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기쁨 -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것
권예슬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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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기쁨

권예슬 (글) | 귄예슬 (그림) | 필름 (펴냄)

"내 취향은 뭐지?"

매운 음식, 파란색, 무채색의 옷, 구두보다 운동화, 단발보다 긴머리, 영화보다 책. 이 정도?

취향에 대해서 따로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중에서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 취향이 되고 나아가 취미가 되기도 한다.

바쁜 일상에 쫒기듯 살아가며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을 먼저하게 되면서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놓치거나 놓아버려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취향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취향의 가난함. '취향이 가난할 수 있나?' 싶지만 무얼 좋아하는지 모를만큼 자신을 돌보고 아낄 여유가 없는 마음의 가난이다.

취미도 패션도 음식도 개인마다 취향이 있을텐데 여러가지를 경험하며 좋은 것과 싫은 것을 구분해 나가는 시간과 여유를 갖지 못해 취향보다 유행을 쫒으며 유행을 취향과 동일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취향은 정체성의 일부가 되어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인데도 시대의 흐름을 타는 유행을 취향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취향"이라는 단어 하나가 참 많은 생각을 끌어온다.

 

유명한 철학자의 명언은 아니지만 개인의 경험과 사색에서 나온 진심이 내게도 진심으로 와닿는 구절들이 있었다. 반복되는 불행을 피하고 싶다면 도망쳐보자는 글쓴이의 얘기는 가끔 현실이 버거운 내게도 위로가 되었다. 시련과 고난을 반드시 부딪혀 싸워서 이겨야 하는 것이 진리는 아닌데도 피하거나 도망치면 실패자라도 되는 듯이 모두들 치열하게 사는 것만을 독려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아주 작은 것에서 감동을 받고, 평생 그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작은 감동과 작은 상처들이 큰 감동과 상처보다 오래 기억되어 남는다. 일상을 지탱해 주고 흔드는 것들은 의외로 사소함에서 온다. 너무 사소해서 구체적인 것들은 잊었지만 느낌과 잔상만이 남아서 행복감을 주기도 하고 끝없는 우울의 나락으로 끌어내리기도 한다.

 

읽는 내내 나의 이십대 후반부터 삼십대 초반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그 나이때 글쓴이와 비슷한 생각들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많은 부분 공감되고 따뜻함이 느껴져 미소가 지어졌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역할이 더 늘었다는 것,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으로.

책 속의 그림은 글만큼이나 얘기를 깊이있게 하고 있다. 종이에 그린 그림이 아니라 마치 내 마음에다 그린 것처럼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모처럼 의미없는 주절거림이 아닌 진짜 에세이를 읽었다. 공감만 했을 뿐인데 위로를 받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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