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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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펴냄)

오늘 날 한 명의 현자를 길러내는 데는 옛날에 일곱 현자를 길러내는 것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오늘 날 한 사람을 다스리는 데에는 과거에 한 마을을 다스리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사람을 얻는 지혜> 본문 중에서

한때 지식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서가 주류를 이루더니 언젠가부터 인문학이 강조되고 있다. 심리, 철학, 고전 등 현대 도서는 물론이고 수 세기 이전의 고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데일리 카네기의 강연 도서들과 몽테뉴의 <수상록>,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신뢰>와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비롯 동양의 여러 고전 철학들이 추천되고 널리 읽히고 있다. 1800년대의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사람들에게 하고 싶고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신분은 예수회 신부였다고 하는데 책 속에서는 종교적인 냄새가 전혀 없다. 미덕, 현실, 안목, 관계, 내면, 평정심, 온전함, 성숙 8부로 나뉜 주제의 300개의 지혜는 수 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켜야할 덕목들이 대다수이다.

지식은 많지만 지혜는 모자르고 지성은 갖추지 못한 소위 "엘리트"라 불리우는 사람들을 보기 어렵지 않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추구하는 미덕이 다르기에 이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받는 상처와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느낀 것은 타인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내가 변화하는게 더 빠르고 더 쉽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런 도서들을 계속해서 보게 되는 것 같다. 수신제가의 마음으로 하는 독서는 지금보다 나은 덕과 지혜를 안겨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책 속에서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는 것도 스스로의 수양과 발전이다. 처세와 심리, 철학 등을 넘나들며 날리는 경고와 충고가 날카롭다. 사람의 본질은 과거와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다. 외면보다 내면을 채우고 가꾸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하며, 한 눈에 파악되는 사람이 되지말기를 거듭 말하고 있다. 조상의 지혜가 농축된 우리의 속담과 동양의 철학과 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사람을 얻는 지혜>. 제목만 보아서는 인간관계의 처세술이 가득할 것 같지만 결국은 스스로의 성숙과 수양, 발전을 얘기하고 있다. 이태원 사건으로 애도가 가득한 요즘, 서로 남탓을 하며 책임전가하기 바쁜 윗분들이 읽고 느끼시면 좋겠다. 면피로 인한 안주가 아닌 진정한 책임과 사과로 자리에 걸맞는 존경을 받는 날이 오기를.

"삶은 대부분 선택에 달려있다"는 책 속의 한 줄이 깊이 파고든다. 무엇을 선택하는지가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지도자의 선택이 많은 이들의 인생에 결정적인 한 방이 되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선택이 모여 오른 자리에서 개념과 책임이 사라진 선택이 더이상은 없기를.

※출판사의 지원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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