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소피 랩 - 내 삶을 바꾸는 오늘의 철학 연구소
조니 톰슨 지음, 최다인 옮김 / 윌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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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소피 랩

조니 톰슨 (지음) | 최다인 (옮김) | 윌북 (펴냄)

옥스퍼드 대학 철학 교수가 알려주는 맞춤형 철학 솔루션

열개의 주제로 나누어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해본다. 윤리, 실존주의, 예술, 사회와 인간관계, 종교와 형이상학, 문학과 언어, 과학과 심리학, 일상 속 철학, 인식과 마음, 정치와 경제.

애써 외우려 하지 않고 정답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철학은 개인의 경험에 따라 자기만의 답이 있으니까.

보통의 철학 도서들은 위대하거나 유명한 철학자와 그의 대표 사상을 지식적으로 접근하며 독자를 이해시키려 한다. <필로소피 랩>은 일반적인 철학 서적과는 결이 약간 다르다. 많은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다루고 있지만 일상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떠올려봤음직한 질문들에 답을 찾기 위한 열쇠로서만 쓰인다.

독자를 배려해 주제별로 분류해 놓은 친절함을 보였지만 읽어갈수록 각 주제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겠구나 싶었다. 고대의 철학자들이 철학자이면서 수학자인 동시에 과학자이고 예술가적인 면모까지 갖추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철학이란 것이 칼로 무 베듯이 윤리와 예술, 인간관계, 문학 등을 서로 넘나들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본문에는 철학자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인 타노스나 조커 등을 인용하며 무게있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철학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삶과 죽음, 애정과 증오, 개인주의와 이타주의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한두번 혹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이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철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보다 답을 찾기 위한 그 과정에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한다. 저자인 조니 톰슨도 질문을 던지며 여러 사상과 철학을 가볍고 간단하게 설명해줄 뿐 질문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다.

하나의 질문 만으로도 한권의 책이 되고도 남을 만큼 그가 주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사회와 인간관계" 중 부모의 애정, 소속감에 관한 부분은 많은 육아지침서와 교육서, 자기계발서 등으로 끊임없이 많은 책이 출판되고 읽힌다.

현대인들에게 깊은 고민과 갈등을 주며 치유와 힐링을 필요로 하는 문제에 "관계"는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깊고 얕은 관계, 길고 짧은 관계, 사적이거나 공적인 관계 등 살아가면서 이루게되는 많은 관계들 중에서 내가 꼭 피하고 싶은 두 부류가 있다. 진상과 관종. 진짜, 살면서 이 두 부류는 웬만하면 거르고 싶다. 정신건강을 위해서.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관계도 있으니 괴로워하고 고민하며 각자의 깊이에 맞는 철학을 하고 배우는 게 아닐까?

철학은 멀리 있지 않다. 일상 속에도 철학이 있고 문학 속에도 철학이 있다. 후세에 길이 남길 거창한 사상은 아닐지라도 나만의 철학으로 나를 세우고 더불어 주위 사람들을 세우며 살아간다. 종착지가 "행복"이라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아닌들 어떠한가. 고민하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아가고 발전하는 기쁨이 있으니, 조니 톰슨이 주고 싶었던 것은 답이 아니라 처음부터 질문이었는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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