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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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이세욱 임호경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펴냄)

대학교 3학년 무렵이었던가? 소설은 물론이고 시사교양 잡지와 과학 잡지까지 온통 <개미>로 들썩이던 때가 있었다. 흔하게 보아왔던 개미와 의미없이 지나쳤던 개미의 행동들에 이유가 보이고 설명되자 하루 몇 시간씩 개미집의 입구를 들여다보아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마도 그랬던 사람이 나 하나만은 아니었을 듯 싶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의 파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렇게 개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타나토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 뇌, 나무, 카산드라의 거울, 고양이, 죽음을 읽었다.

혹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두고 프랑스가 낳아 한국이 키운 작가라고 말한다. 다른 어떤 나라에서보다 우리나라에서 누리는 인기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소심한 성격에 왜소한 체구로 왕따 아닌 왕따로 외로운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그의 심리적 탈출구는 글쓰기였다고 한다. 그의 소설은 상상력에도 허를 찌르는 상상력 위의 상상력을 보여준다. 무엇을 상상한다해도 언제나 그 이상이라고나 할까?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바로 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상.절.지.백의 설정이 참 재밌다. 에드몽 웰즈라는 가상의 인물을 앞세워 상절지백의 저자로 등장시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에드몽 웰즈라는 사람이 정말로 상절지백의 저자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혹시 나만 그랬나?)

 


이번에 새로나온 파란 표지의 상절지백은 내용이 추가되어 나온 개정판이다. 이전에 나온 것들과 비교해 보니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르고, 다른 듯 하면서도 같은 부분이 많다. 새로운 상절지백은 페이지가 늘었고 앞서 출판된 두 권에는 없었던 "차례"가 생겼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가끔씩 책 속에서 거론되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열세 살 때부터 하나씩 모았다는 이야기는 다른 백과사전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그렇지만 궁금해서 알고는 싶었던 이야기들이 많다. 자신의 책들과 관련해서 연계해 찾아보는 백과사전을 만들었다는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그의 소설에서 알게 된 "상.절.지.백". 이번에는 상절지백을 통해 미처 읽지 못했던 그의 다른 책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주제별로 정리된 이야기는 마치 주말 예능 프로그램인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보는 것 같았다. 일어날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 있었던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도 쉽게 빨려들게 만드는 이야기들이다. 재미와 영역의 제한없는 지식을 함께 채워준 독특한 백과사전. 책 읽기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시간 순삭하게 만들 매력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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