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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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 이원복 (옮김) | 소담출판사 (펴냄)

역사상 최고 기록을 가진 뮤지컬의 원작 소설

41개국 ㆍ183개 도시 ㆍ17개 언어 ㆍ1억 4500만 명 관람

다른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

이미 귓가에는 주제곡 The Phantom of the opera가 들려오는 듯 하다. 각종 예능 오락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로 혹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창력을 뽐내는 곡으로 많은 선택과 사랑을 받아온 곡이다. 오페라나 뮤지컬로 본 적은 없지만 2004년에 화려하게 개봉하며 숱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오페라의 유령>으로는 보았었다. 그러나 원작은 20년 가까이의 세월이 지난 이제서야 만났다. 너무 늦은건 아니겠지?

<개구리 왕자>, <미녀와 야수>, <노트르담의 꼽추> 등 미녀와 흉측한 외모의 남성을 두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는 여러 편이 있다. 마법에 걸린 흉측한 외모를 진실한 사랑만이 원래의 준수한 외모로 돌려놓는다는 아름다운 설정은 아이들의 동화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였을까? 그리고 엉뚱한 상상을 보태어본다. 왜 마법에 걸린 추녀와 미남 사이의 진실한 사랑 이야기는 없는걸까...

에릭이 외모를 감춘채로 크리스틴에게 음악 강습을 할 때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낸 "음악 천사"로 불리다가 모습을 드러낸 뒤에는 공포의 대상인 "오페라의 유령"으로 불린다. 크리스틴을 향한 그의 사랑도 재능도 그녀에게 다가가기에는 그의 부모조차 거부한 외모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내면까지 괴물로 태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의 시선과 냉대로 점차 괴물이 되어갔던 프랑켄슈타인처럼 에릭도 그렇게 점차 괴물이 되어갔다. 부모에게 거부당하지 않았다면, 에릭의 재능만을 탐하고 죽이려했던 샤한샤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그 이후의 또 다른 제2 제3의 샤한샤들이 없었다면 에릭의 삶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그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었던 오페라의 유령, 에릭.

주저없는 살인과 협박은 크리스틴의 진실된 눈물 앞에 그 힘을 잃고 만다. 지하에서의 삶은 원해서가 아니라 단지 필요에 의해서였을 뿐, 그 누구보다도 평범한 삶을 원했던 그였다.

나도 사랑만 받는다면 얼마든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양처럼 온순해질 거고, 당신이 바라는 대로 할거야.

-<오페라의 유령> 본문중에서

강압과 소유로 사랑을 얻고자 했던 에릭은 끝내 크리스틴의 사랑을 얻지 못했다. 크리스틴의 손에 끼워주었던 금반지는 처음에는 구속이었지만 나중에는 선물이 되었고 그보다 더 시간이 지난 후에는 에릭 자신이 크리스틴을 추억하는 물건이 되어 함께 묻혔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진실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에 눈 먼 라울의 무모함을 마냥 응원만 하게 되진 않는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크리스틴을 라울에게 보낸 에릭의 그 한 번의 행위는 진실한 사랑에 다가가고픈 몸부림이었을까. 그리고 라울과 크리스틴은 끝까지 사랑하고 행복했을까.

오랫만에 영화 <오페라의 유령>을 다시 봐야겠다. 이번에는 원작의 감동과 여운을 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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