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장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8
윌리엄 허드슨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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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당신 눈 한가운데 작고 검은 공이 있어요. 그 안에서 요만큼 작은 나 자신을 보게 될 거에요. 숲속에는 물웅덩이가 있어요. 그 웅덩이를 내려다보면 내가 보여요. 그게 나아요. 원래의 내 크기만큼 잘 보이거든요. 작은, 아주 작은 파리처럼 작고 까만 내 모습이 아니라요.

상대의 눈에 담긴 나. 그런 나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상대와 눈맞춤을 하고 오래도록 지긋이 바라보아야 한다. 상대의 눈에 내가 담기고 나의 눈에 상대를 담는다는 것은 한편 낭만적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은 상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과 집착과도 손을 잡는다.
리마가 두려워한 까맣고 작은 자신의 모습은 이런 것을 말하려던게 아니었을까? 온전한 제 모습을 비춰주는 숲속의 물웅덩이는 리마를 소유하려 하지 않으려 할테니. 소녀 리마는 언제까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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