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화전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
위앤커 지음, 전인초.김선자 옮김 / 민음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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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화 전설2는 중국신화전설 중에서 전설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즉, 1편은 역사적 부분과 벗어난 신들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지만 2편에서는 역사적 인물의 전설이 주된 내용이다.

어쩌면 황당한 신화보다는 전설이 가득한 2편을 좋아할 사람도 많을 수 있겠다. 더욱이 재미있는 부분은 역시 과장된 듯한 역사적 인물들의 행동이나 이야기다. 마치 무협소설 같은 이야기로 가득하기도 한다. 그 과정 중 중국인들이 가진 가치관과 세계관 그리고 도덕관을 볼 수 있는 것은 보너스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역사책에서는 보기 힘든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전설이다. 물론 전설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그래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설은 신화와 마찬가지로 상상력과 감성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키워준다. 앞으로 세계는 분명 감성 중심, 콘텐츠 중심이 되지 않을까?

해리포터라는 중세적 상상력을 통해 출판계뿐 아니라 영화 산업 기타 유관 산업의 발전을 가져와 국가의 성장에까지 영향을 준 것은 바로 해리포터라는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인가를 실증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바로 다양한 전설과 신화 그리고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의 총체적인 결합이 이런 콘텐츠의 발전을 가져 오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전망해 본다.

어쨌든 내가 이 책을 본 이유는 그런 거창한 것에서 찾은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단지 재미있으니까이다. 역시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사실적인 이야기보다 뒤에서 그 사람이 이러저러 하더라 라는 식의 가십기사에 흥미를 갖게 마련이니까.. 비록 오래되었지만 역사적 영웅들의 사생활 이야기는 많은 재미를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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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신화전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
위앤커 지음, 전인초.김선자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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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악마의 깃발이 아마 치우천황기로 알고 있다. 또 고구려고분 벽화를 보면 소의 머리를 하고 이삭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금번 반기문 유엔총장의 도장에 삼족오가 새겨져 있다.

고분 벽화에 있는 소의 머리를 하고 이삭을 들고 있는 사람은 서양신화의 제우스 격인 황제에 대결한 염제라는 신이다. 또 치우천황깅의 치우는 바로 염제의 신하였고 황제와 싸워 거의 이길 뻔하다가 안타깝게 진 신이다. 삼족오는 태양 속에 산다는 새로 다리가 세 개 달려 있는 까마귀다.

이런 우리나라와 관련된 많은 전설과 신화. 문제는 동일 인물 아니 신들이 바로 중국 신화 속에 함께 살아 있다는 뜻이다. 문화와 환경은 다르고 다른 사고와 역사적 배경이 다르지만  그 반면 교류와 공유라는 이중적 모습을 지니는 것이  근접한 문명 간의 특성이 아닐까?

누가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중국의 신화와 전설 문화는 중국 즉 한족의 신화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중원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문화 속에서 한족이 대부분 그 주인공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소수 민족과 종족들이 그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투쟁을 했고 그 과정 중 그 세력에 비래해 그 문명권의 신화와 전설이 편입되었다는 뜻이다.

이 이야기가 자칫 민족적 기질을 자극하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한민족이라는 문화 국수주의를 떠나 좀 더 객관적이고 올바른 판단이 되지 않을까?

어쨌든 중국신화전설은 그 이야기를 떠나 이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은 조금 난잡한 중국신화와 전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나열이 아닌 시대적 수순을 따라 다양한 이야기로 정리해놓은 이 책은 동양적 상상력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특히 1권에서는 주로 전설보다는 신화적 내용으로 동양적 인문학적 뿌리와 배경을 이해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준다. 서양에서는 어린 시절 아이를 교육시킬 때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배우고 라틴어를 공부한다고 한다. 물론 그의 나라가 그리스나 이탈리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교육은 시킨 것은 그들의 자체적인 국가 고유의 학문과 인문학적 교양 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라틴 문화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국신화가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다. 중국 신화의 이야기 하나를 아는 것이 아니라 신화라는 매개체에서 당시의 세계관과 우주관이 반영되고 또 그런 세계관과 우주관은 철학과 인문학적 배경이 된다. 유교, 도교, 불교의 사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에게도 중국의 신화가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 중 하나다.

 어쨌든 재미있고 유익한 책임은 틀림없다. 단지 위앤커 역시 중국인인지라 중국인적 사유에서 자유롭지 못한 면이 아쉽다면 아쉬운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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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오카모토 카노코 지음, 박영선 옮김 / 뜨인돌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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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처럼 하는 말 중 아무리 맹수라도 자기 밥그릇 주는 사람은 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또 자기가 일하고 있는 분야를 들어 언론밥을 먹는다 혹은 자동차밥을 먹는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식구라는 말은 같이 밥을 먹는 가족을 의미한다. 흔히 죽을 때가 다 될 때 밥 숟가락 놓는다란 말을 쓰기도 한다.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생명연장의 행위이자 삶의 본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언젠가 우리 인간은 이런 생명연장의 행위들을 쾌락의 요소로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섹스는 단순히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할 자손을 낳는 행위에서 쾌락과 즐거움을 주는 유희의 의미가 더 커졌고 음식을 먹는 행위 역시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 행위에서 쾌락과 즐거움을 주는 유희의 의미가 더욱 커졌다.

