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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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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양젠예 (지음) | 강초아 (옮김) | 현대지성 (펴냄)
과학자의 흑역사.
개인적인 느낌일수도 있겠지만 제목이 주는 첫인상이 친근하다. 인류의 문명과 지식에 위대한 발견과 발명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수많은 과학자들. 빛나는 성공만이 남아 기억되고 칭송받지만 그 성공에 다다르기 전에 지나온 실패와 실수 등에서 성공에 가려진 인간적인 실수와 인간성의 미성숙함도 볼 수 있다.
자신이 틀릴 리 없다는 오만과 자만. 혹은 틀렸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의 사례들은 그들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과학의 증명은 사실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명성, 권위, 인지도, 유명세에 따라 기우는 과학과 과학자의 태도에 맞지않는 모습이 생각보다 많았다.
때로는 과학과 신학이 충돌하기도 했다. 진화론을 주장하던 찰스 다윈이 위협과 조롱을 당하자 퀴비에는 자신의 진화론 주장을 포기했다. 이런 사례가 퀴비에 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과학자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이다."라는 본문 속 한 줄은 과학자에게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성공을 대하는 질투심도...! 찬드라세카르의 이론을 단순히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이유로 조롱했던 에딩턴의 태도나 스타인하트의 새로운 팽창이론에 대한 스티븐 호킹의 오해는 질투심에서 비롯되었다. 상대방의 명예와 연구업적에 심각한 피해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사과는 없었다.
수학의 왕이라 불리우는 가우스 역시도 그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소심함과 비겁한 일례가 다수 있다. 이미 얻은 명성과 편안한 삶을 잃을지도 모를 격렬한 논쟁을 피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명석한 두뇌만큼 마음도 따라주었더라면 인류는 더 큰 발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콜럼부스의 달걀, 고르디아스의 매듭처럼 과학자들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정관념과도 싸워야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반적인 사실들이 밝혀지기 전, 지금처럼 첨단 장비가 없었던 시대에 호기심과 의문을 해결해온 그들의 탐구정신이 존경스럽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실들에 '왜?'라는 의문을 갖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망원경 덕분에 태양계의 범위가 확장된 것처럼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과학적인 지식들이 새로운 발명품들을 통해 앞으로 얼마든지 바뀌고 폭넓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인류를 구원하고 편리를 위한 발명과 발견도 있었지만 전쟁무기인 독가스를 만들어내는 화학자도 있었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었던간에 자신의 양심과 외부의 심판과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과학자의 흑역사"라 하길래 단순히 실수와 실패에 관한 일화들이 소개될거라 짐작했는데 생각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본문에 많이 담겼다. 진짜 전문서적에 비한다면 어렵다고 할 수 없는 깊이겠지만 과학분야에 문외한인 내가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그렇지만 "~~법칙"이라고 이름만 알고 있던 것들을 이렇게라도 여러 이론과 법칙들을 접해볼 수 있었던 것은 좋았던 경험이다.
수 많은 발명을 한 발명왕 에디슨도 성공보다 더 많은 실패가 있었다. 그는 그것을 실패라고 보지 않고 성공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두발 전진하기 위해 한발 뒤로 물러나고, 때로는 한발 내딛기 위해 두발 뒤로 물러나야 할때도 있지만 실패를 경험으로 쌓아 성공에 이른다면 그러한 과정이 흑역사로만 남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에 양심과 겸손을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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