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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 보이는 것, 그것은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소설이라는게 참 읽기 어려워졌다. 읽어도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게 되버렸다. 나는 그래서 종종 요즘 소설이라는 것은... 이라고 한탄하곤 한다.
이 책도 역시 나한테는 그런 요즘 소설이다. 미도리의 주변 모습이나 미도리 자신의 살아가는 모습이나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어차피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제도 그런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굳이 미도리처럼 미혼모에게서 태어나서 친구가 세일러복을 입고 여자친구는 일기장을 들고 다니지 않더라도 삶은 언제나 혼란스럽고 미스테리어스한 것이다. 일단 이 이야기는 청소년인 미도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할머니 마사코상도 어머니 아이코상도 생물학적아버지 오오토리상도 학교 선생인 기타가아군도 각자가 자기 나름의 문제거리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해답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도 곧 다시 혼란에 빠진다. 먼곳으로 흘러가고 싶어서, 일상에 파묻히고 싶지 않아서 일탈해보기도 하고 무언가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계속해서 달리지 않으면 푹 쓰러져 버릴 것 같다던가 끊임없이 헤엄치지 않으면 숨이 막혀 죽을 것 한다던가 하는 기분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다.
진지하게 대하는 것은 어색하고 답을 구해지는 것은 갖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지만 알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전긍긍하고 답을 찾아 살아간다.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