그런 면에서 섹스와 음식 섭취는 닮은 구석이 많다. 둘 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행위임에도 그 속에 간결하고 강력한 힘과 미학이 숨어 있는 것이 그러하며 둘 다 살아가는 의미이자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예술의 소재로 섹스와 음식은 매력이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음식을 소재로 한 단편 소설모음집이다. 각 단편마다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현실 세계에서 무언가 부족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자들이다. 문제는 그 외로움의 대상과 부족함의 근원을 모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인공들은 음식을 먹거나 만들거나 혹은 보는 것으로 그 부족함과 외로움을 채우려고 한다.

흔히 외롭고 공허할 때 애인을 찾듯 그들에게는 음식이 애인을 대신한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음식이 그들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런 행위를 멈출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런 행위가 그들이 찾은 유일한, 공허함의 해소법이므로..

사람들은 각자의 문제와 외로움을 달고 산다. 그럼에도 그것을 위장하고 또는 거짓으로 그것을 잊으려 하고 또는 과장해서 표현한다. 이런 것을 고려하면 음식을 통해 해결하려는 주인공의 노력이 가장 합리적이고 합당한 노력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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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상스러움 - 진중권의 엑스 리브리스
진중권 지음 / 푸른숲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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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가 개미 같은 곤충의 다리를 자른다던가 혹은 밟아 죽이며 노는 것을 볼 때 인간의 내면 속에 잠재된 폭력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이성적으로 불완전한 어린 아이의 행동이기에 인간의 본성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반박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아닌 다 큰 성인이 그것도 높은 교육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몸서리 칠 만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던가? 또 이 사회는 약자에게 보호와 관심보다 더 강도 높은 폭력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지난 역사와 현재의 사회가 명백히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인간애를 가지고 약자의 편에 서는 사람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할 때 진중권이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사상은 언제나 소외받는 사람에게 향해 있고 그래서 소외받는 사람에게 행하는 폭력에 불쾌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폭력과 상스러움은 다소 과격한 제목 하에 그 가해자를 향한 분노를 표현한 책이다. 기득권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기득권을 이용해 정의를 유린하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범죄이다. 그래서 이 책에 비난은 받는 집단과 사람은 정해져 있다. 그런 정의를 범한 범죄자들이다.

언론기관이라는 특정 권력을 통해 진실을 숨기고 사람들의 민심을 흔들어 놓는 조선일보가 그렇고 과거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도 국가와 사회 안정이라는 명복으로 지금껏 당당하다 못해 성희롱과 성폭행을 일삼고 더러운 정치자금이나 차로 받아내는 한나라당이 그렇다.  또 문학과 학문의 힘을 빌어 집단적인  폭력성을 촉구하는 이문열과 탁석산이 그렇다. 거기에 추가로 동성애 등과 같은 사회전체의 폭력성에도 비판한다.

이런 특정 집단과 사회에는 특정한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폭력을 통해 커다란 쾌감을 느끼고 상스럽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명분은 흔히 대의 또는 국가와 민족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쉬 깊은 감동을 느끼는 말들로 포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양극단은 맞닿아 있다, 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자유와 경쟁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자들이 어찌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와 민족이 개인보다 앞선다고 믿는 우익과 구별할 수 없는 것인지... 어쨌든 우리의 문제는 양극단이 맞닿아 있다는 좌와 우가 같이 공존 하여 서로 경쟁을 통한 발전이 아니라 한쪽만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어 온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력과 상스러움이라는 특징으로 대변되는 우리의 우익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도 사회 정의도 행복한 미래도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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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리지 - 한국 풍수지리학의 원전
이중환 지음, 이익성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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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란 지리적 위치, 기후, 특산물 등을 나열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각 도시와의 연결도 중요하며 인문학적 인식도 필요하다. 또한 군사, 경제, 정치, 문화에 끼치는 영향도 지리에서 분석해야 할 대상이다.

풍수지리는 지리학의 한 방법적인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도교에 영향을 받은 풍수지리는 삼국 시대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풍수지리학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택리지를 읽었다.

기본적으로 풍수지리는 환경결정론적 시각이다. 기후와 지리 등의 환경이 인간의 미래, 습성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환경결정론적 시야는 우리에게 편리한 분석적 틀을 제공하는 것은 확실하나 비과학적일 뿐만 아니라 자칫 인간의 미래를 미리 결정지어 버리는 위험이 있어 조심해야 할 시각이다.

택리지도 마찬가지다. 앞서 팔도총론에서는 각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복거총론에서는 풍수지리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택리지가 우리나라의 역사적 혹은 학문적 위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상적으로는 솔직히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환경결정론적 시각이 갖는 한계가 첫 번째 이유이며 또 각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중환이라는 개인의 선입관과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고전이란 오래된 책이 아니고 또한 역사적이거나 학문적인 명분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상의 유효성과 사상의 의의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끔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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