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귀신요괴전 2 - 중국 괴력난신의 보고, 자불어 완역 청나라 귀신요괴전 2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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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귀신요괴전 2

원매 (지음) |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펴냄)

혼자있는 밤이면 작은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겁쟁이이면서도 귀신얘기라면 엄청 좋아하는 쫄보덕후. 그런 내 눈에 딱 띄고 말았던 청나라 귀신요괴전! "오! 이건 나를 위한 책이야!!"

읽을 시간이 주로 밤 11시를 넘긴 늦은 시간이었다는게 함정이었지만 이런 귀신 얘기는 밤시간에 읽어줘야 또 제맛 아니겠는가. 한 편 한 편, 책장을 넘길때마다 왜 상상력은 밤시간에 더 최상으로 치닫는지. (더 읽고싶은 유혹과 그만 읽고싶은 소심함에 몇날 며칠을 덮었다 펼쳤다를 반복하면서도 다 읽은 나를 칭찬해^^)

 

청나라 귀신요괴전 1권에 담긴 이야기들이 당대 사회의 어두운 상황을 반영하고 악습을 폭로하는 등의 무거운 소재와 주제들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청나라 귀신요괴전 2권에서는 개인적인 원한과 복수, 치정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었다. 사랑의 맹세를 쉽게 져버린 연인이나 배우자에 대한 원한이 깊어 원귀가 되어 복수하는 내용은 동서고금을 망라하는 주요 소재이다. 몇 번을 환생해도 환생한 다음, 또 그 다음의 생까지 따라다니며 복수하는 내용은 요즘 핫하게 방영중인 드라마 <불가살>을 떠오르게 하며 더욱 흥미로웠다. 배반과 복수는 그만큼 흔하기도 하고, 또 그만큼 상처도 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소제목이 흥미로웠던 "귀신이 귀신을 쫒다"는 이야기의 다른 구도를 보여준다. 애정이 돈독하던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던 남편을 악귀가 해하려 들자 죽었던 아내의 혼이 악귀를 퇴치한다는 내용이다. 황당하지만 귀신 이야기에 황당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다음 생의 환생을 위해 연이은 죽음을 허락한 남편과 그 아내는 다음 생에 다시 만났는지 알 수 없지만 귀신 얘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결말이었다.


조선 선조시대에 허준이 집필한 동의보감. 이 역시도 드라마로 제작될만큼 유명하고, 동양의학의 한 획을 그을만큼 역사적으로 의의도 남다른 동의보감을 청나라 귀신요괴전에서 만나다니! 더구나 여우퇴치 방법이 나와있다니, 반가움에 이어 놀라움의 연속이다.

1700년대에 집필된 고전이어서 그런지 번역도 고전에 어울리게 힘을 준 노력이 보인다. 현대문학에서는 보기 어려운 "아료를 부리다"와 같은 표현을 사전도 찾아보며 옛 단어를 배워가는 시간도 가져보았다. 중간중간 옛사람들의 상상속 귀신과 요괴를 삽화로 만나볼 수 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중국 귀신이라고 하면 앞으로 나란히 한 두팔에 뻣뻣하게 콩콩 튀듯이 뛰는 강시만 알고 있었는데 그들의 귀신도 우리의 귀신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 예술과 문학으로 문화를 알아가기도 하지만 귀신과 요괴로 그들의 당대 분위기를 알아보는 색다른 독서이기도 했다. 재미로 시작한 청나라 귀신요괴전이 뜻밖의 "앎"도 함께 주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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