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을 사랑하는 방법 100 - 매일 하나씩! 어렵지 않게 실천하는 에코 라이프
김나나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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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지구 온난화'라는 단어를 듣던 순간이 기억난다. 그건 너무도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들렸다. 그 나이 때에는 뭐든 불가해하지만, 그중에서도 '기후변화'는 현 세대 안에서 목격할 수 없는 일처럼 여겨졌다.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는 것처럼. 분명히 도달하겠지만, 내가 사는 동안 그로 인해 고통받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이들이 날씨가 극도로 더워지고 나서야, 뉴스에서 무너져 내리는 얼음덩어리를 보고 나서야 새삼스럽게 위기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선진적이고 지적인 사상을 지녔다고 평가받던 환경운동가들의 가치가 재평가되었고, 너 나 할 것 없이 스스로가 얼마나 환경을 위하고 있는지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은 빈 수레가 내는 요란한 소리일 뿐이어서,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이제는 진짜 환경을 위한 액션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지구별을 사랑하는 방법 100>은 좋은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도 절감하고 있는 시기에 이 책은 현대인의 필독서로 주목받을 만한 가치를 지녔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사소하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비닐봉지와 일회용 컵의 사용량이 그나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초창기에 고객과의 언쟁을 피하기 위해, 이외에도 갖은 이유로 정부의 방침에 응하지 않는 곳들도 물론 있었다. 게다가 최근의 코로나 사태로 일회용 컵은 원상 복귀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례 없는 방침으로 무언가를 깨달아 나가는 중이었다. 타의에 의해서 지구를 보호하는 일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좀 실망스럽지만, 결국엔 유용한 행동이 시작되었고, 이것이 본격적인 환경 보호 운동의 시발점이 되어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이처럼 정부가 선생님 역할을 자처한 후에야 고작 사소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으므로, <지구별을 사랑하는 방법 100>과 같은 책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등장이 과연 몇 사람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래도 100가지나 되는 방법 중에 분명 하나쯤은 누군가의 마음을 동하게 할 것이다. 하나의 꾸준하게 타오르는 불씨가 또 다른 불꽃을 일으킬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나는 이 책이 학교에, 동네 도서관에, 사회 곳곳에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 있으면 좋겠다. 무심코 열어본 책장 속에서 하나의 행동을 시작하고, 부지불식간에 지구별 지킴이로 자리 잡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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