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이덕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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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로날트 D.게르슈테 (지음) | 이덕임 (옮김) | 한빛비즈 (펴냄)

우리는 모두 그 시대 '의학의 전설들'에게

목숨을 빚지고 있다!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표지글 중에서

몇 해전 수술을 받았다. 수술 자체는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만 내 경우는 개복을 하고나니 난감할 정도로 어려운 케이스였다고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내부 장기가 모두 한데 뭉쳐 유착이 매우 심해서 과다 출혈로 인한 빈혈로 수술 후 회복 시간에 멏시간 동안 정신을 잃기도 했었다. 혈장까지 모두 5팩이나 수혈 받아야 했다. 지금 돌아보면 아찔한 경험이었다.

두 아이의 출산도 재왕절개를 했고 다른 수술까지 합쳐 지금까지 모두 네 번의 수술 경험을 가졌다. 자연분만을 고집해 5분 간격의 진통을 23시간이나 하는 어이없는 상황에 끝내 재왕절개를 하고 나서야 자연분만으로는 아이가 절대 나올 수 없었음을 알 수 있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의학도 함께 눈부신 발전을 해왔지만 아직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는가 보다.

유난히 겁이 많은 나는 수술 전 의사선생님께 꼭 부탁드리는 것이 있다. "제발, 꼭, 깊이 재워주세요". 이렇게 겁이 많은 내가 네 번이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마취의 힘이 크다. 마취는 나같은 겁보에게도 수술받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여타 여러 수술이 가능하도록 의학의 발전에 앞장섰다고도 할 수 있다.

팬더믹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은 이름도 낯선 전염병들이 도시와 국경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판친다.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 19에 이르기까지 원인 불명이거나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대비는 바로 손씻기이다. 지금이야 위생과 청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피와 오물로 더럽혀진 가운이 의사의 자부심이던 1800년대에 가정에서 분만한 산모보다 병원에서 분만하는 산모의 사망률이 높았던 것이나 전쟁터에서 죽어간 많은 병사들의 대부분이 전쟁으로 인한 부상보다 전염병에 의한 것이 더 많았다는 것은 위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전염병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막연히 추측하고 희생양을 제물삼던 시기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전염병의 원인을 유대인 탓으로 돌려 학살했던 역사는 관동 대지진의 탓을 조선인에게 돌려 관동대학살을 저지른 이들을 떠올리게 했다.

모든 전염병의 감염경로가 공기 전파라고 근거없이 확신하던 때에 존 스노가 식수를 통한 감염을 밝혀내어 상하수도를 정비하는 변화도 생겼다. 식수원 옆에 오물을 버리는 것을 요즘 시대에 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생각보다 오래전 일도 아니다. 아니 지구촌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개인적인 호기심과 탐구정신, 대의를 위한 희생과 봉사, 의무감과 책임감,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던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감사한 오늘이 있다. 세상을 구한 수많은 의학의 전설들이 있지만 그 전설이 계속해서 이어져 씌여져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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