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무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3
김엄지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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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인가? 시인가? 서사성 있게 구성되어 있는 글들을 주로 보던 나에게 김엄지 작가의 <폭죽 무덤>은 조금 특별한 형식으로 다가온다. 문장과 행간을 지나 계속해서 화자의 동선을 따라가보지만, 당최 작가가 작품을 쓴 의도나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작품을 내면화 시키는 일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결국 작품의 반도 읽지 못하고. 김대산 평론가가 작성한 <폭죽과 무덤 사이, 욕망과 생각 사이>해설집을 집어 들었다. 전반적으로 작품의 분위기는 음울과 스산함이 오고 가는 동시에 건조체로 이루어져 있다.

 

"벽대여, 그렇게 적힌 명함을 받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작품은 화자인 나는 재미로 벽을 만들고, 벽을 관리하고, 벽을 대여하는 남자의 뒤를 쫓는다. 시간당 5만 원이라는 말에 끌렸던 것인지. 벽을 부서도 좋다는 말에 끌렸는지는 알 수 없다. 내가 빌리기로 한 벽은 5미터 높이의 벽돌 벽이었다. 나는 그 벽을 훼손시킬 궁리를 한다. 벽을 가장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벽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으로 생각이 바뀐다. 귀신이 들렸다고 생각하는 엄마를 여동생과 의논 끝에 요양원에 모셨다. 여동생과 나는 엄마에게 붙었다는 귀신의 거처가 바뀔 때마다 팥을 뿌렸다. 엄마가 혼자 말을 시작할 때는 나는 못 들은 척 벽을 보고 누웠다. 엄마는 다음번에 올 때는 세상에서 제일 뜨거운 과일을 자신에게 가져달라를 부탁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엄마의 유품을 처분하기 위해 집을 청소하는 도중 창밖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김대산 평론가는 이 작품에서 폭죽은 삶의 이미지와, 욕망의 이미지를 나타내며, 무덤은 죽음의 이미지와 (어쩌면 지루할지도 모를) 생각의 이미지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결국 폭죽 무덤이란 삶과 죽음, 욕망과 생각이라는 기이한 이율배반적 대립성들의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동거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평론가의 설명도 나에게 어렵다. 개인적으로 엄마와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의 상황이 폭죽을 의미하고 모텔이나 여자, 성욕과 벽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는 부분들이 무덤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화자는 우연히 들린 편의점 벽에서 "산송장"이라고 글씨가 적혀 있는 벽을 보게 되면서 소설은 마무리가 되는데 살아는 있지만 감각을 무디어져 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소설의 내용은 너무 어려웠지만 주옥같은 문장들을 포집 할 수 있었던 김엄지 작가님의 <폭주무덤>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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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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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님의 치열한 인생에 관하여 깊게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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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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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작품이 우리나라에 나왔다. 이 작품은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요 근래에 한국에서는 하루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작품을 출간했는데, 오랜만에 보는 하루키 스타일의 정수인 소설책을 만날 수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들은 대체로 재미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문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는 진중하기 않고, 가볍다는 이미지도 보유하고 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작품은 1980년 문예지에 발표한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라는 중편소설에다. 전혀 다른 스토리를 가미해 두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소설을 탄생시켰다. 다른 두 가지의 스토리가 병행에 번갈아 써 내려가며 두 이야기가 마지막에 합체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은 대체로 가독성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몽환적이고, 또한 독창적이며, 환상적인 스토리까지 겸비하고 있어 앞장과 뒷장을 들락거려야 되므로 읽는 데 시간이 걸렸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작품의 줄거리는 계산사인 '나'는 포유류 구개를 연구하고 있는 생리학자를 만나게 된다. 노인은 자신의 실험하고 있는 수치들을 계산하기 위해 계산사인 나를 고용했다. 노인은 나에게 일각수의 두개골을 선물하는데. 이후 일각수 두개골을 노리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 손녀로부터 할아버지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나는 할아버지 손녀와 함께 할아버지는 찾아 나선다.

또 다른 이야기인 <세계의 끝> 작품의 줄거리는 한 번 들어오면 두 번 다시 마을을 나갈 수 없는 마을에 도착한 나는 문지기에게 나의 그림자를 내어준다. 문지기로부터 매일 도서관에서 두개골의 꿈 읽는 일을 배정받고, 도서관에서 홀로 지키고 있는 여자로부터 꿈 읽기 방법들을 배운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나의 그림자는 나에게 가을이 끝나기 전까지 마을 지도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 지도를 그리기 위해 벽을 따라 숲속에 발을 들이는 일들이 찾아졌고, 숲속을 왔다 갔다 하던 어느 날 몸에 이상한 변화가 나타난다.

1편에서 힌트를 찾아보기 위해 꼼꼼하게 들여다보았으나 정확하게는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나"와 <세계의 끝 작품의> "나"가 동인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권에서 2권으로 넘어가는 문장도 매끈하게 이어진다. 작품의 중간중간 느닷없는 시점에 성적인 문장들이 계속해서 출현하는데, 읽는 사람의 정서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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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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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더위를 가시게 해줄 만한 작품이 나타났다. 일본 미스터리 장르를 대표하는 작가 마리 유키코의 <이사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사'라를 거대한 카테고리 안에 묶어놓은 연작 단편집이다. 저자는 이사 시 필요한 끈. 상자 같은 도구나 벽, 문, 수납장, 책상 같은 집안에 배치되어 있는 친숙한 사물들을 소재로 이용하며 독자들을 오싹하게 만들어버린다. 옮긴이 김은모는 <이사>작품을 마리 유키코의 입문용으로 적극 추천한다. 처음 읽어본 마리 유키코 작품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대담한 전개에 빠른 속도감까지 갖추고 있었다.

