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달 1 (일러스트 특별판) - 세 명의 소녀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1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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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세 명의 소녀

박영주 (글) | 김다혜 (그림) | 아띠봄 (펴냄)

39. 살면서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적 있어? 혹은 누군가로 인해 네 삶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린 그런 적은? '그 누군가를 만나지 않았다면' 하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고 절대적인 인연이 있었는지를 묻는거야, 지금.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 여겨왔다. 온 세계가 열광했던 해리포터도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나다. 첫사랑 소녀를 찾아 여행을 떠난 노아가 아리별의 주인 아리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내용은 아이들만의 동화라고 하기엔 깊은 이야기가 많다.

동화책을 읽던 나이에서부터 10대 아이 둘을 키우는 40대가 된 지금의 내가 20대에게 감히 추천하고픈 책이다.

●20대 책 추천 - 고양이달

                                   

바라별의 벽에는 뭐든지 그림만 그리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노아가 고양이달의 소녀를 아무리 그려보아도 그 소원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스승님의 몇번의 망치질로 찢겨나간 벽은 바라별이 거대한 우주 속 작은 별일 뿐임을 알게 한다. 현실의 울타리를 지키기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세상의 수많은 노아들과 자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인양 목소리를 높이고 우물 안 개구리의 식견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현실의 어리석음을 겹쳐본다.

별신의 고장으로 불시착하게 된 아리별에서 노아는 따뜻한 세상을 배운다. 동성의 기린 커플인 링코와 린, 그리고 이들 부부에게 입양된 여우 핀. 우리의 시각으로 본다면 평범하지 않은 가족이지만 아리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존경받는 링코이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린이다. 지구에서는 편견없이 이들을 한 가족으로 바라보아주고 받아들여줄까? 지구별에서 온 빅과 스몰이 탐욕과 이기심을 보이는 모습이 오히려 익숙한 모습이랄까?

어른이 되어갈수록 몸이 작아지며 엄지족이 되어가는 거인족들. 정해진 이별을 받아들이는 거인족 가족의 모습이 애달프다. 작아지는 몸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거인이 되어버린 딸들을 가슴 가득 안아주지 못하는 엄마와 엄마를 원망하지만 미워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딸의 모습을 통해 가족 안에서의 갈등과 오해, 가족애를 보여준다. 불행한 사고로 작별인사를 할 틈도 없이 죽음을 맞은 엄지 아빠와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구름아이를 보며 사랑은 표현하며 살아야 함을 느낀다. 아무리 많이 사랑해도 덜 좋아하는 것처럼 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어른이 된 것이라는 링코의 말은 부담을 주지 않는 사랑을 얘기한다.

                                   

노아는 링코와 린에게 또 다른 가족과도 같다. 부모의 정을 모르고 자란 노아에게는 이들이 부모와 같다.

아리별이 일곱 가지 무지개색 마을로 이루어져 있듯이 사랑도 여러 모습 여러 색깔이다. 모나를 향한 마레의 마음도, 노아를 향하는 마레의 억누른 마음도 모두 사랑인 것이다.

<고양이달>이 왜 문고사이트에서 초등학생용 동화로 분류되어야 하는건지 의문이 든다. 동화라고 하면 무조건 아동용이라는 편견이 아쉽다. <고양이달>은 어른들도 고민하고 생각해봐야할 질문과 철학이 많이 담긴 책이다.

20대 책 추천을 하고픈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순수함이다. 20대 책 추천을 해주고 픈 <고양이달>. 세상살이로부터 순수함을 잃기 전 이런 책을 읽게 된다면 각자의 세계관은 좀 달라지지 않으려나.

아이들의 동화로만 치부하기엔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할 주제가 넘쳐난다. 20대 책 추천 아니 전 연령대가 함께 읽어도 좋을 <고양이달>이다.

초록띠마을의 사라진 초록의 노래는 다시 기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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