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깨질 것 같아 - 두통의 숨겨진 이야기
어맨다 엘리슨 지음, 권혜정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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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깨질 것 같아

어맨다 엘리슨 (지음) | 권혜정 (옮김) | 글항아리 (펴냄)

또, 시작이다

아... 지긋지긋한 두통.

생각만해도 속이 울렁거린다. 두통과 요통은 인간이 죽기전까지 누구나 겪어보는 통증이라던데, 왜 누군가에게는 가볍게 지나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걸까?

우리집에는 약서랍 가득 두통의 증상에 따라 먹는 진통제가 종류별로 한가득이다. 약을 남용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그 흔한 비타민도 먹지 않지만 발작적으로 때로는 지속적으로 찾아드는 두통 만큼은 이겨낼 도리가 없다.

티비에서 의학상식 프로그램을 언젠가 본적이 있는데 두통에는 참지 않고 바로 진통제를 먹어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진통제에도 내성이 생기니 먹지 않는게 좋다고 했다. 의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난제인가 보다.

다른 부위의 통증은 잘 참는 편인 나는 유독 두통만큼은 참을 수가 없다. 어느 한계점에 도달하기 전까지 두통을 가라앉히지 못하면 그 후에는 진통제를 아무리 먹어도 소용이 없다. 약먹을 때를 놓친 두통은 목 아래 상반신의 근육통으로 이어지고 현기증과 구토를 동반한다. 그렇게 짧게는 4일 이상이 지속된다. 안과, 이비인후과, 신경과, 신경외과, 가정의학과, 통증의학과를 전전하며 갖은 검사를 다 해보았지만 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렇게 몇십년을 지내고 나니 이제는 그냥 두통과 진통제랑 인생을 함께 하는 중이다. 심해지기전에 살살 달래가면서.

 


갑작스런 두통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두통만 아니라면 죽을병이 아니니 진통제 먹으며 살아가란 의사도 만나봤다. "함께 원인을 찾아봅시다"나 "원인을 알 수 없다"도 아니고 죽을병이 아니니 검사도 필요없고 그렇게 살라던 그 말을 대단한 의학지식처럼 내뱉던 그 의사를 잊을 수가 없다.

어차피 결별할 수 없는 두통이라면 "그래, 두통에 대해서 좀 알아보자"는 심정으로 <머리가 깨질 것 같아>를 읽기 시작했다. 표지의 그림처럼 머리에 금이 가는 게 아니라 아주 부서져 버릴 것 같지만 말이다.

두통의 원인은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 한 두가지 이유로 두통을 느끼기도 하지만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도 통증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무심코 먹어왔던 진통제들에 대해 한 번 짚어보는 계기도 되었고, 두통이 인류 진화의 역사와 함께 해왔을 만큼 오래되었단 사실에 한편으로는 위안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좌절도 되었다. 책 속에서 거론되는 커피에 든 카페인과 초코렛, 사랑의 행위로는 다스려질 두통이 아니지만 두통과 수분의 섭취의 상관관계에 관한 내용은 유익했다.

두통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때로는 경구용 진통제가 듣지 않아 주사를 맞아야할 때도 있다. 체질때문에 수분 섭취를 제한적으로 해야 하지만 하루 한 잔의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으로 두통 개선의 노력을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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