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백건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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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선정작] 검은 고양이

백건우 (지음) | 교유서가 (펴냄)

사실적 허구와 환상적 현실 사이에 표류하는 진실

-[경기문화재단 선정작] 검은 고양이 표지글 중에서

사실과 허구, 현실과 상상,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단편 두 편이다. 미스터리물로 방향을 잡았는가 싶더니 결론 뒤에 남겨진 여운이 자꾸만 곱씹게 만든다.

제목을 보자마자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애드가 앨런 포우의 동명소설 <검은 고양이>의 영향도 없지 않다.

우연히 구매하게 된 그림 한 점이 가져오는 연쇄적인 일들. 한 밤 중의 고양이 울음소리, 방 안을 떠도는 낯선 냄새들과 그림 뒤에서 발견한 수수께끼같은 옛 주소는 독자로 하여금 추리를 하게끔 이끌지만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적 사실들과 맞물리며 추리보다 더 큰 숙제를 남긴다.

역사라 믿고있는 오래된 과거의 사실들과 허구일지 모른다는 추측들 사이에서 진짜 진실은 어느 것인지 아직도 갑론을박 중인 소재도 많다. 이런 사실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든 것은 장점과 단점 양면성을 가진다.

cctv의 설치가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사생활 보호와 신변의 안전이라는 양측의 대립이 팽팽했었는데 요즘은 cctv사각지대가 오히려 불안할 정도로 생활 깊이 거부감없이 들어와있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관음과 보호 사이에서 지켜보는 이의 의도와 양심에 따라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쥐의 미로>에서 보이는 2113번의 환각과 환청은 이런 줄타기에서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진실,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 앞에서 때로는 현실 자체를 부정하고 상상속 세상이나 내면의 세계로 도피하거나 정신이 순간 정전이 되고마는 사람들을 본다. 세상은 그들을 향해 정신분열증이나 공황장애 등으로 부르지만 완전한 이해는 어렵다. 그들을 향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줄타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은 물론이다.

추리소설을 기대했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아니 사실과 허구 사이의 블랙홀같은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단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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