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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방 ㅣ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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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원로 어르신이 평상과 의자를 놓아둔 이곳은
카페이자 회관으로 마을의 중심 장소가 되었다.
(중략)
방은 작아도 공용의 터가 있기에 삶은 힘차다.
요즘은 동네 놀이터에 나가봐도 아이들이 없다. 딱히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에도 그랬다.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대다수의 집집마다 놀이터에 있어야 할 미끄럼틀과 그네가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놀이터가 집으로 들어가자 집은 점점 더 비좁아지고 사람이 주인이어야할 집은 물건들이 주인행세를 한다.
마을의 공용 장소는 허울로만 남았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우리의 요즘, 공용의 장소에서 나눌 정은 어디로 가서 찾아야 할까. 한 집의 아이가 동네 모두의 아이이던 시절, 그때가 가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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