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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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수건 한 장을 찾을 때나 침대 밑에서 슬리퍼 한 짝을 꺼낼 때마다 나는 얼마나 커다란 사랑과 배려가 그 질서 속에, 그 모든 것 속에 담겨 있었는지를 비로소 깨닫는다. 서러운 고아가 된 느낌이 들어 목이 멘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곁에 있는 사람에게서 받는 사랑과 배려가 처음에는 고맙지만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라지고 난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소중함. '왜 그땐 알지 못했나?' 때늦은 후회는 말 그대로 늦었음을 상기시겨 줄 뿐이다.
잔소리가 지겹고 사소한 배려가 구속처럼 느껴져도 사람의 빈자리를 채우는 기억은 오히려 그런 것들이지 않을까.
있을때 잘하라는 말, 효자보다 악처가 낫다는 말. 바로 옆에 있어서 소중함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그저 마이동풍일 뿐이니.
언젠가가 될 훗날에 내가 없는 그, 그가 없는 나를 떠올려본다. 서러운 고아가 된 느낌,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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