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MIDNIGHT세트] 타임머신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펴냄)

147. 변화가 없고 변화할 필요도 없는 곳에는 어떤 지성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없이 다양한 필요성과 위험에 직면해야 하는 동물만이 지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백년도 훌쩍 앞선 시대에 씌여졌다는 사실이, 웰스의 첫번째 소설이라는 점이, 이 소설로 인해 타임머신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는 것이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차원 삼차원 사차원에 대한 설명과 시간과 공간의 방향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려운 차원의 원리에 한참 지면을 할애할 것 같던 분위기는 시간여행자라 불리는 남자가 타임머신 시제품을 사라지게하며 곧장 본론으로 직행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다녀온 시간여행자가 자신이 겪은 일을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의 소설이다. 시간여행자가 처음 간 곳은 802701년의 지구다. 미래를 상상하면 지식이나 기술 등 과학의 발전으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 진보를 이뤘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그가 보고 온 미래는 다르다. 미래의 인류는 체구도 작고 지적 수준도 다섯 살 수준의 어린애와 같았다. 지상의 인류는 동물들의 멸종으로 채식과 과일만을 먹을 수 있었고 지하의 인류는 오랜 지하 생활로 빛을 두려워해 밤에만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사라진 타임머신의 행방을 찾던 중 우물을 통해 지하로 내려간 시간여행자가 목도했던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지상의 인류와 지하의 인류를 보며 시간여행자는 편견과 고정관념,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각을 보인다. 지상인들의 쾌적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작업들이 지하세계에서 이루어지며 계속되는 이런 생활들이 계층을 만들어내고 결국은 계층간 교류가 뜸해지다 끊겼을 것이라는.

하지만 지상에서 흔적조차 볼 수 없었던 묘지와 화장터, 똑같은 모양의 옷을 입고 있었던 것과 창조적 경향이 털끝만큼도 없었던 것들을 연결해 생각해보자면 오히려 지하의 인류 몰록에게 지상의 인류 엘로이들이 방목되어 사육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마저도 사라진 엘로이들과 달리 몰록들은 타임머신을 숨겨놓기도 하고 숨겨진 장소에 함정을 놓아 시간여행자를 사로잡으려할 정도의 지능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간여행자가 보았던 미래의 인류는 발전과 진보를 거듭하다가 완벽하게 안전하고 균형잡힌 쾌적하고 안락한 사회에 도달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회에서 누렸을 평온은 더이상의 지성이 필요치 않게되며 인간다움의 몰락을 가져오게 되었던 것인지도.

질병과 전염병이 사라진 시대라는 설정은 코로나19로 일상을 제한받는 지금에는 부러워 보이지만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조차도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라면 사람이 살아가기에는 적당한가라는 의문이 든다.

미래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들의 생각대로 희망적일까, 아니면 인간성을 상실하는 우울한 미래일까?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시간여행자는 다시 한 번 시간 여행을 떠난다. 돌아오지 못하는 것인지 돌아오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그가 돌아오면 그 해답을 말해줄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