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달 3 (일러스트 특별판) - 선물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3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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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로맨스 연애소설] 고양이달. 선물

박영주 (지음) | 김다혜 (그림) | 아띠봄 (펴냄)

동화책은 어린이들의 것이라는 편견을 털끝만치도 남기지 않고 깨버리는 책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느끼는 감정은 이루 다 표현할 길이 없다. 사랑, 우정, 꿈, 희망, 모성 이 모든 것들이 판타지적인 요소에 녹아 신비감을 주면서도 사회에 첫 발을 희망에 부풀어 내미는 사회초년생들이 사랑을 기대하며 읽어도 좋을 20대 로맨스 연애소설이기도 하다.

사랑은 여러 모습으로 여러 색채를 띈다. 고양이달의 눈처럼 노랑, 파랑, 검정의 색일 수도 있고 아리별의 여러 마을처럼 무지개빛 총 천연색일 수도 있다. 상대에 따라 그때그때의 감정선에 따라 프리즘을 통과하는 빛처럼 매순간 변화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20대 로맨스 연애소설] 고양이달. 선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

스몰과 초이의 사랑을 보면서 김춘수 님의 <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개성을 가지면 안되는 초록이들, 그 중의 하나. 스몰은 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었다. 특별한 의미가 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꽃이 되는 아름다운 일인데 유독 초이에게만은 죽음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되고 말았다.

마지막 순간에 초이는 이 짧은 사랑을 후회했을까? 아마 아닐거다. 그랬다면 스몰이 불렀을 때 절대로 돌아보지 않았을테니. 이 짧은 사랑의 대가는 너무도 크다. 서로에게 단지 특별한 존재이고 싶었을 뿐인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사랑의 본질 중 하나인데 그 특별함이 독이 되는 삶이라니.

수십억 인구 중에 단 한 사람, 아무리 많은 타인들 속에 섞여있어도 사랑하는 이에게서만 반짝이는 후광이 바로 그 특별함이다.

 

린과 링고 그리고 핀이 그려내는 삼각관계는 처음에는 "아니 어떻게 이럴수가!" 했다가 린의 마음을 알고 나니 받기만 하는 사랑도 그 마음이 편치 않았음을, 아낌없이 주는 것만이 진정한 사랑은 아니었음을 깨닫게 한다. 원하기 전에 해주고 지켜주고 돌보아주는 사랑은 상대에게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강해지는 기회를 의도하지 않아도 빼앗을 수 있음을 말한다.

사랑한다면 성장하도록 하는게 옳다. 아마도 그래서 린도 핀을 떠났을 것이다. 부족함이 있어야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이든 성장이든 할 테니까.

사랑한다는 이유로 구속하거나 성장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 내 사랑도 반성해본다.

배신에 가슴 아파했던 링고는 핀과 노아를 다시 끌어 안는다. 부모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낳았다고 해서 부모의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듯, 낳지 않았다 해서 부모의 자격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마음은 얻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링고의 말은 삶을 살아가며 한 해 한 해 더해갈수록 더 깊은 진리가 되어가고 있다.

지키고 싶은 것이 무릇 사랑하는 이의 마음만은 아니다. 행복했던 지난 날로 돌아가고 싶은 빅처럼 누구나 지키고 싶은 것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장소는 다시 갈 수 있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던가.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장소가 아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다. 엇갈린 운명에도 늘 타이밍이 문제이듯이...

한 몸을 공유하는 루나 마레 모나와 노아의 엇갈린 사랑도 어느 것이 옳다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지킬 것이 있기에 외면해야하는 마음과 사랑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것, 이 둘 모두 그저 안타깝고 가슴 아플 뿐이다. 루나 마레 모나와 노아의 사랑을 큰 축으로 여러 형태의 사랑을 말하고 있는 <고양이달>. 20대 로맨스 연애소설로 읽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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