<문>은 기요코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전 주인이 살인범' 오타 게이라로'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기요코는 이사를 하기 위해 집을 보러 다니던 중 열리지 않는 비상구에 갇히는 꿈을 꾼다. 기요코는 포털 사이트에 오타 게이타로 석방이라는 뉴스를 보게 되는데, 잠시 후 자신이 살고 있는 현관에서 열쇠를 구멍에 꽂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수납장>은 나오코는 여덟 번째 이사 준비를 하기 위해 어디에도 둘 곳이 마땅치 않은 물건들을 가득한 현관 근처, 천장 아래 위치한 붙박이 수납장을 정리하기 위해 골판지 상자를 구하러 편의점에 간다. 나오코는 수납장을 정리하면 할수록 쏟아져 나오는 짐들로 인해 미궁에 빠진다. 어린 시절 옆집에 살던 야마시타는 홀로 살고 있는 나오코의 엄마와 결혼할 마음을 가졌다. 어느 날 기점으로 야마시타가 나오코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엄마는 이사를 했다. 새집에 보금자리를 틀고 짐 정리를 마칠 무렵 야마시타 씨가 부패한 시체로 발견됐음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된다. 그리고 지금, 엄마는 또다시 이사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간단한 사무와 전화 담당이라는 업무의 내용과 시급 천 엔에 끌려 미나미는 그곳에 취업하게 된다. 상사인 아쓰코는 냉장고는 마음대로 사용 가능하지만 냉동실에 있는 것은 우리거야 라는 말을 남긴다. 사무 용품을 찾기 위해 서랍장을 뒤지던 미나미는 전임자가 두고 간 편지를 읽게 된다. 마나미는 냉장고에 들어 있던 고기의 정체를 알게 되는 <책상>, 사토 유미에가 다니는 회사에서 대규모 배치전환이 되어 3층에서 7층으로 이사 가게 되었다. 의도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유미에의 박스만 의도적으로 도착하지 않는 <상자>, 나는 폭력을 휘두르는 옆집 남편을 신고한다. 다음날 옆집 부인은 손에 무언갈 쥐고 나를 찾아온 <벽> 등 작품이 실려있다.

이 작품은 도시 전설 중에서도 신빙성이 높은 이야기를 실어놓았다. 저자는 괴담들을 늘어뜨려놓으며 단순히 미스터리라는 재미에 그치지 않고, 혼자 사는 여자들의 불안, 인간관계의 회의감, 인간의 욕망을 녹여내 같이 그림으로써 이사에 담긴 작품들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복선이 많으므로 눈 크게 뜨고 소설의 전개 과정을 잘 따라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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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맨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8
백민석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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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석 작가의 <플라스틱 맨>은 3년 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전 대통령의 퇴진 시위에서부터 출발하여 탄핵 선고, 다음 대통령의 선거가 준비되던 동안의 시간들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실제와 달리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는 설정 구도를 담고 있어, 작품을 역사적 기록으로 보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한 작품으로 보아야 하는지 약간 혼돈스럽다. 작품 안에서 국정 농단의 당사자와 배후인 실명이 언급되고 퇴진 시위에서 시민과 경찰과 빚던 마찰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으면 매주 한 사람씩 죽이겠다는 음성이 담김 USB가 언론사에 뿌려진다. 범인은 날짜를 지정하지 않아 협박을 실행에 옮겼는지 안 옮겼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하경감은 조사 중 USB에 담긴 목소리가 억양이 없다, 는 것을 신기해하며, 협박범에게 플라스틱 맨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시사 일간지 유튜브로 플라스틱 맨 음성이 담긴 USB가 공개된 이후 '내가 플라스틱 맨을 알고 있다'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 파면이 가결된다. 이후 12명이 죽고 5명이 크게 다치는 버스 폭발 사건을 비롯하여, 탄핵 심판에 참여했던 한정수 헌법 재판사는 괴한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게 되고, 성당 예배당에 폭탄이 터져 많은 이들이 다치는 일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또한 행정부와 사법부는 태도를 바꾸며, 언론에서는 여론 달래 기성 보도가 쏟아졌다. 플라스틱 맨을 쫓던 하경감은 종로경찰서 경비계로 부서 이동 명령이 떨어지고, 플라스틱 맨으로부터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서 코끼리에 밟혀 죽어라 그렇지 않으면 애꿎은 시민들이 또..라는 음성이 담긴 USB가 도착하는데,


"대통령은 국가를 사유화했다. 경찰은 집 지키는 개가 되었고 그 말단에 그녀가 있었다. 시민은 대통령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 국가의 세입자가 됐고, 나가지 않으면 집 지키는 개들이 나서서 물어뜯을 것이었다." (P208) 힘 권력에 의한 냉소적인 문체와 사회에 대한 음삭한 해학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하경감은 검고 거대한 것에 대해 제어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고 사직서를 제출한다. 자신이 경찰을 그만두고, 결혼을 하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저자는 하경감의 인물을 내세워 탄핵이 통과된 지금의 우리 사회의 삶의 모습이 어떠냐고 반문한다. 저자는 탄핵 전과 탄핵 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여전히 편해 공생을 취하는 자들이 잔존하고 있지만, 절망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플라스틱은 틀에 넣어 만들다라는 뜻의 고대 성어다. 플라스틱맨은 어떠한 신념도 없이 사회 전반에 있는 어중이 떠중이들로 지칭할 수도 있고, 매일 반복되는 시간을 살아가며 견디고 있는 자로도 해석 가능하다. 오랜만에 가독성 좋은 작품을 만났다. 백민석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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