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박노해 사진에세이 1
박노해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느린걸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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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박노해 사진 에세이

박노해 (글 사진) | 느린걸음 (펴냄)

하루하루를 제때제때 다 살아야 삶이 아닌가요.

박노해 사진 에세이 <하루> 본문 중에서

희안하다.

하루라는 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단어는 유독 짠하고 울림이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라는 시간은 살아내는 사람에 따라 그 가치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는 자와 일을 하기 위해 먹는 자, 마음가짐에 따라 주어진 조건은 때론 행복이 되고 때로는 고난이 된다. 오늘 대충 살아도 내일 다시 반복될 하루라고 여기고 성의없이 살아가는 사람의 하루는 매일매일 새 날인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의 하루와는 다를수 밖에 없다.

오늘의 나는 과거의 내가 해 온 선택들의 결과라고 한다. 그 선택들의 도화지가 되었던 수많은 하루들. 지구의 반대편 혹은 바로 나의 옆, 다른 이들의 하루와 나의 하루를 비교하며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독서였다.

가진 것이 없고 가난하면 행복할 수 없다는 편견. 그래서 사람들은 더 벌기 위해 더 갖기 위해 오늘이라는 하루를 인내하고 희생하고 포기한다. 하루를 살아가는 주체인 '나'를 소외시키면서.

하지만 박노해 님의 카메라에 담긴 다른 이들의 하루는 다르다. 평범과 일상이라는 소박함을 담고 있지만 현대인들에게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만족과 행복, 평안이 느껴졌다.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삶은 많지만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포기하지 않는 삶은 많지 않다. 흔히들 최선을 다하는 삶은 참고 버티고 인내하고 희생하는 마음가짐이 뒤따른다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내 것을 너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함께 나누면서 함께 누리고 함께 행복하면 되는 것을, 보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은 포기하면서 작은 것들에서 오는 행복조차도 누리지 못하는 삶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하루를 포기하는 삶에 미래의 하루하루는 과연 내 뜻대로내 꿈대로 되어줄까?

누군가에게는 지루함으로 가득찬 하루, 누군가에게는 24시간으로는 짧기만 한 하루.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인 오늘을 살아가며 '의미'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욕심과 만족이 꼭 물질적인 것에만 있지는 않다.

오늘 나는 나의 하루를 의미있게 살아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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