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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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선정작] 도메인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펴냄)

매듭지어지지 못한 이야기, 이야기꾼의 실종

반복되고 중첩되는 기묘한 사건들의 잔영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도메인 표지글 중에서

자연스러운 죽음이든, 타의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든 생명을 가진 존재라면 죽음을 거부할 도리는 없다.

때와 장소를 알 수 없을 뿐 죽음은 정해진 운명임에도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은 것이기에 그 공포와 호기심은 추측과 상상으로 더 큰 두려움을 불러온다.

조그만 불길한 징조에도 '혹시?'하며 죽음의 그림자라도 닿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미신으로만 치부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망에 이르게 하는 전조를 1:29:300의 비율로 설명한 하인리히 법칙을 떠올려본다면...글쎄...무시하던 징조가 저 300의 어디쯤 일 수도?

<도메인>의 앞 수록 단편 <영>에서는 공포영화에서라면 긴장감을 줄 전조가 여러차례 등장한다. 아영장으로 가던 길에 일어난 불가사의한 사고, 사고 길건너편 동물의 사체, 동반자살로 보이는 시체의 발견, 그 주위에 떨어진 다이아몬드 등 일련의 사건들이 어떤 연관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머리 속을 바쁘게 한다.

뒤이어 수록된 <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라 윈체스터 성의 미스터리'를 풀기위해 그곳으로 초청되어 떠난 유투버 영역마저 생사를 알 수 없게 되며 행적이 묘연해진다.

귀신이 나타나 자신의 한을 풀었다든지, 억울한 죽음의 원인이 밝혀져 범인을 잡았다던지 하는 소설스러운 결론은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더 공포스럽지 아니한가!

숱하게 많은 미제 사건들. 목격자가 없어 난항을 겪는 미제 사건들은 직접적인 관계도 없는 사건에 얽혀 귀찮아지는게 싫은 캠핑장 관리인이나 혹시 모를 보복이 두려운 <역>의 화자 '나'처럼, 목격했으나 침묵하는 이들이 이 땅 어디엔가 실제하리라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큰 현실 공포다. 미완처럼 보이는 이야기가 사실은 현실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 이보다 더 큰 공포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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