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

애인발견 1
이상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2월

어쩐지 기억상실에 대한 만화를 이틀 연속으로 보게됬다. 호오 이미 물릴데로 물린 지겨운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끝없이 나오고 있단 말인가? 기억상실이란것은? 그러고 보면 지겹다 지겹다 해도 드라마에서도 기억상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아내도 그렇고 요즘 인기 있는 천국의 계단도 그랬고. 기억상실이 뜨는건 분명히 당황스럽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한다. 당황스럽기 때문에 좋아하게 된다. 호오. 이해못할일도 아니다.

이번에는 나름대로 특이한 점이 있다면 기억을 상실한 주인공이 무척이나 성격나쁜 희대의 악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을 읽으니까 성격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라는 황당한 말씀. 그치만 기억을 읽기전의 닭살 일기장을 보니 참으로 닭살이라 주인공 너는 정녕 성격이 그리도 나빴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또 곰곰히 생각해보니 성격 나쁘고 무식한 녀석이 유치한 닭살 일기를 쓰는 건 당연하구나 싶고.

그래도 역시 이 만화에서 가장 궁금한건 그 일기장에 나오는 그대의 정체인 것이다. 뭐시 등장하는 남자들이 다 해당사항이 있는것 같다. 사실 주인공은 그 모든 남자들을 좋아해서 할렘을 꾸밀 생각을 했었던게 아닌가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귀엽고 느낌이 좋은 만화.

몽타주 1
키쿠치 쿠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월

음음. 신간이었단 말인가. 분명히 옛날 만화라고 생각했다. 별이라던지 흐릿한 표지라던지. 뭐. 실제로는 옛날 만화일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옛날 만화 같은 요즘 만화일수도 있겠지만 그런건 역시 별 상관없다.

제목에 적어놓은 것처럼 귀엽고 느낌이 좋은 만화다. 간단하게 요약해서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계단에서 굴러(설명으로만 나온다.) 기억상실상태로 잠에서 깨어난다.(만화에서 바로 여기서 시작) 그후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하고 탐구하는 내용인데 이상한 천재성 같은 것이 번뜩이기도 하고 그외등등의 사건.

음. 남자애 둘이랑도 친하게 되는데(한명은 성실한 반장, 한명은 주인공이 저도 모르게 들러붙어 버린 날라리) 굳이 연애 쪽으로 몰아가지 않기 때문에 좋다. 그리고 또 주인공의 과거가 정말로 나오지 않는 점도 좋고 특히 주인공의 분위기가 좋다. 호접지몽 이야기를 듣더니 정말로 그런 분위기가 되버린데다가 기억은 돌아오기는 커녕 나날이 흐려지고 정신이 어릴때와 오락가락 하지를 않나. 따뜻하면서도 신비한 안개같은 분위기다.

끌리는 소설이다.

소녀의 시간 1
장진우 지음 / 시공사 / 2003년 4월

좋아하는 소설 작가가 하는 말에 잠깐 언급이 되서 봤는데 좋은 소설이다. 인물 설정이나 문체같은게 아저씨같은 구석이 있긴하지만 그건 내 개인적인 취향 문제다. 흡인력이 있어서 한번 잡으면 계속 읽고 싶어진다. 이건 미스테리 음침 음모 전쟁 로맨스 소설이다. 있을건 다있다. 그중에서도 주인공을 사로잡고 있는 쪽은 미스테리 라고 보는데 신비로운 분위기가 난다. 그리고 분위기 하면 역시 아저씨 분위기가 나는데. 아 나는 그 아저씨 분위기를 뭐라고 하면 좋을지. 아저씨 향수 같은 분위기 말이다. 그런 분위기. 비유하자면 금을 녹여 놓은 것처럼 진한 금발이고 어두운 숲속을 가라앉아 흐르는 바닥으로 꺼질 듯한 물이다.

아무래도 그건 외전이 아니라 본편이라니까.

도레미파솔라시도 - 전2권
귀여니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3년 6월

당장에 하고 싶은 말인데. 두번째 외전말이다. 그건 외전이 아니라 본편이라니까. 아니면 적어도 '에필로그'라고 해줬으면 한다. 도레미파솔라시도 자체에 대해서 특별한 감상같은건 없다. 뭐이 그렇고 그런이야기다. 딱히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이번에는 여자 사랑의 라이벌들이 주인공을 밀어준다. 그리고 진 사랑의 라이벌은 남자다. 사랑이냐 우정이냐로 짠하게 고민시킨다.(그렇지만 고민이 그리 깊지는 않다.) 그럼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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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유혹

늑대의 유혹 1
귀여니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3년 7월

늑대는 어딨는가. 농담이고.

이 책을 읽으면 인터넷 '문학'고유의 특성인 이모티콘은 살린다. 라고 되있다. 그리고 '말맛'을 살리기 위해서 몇가지 사항을 허용한다. 라고 되있다. 확실히 이건 문학이고 말맛이 있어야 되지만 조금 어색했다. 차라리 저런 건 신경쓰지 않아주는 쪽이 더 편할텐데.

야아. 단 하나도 재미없다고 하면 거짓말! 이라고 하겠지만 생각해보면 재미없다. 내 생각인데 1권만으로도 충분했다. 보정이는 나올필요 없었다. 일본 순정만화를 보면 (ex 스타논스톱) 적하나 물리치면 또 나온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꼭 서로 오해하고 적은 음흉하게 웃는다. 그거 3번만 해도 질리는데 인기있는 만화는 그런식으로 무한정 늘릴수도 있다. 이거야 무한정 보다는 괜찮지만 주인공들이 말한것처럼 나도 '오해하는데 질렸다.' 일단 오해하는 씬에 들어가기만 하면 캐릭터도 다 날라가 버린다.

그리고. 나는 한경이 어머님의 태도도 이해못하겠고 다른 등장인물들도 그렇다. 말하는 투가 어색해질때가 있다. 치매걸린 노인처럼 오해가 심할때가 있고 판단력이 떨어질때가 있다. 이 모든 일들이 너무 억지스럽다.(절레절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