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아닌 자신들만의 중심별 주위를 각기 궤도 운동하는 행성들이 우주에 수없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한 사람은 아마 조르다노 브루노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코페르니쿠스와 케플러의 우주관에서 다중 세계에 대한 생각이 직접적으로 유도돼 나온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그 다중 세계관에 경악해 마지 않았다. 17세기 초에 로버트 머튼은 귀류법을 동원하여 태양 중심 우주관이 이미 그 자체로 다른 행성계의 존재를 의미하기 때문에, 태양 중심 우주관은 자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천상의 실상이 코페르니쿠스주의의 위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 무한히 큰 공간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가득 차 있는 것이라고 할 것 같으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생각도 할 수 있다. 창공에 빛나는 저 많은 별들이 모두 그 나름의 태양으로서 중심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자기 주위에 행성들을 거느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 말이다. .. 그리고 천상의 사정이 실제로 그렇다면 셀수 없이 많은 세계들이 무한히 넓은 우주 공간에 있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할 수 없지 않은가? ... 어떻게 이런 것들이 가능할 수 있다고 하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역리가 아니고 또 무엇인가?... 케플러와 같은 이들의 말처럼 지구가 움직인다는 가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이러한 난제들에 봉착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는 움직인다. 머튼이 만약 우리 시애에 살았더라면, 그는 아무 똑같은 귀류법을 동원하여 "무한한 개수의 세계들이 틀림없이 존재한다."라고 추론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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