



책과 영화의 결말을 볼때 해피엔딩만이

가장좋은 이야기로만 읽혀졌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슬픔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았으면 상처의 이야기는 왜 그리도 많은지.
어른이 되고서야 그 이야기에는 이룰수없는 꿈이나 판타지가 아닌 현실이 있었고
가장 극단의 면모를 보이며 생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그러니.당신도 살라는 역설같은 이야기를 던졌다

 

BED
침대라는 영단어에 B로 E로 D로 분류되는 닉네임인지 그렇게 등장인물을 정하고
서로 관계되어있는 인물들을 구성한다.

B는 남자 E는 B의 옛 애인 D는 B의 현재부인 삶은 그렇게 얽혀있나 보다

과거의 사람의 역사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야기했다
B는 E를 그리워한 나머지D와의 관계에 소홀했고 과거에서만 매여있는

그의 현재라는 삶을 송두리째 잃고 산다.

E역시 B와의 삶이 즐거웠기에 과거를 생각한다
그럼에도 극단적이지않다

여자의 입장에서 차는것과 차이는것의 차이가 있을것이다.

차버린 쪽에 있는 여자는 남자의 연락은 달갑지 않다.

 

D의 삶은 재혼으로 만난 B라는 남자의 삶에서 한때는 행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B가 D를 그리워하는것을 알게되고 그것은 그녀의 행복을 지웠다
우리네 삶에서 가장 상처받은 사람이 이런 사람이 아닐까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 그러나 사랑받지 못한 사람.

BED 그것의 조합은 하나의 침대에서 발단되고 그것의 이야기로 풀어낸 모티브를 풀어내는 과정은 지난날 방송극작과 수업때 썼던 시나리오 방법을 생각나게했다
하나의 주제..그때 김치를 주제로 이야기를 만드는거였다.
모티브가 될수도 이야기의 부분이 될수도 있는 하나의 장치로

인간의 삶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은

시나리오 쓰기에서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게 했다

 

퍼즐
무서우면서 슬픈 그런 이야기
삶을 구성하는 여러 조각의 모음들 인간의 정신을 현실에서 살게하는 힘
그것은 가정이 될수도 삶의 목적이 될수도 있다.
자신의 존재가 생명이 물질이라는 그것에조차 미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면

인간의 생명은 얼마나 사소할까
재혼한 가정에 시집와서 남편과 그 아이에게 사랑받지도 인정받지도
그리고 자신이 지워버린 자신의 아이들.
수많은 악몽의 날들속에서 그녀의 삶은 더이상 살아있지 못하다
죽어있는 그녀의 삶의 완성은 죽음으로 가는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해야 할까였다.
퍼즐을 좋아하던 그녀 퍼즐의 한조각이라도 없다면 그것은 미완성이 되는것처럼
그녀 역시 그녀 마지막 삶의 최종 단계의 허무와 고통을 끝마치고 싶다.
그래..그것이 가장 슬프다 자신을 붙잡아 주는 이들이 없다
그저 그렇게 스스로가 완성해야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우물속에 그 심연 깊은 곳에서 그녀의 모습이 섬짓하면서도 슬프게 그려지는
무서우면서 슬픈 그런 한가득 이미지가 쏟아지는 이야기를 보았다

 

바람의 말
앞의 두이야기<BED><퍼즐>을 접하고 하나의 용서의 과정이라고 읽혀졌다
생각보다 빨리 용서를 하는구나 싶었다
책의 절반정도를 봤는데.. 구성상 이 이야기는 마지막에 있어야하지 않을까.
두 모녀가 히말라야등정속에서 둘이 나눠야하는 지난과거속에서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고 그것을 보듬기보다 더 할퀴고 괴롭히면서
그녀들 스스로 서로에 대한 한을 내보이며 인정할수없는

여자의 생에서 사랑이라는 태클이
이해할수없는 어머니의 사랑을 어른이 되어서 자신이 어머니와 같은
사랑이라는 불륜에서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는

그런 자기혐오안에서 상처만 남기는 사이.
하나의 사진속에서 발견하는 슬픔, 상처를 건드리는 눈물속에서
각자가 풀어야할 개인의 이야기를 보았다.


네비야, 청산 가자
어린시절의 자동차사고로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나와 남동생
남동생은 14살의 정신연령으로 머물러 성인으로 성장했으며
나는 남동생의 결혼을 위해 중국에서 배필을 찾으러

어머니와 남동생과 함께한 여행에서
남동생의 결혼이 그녀 자신에게 주는 시간들

그건 결코 치유라는 말로 쉽게 결정지을수없다

하지만 가슴속 꽁꽁 싸매어두었던 이야기를 그녀가

쉽게 풀어 말할수있게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돌아왔음에

커다란 성과를 가졌다고 보았다 


여주인공 오영실
나에게 가장 인상깊게 남은 단편이였다
아버지가 빨갱이로 몰려 돌아가시고 탈영군인에게 순결을 잃고
자신을 괴롭혔지만 좋아해주던 반장은 지뢰를 밟고 죽고
그녀의 인생이 생의 모든 순간을 앗아갔다는것이 상처는 그런것이다
그때마다 상처를 치유하지 않는다면 상처는 사람을 평생 고통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한계와 부딪히게 만들고 실패자로 만들어버리니까.
오영실의 삶이 자신의 삶과 같다고 했던 전화저편의 인물과 마주하지 못했지만
그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하나의 신기루를 접했다

 

꽃 진 자리
이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르 모티브로 한게 아닐까.
흔히 동화중에 잔혹동화라는 말이 있지않나
우리에게 알려진 동화의 다른 이면이 있는 이야기.
이건 그런 방식에서 차용한 이야기 같았다.
손님은 머무르지 않는 남자이고
어머니는 자신의 남편에게서 그리고 남자에게서 받은 상처로 극단적인 행위를 한다
결국 남아있는 사람들이 받을 고통은 더 깊을걸 생각지도 않고
자신의 고통속에서 남은 이들에 대한 책임감도 애정도 없다.
이것이 슬펐다 내게 있어 자식의 존재는 자신의 가치 고통보다

더 앞서 생각할것이기에
이 이야기에서 남아있는 사람들을 걱정했다.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접했던 비슷한 감정 안타까움 비애감 그것이 깊게 내밀어왔다


딥 블루 블랙
왜 바다를 선택했을까? 라는 의문이였다
권지예소설 퍼즐의 모든 단편에서 죽음은 조각의 완성이다.
그런데 죽음을 선택하는 방식은 그 이유가 단편 저마다의 이유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남편의 사업때문에 그 빚을 갚아주고파서 해상보험으로 받을 가족들의 보상금에
작가인 그녀의 선택은 남겨진 이들에게 무언가 전해주고 떠나고 싶은 죽음이였다
줄수있는것 그것이 돈이라는것 세상이 그렇게 된것같다.
사람의 목숨보다 하나의 생명보다 가치있는 돈이라는 물질에서
이 사회의 가치추구를 읽게 되었던것은 꽤 서글픈 메타포였다

 

남자는 의지로 여자는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간다고 했더랬다.
그것은 아마도 여자들은 자신의 가치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그 주관적인 감정의 소용돌이가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말해준것같다.
권지예소설의 모든 주인공들이 다 여성이라는 것에서
그녀가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의 삶에서 현실의 자화상을 깊이있는 통찰로

이어주었기에 크게 공감했던 책읽기의 시간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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