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만들어 낸 고대인들도 잘 알고 있었듯이 사람은 대지의 자녀인 동시에 하늘의 자녀이기도 하다. 지구에서 살아오는 동안 인류는 못된 진화적 습성을 많이 길러 왔다. 호전성, 그릇되 관습, 지도자에 대한 무조건적 복종, 이방인에 대한 이유 없는 적개심같이 오랫동안 유전돼 온 못된 요소들은 인류의 생존 자체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남을 측은히 여길 줄 아는 좋은 천성도 갖고 있다. 우리는 자식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자식의 자식도 아낀다. 역사에서 무언가를 배우려 노력하고 지적인 것을 향한 불같은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것들은 인류에서 영원한 생존과 번성을 확실히 약속할 도구요 방편인 될 것이다. 못된 습성과 좋은 천성 중 에서 어느 쪽이 우리 마음을 지배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특히 미래를 보는 우리의 눈이 지구에 고착돼 있다거나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마음이 지구의 어느 한 지역에만 묶여 있다면 결국 저 못된 습성이 사랑의 마음과 이성의 예지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광막한 코스모스의 바다 속에 감춰진 새로운 세상과 가능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p.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