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방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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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돌아보면 내 방이 커질수록 우리 삶의 영토는 점점 축소되고 있지 않은가. 세상에 좋고 비싼 모든 것을 내 집, 내 방 안으로 끌어모으고 있지 않은가.

물질 만능주의의 색이 짙어져감에 따라 편의와 편리를 위해 혹은 과시와 만족을 위해 필요이상의 것들을 끌어모으다 오히려 그것들에 짓눌려 버리기도 한다.
자신만의 고유 영역인 방. 이제 그곳은 더이상 나만을 위한 은신처가 되지도 못하고 있다. 편리는 작은 방을 세상으로 부터 고립시키지만 더 작은 스마트 폰은 원치 않을 때에 더 깊은 곳의 사생활을 침범하기도 한다.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니고, 여럿이 있어도 함께이지는 않은.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만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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