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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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NOON세트] 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지음) |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펴냄)

사랑은 지혜보다 낫고 부귀영화보다 귀하며, 인간 딸들의 발보다도 아름답소. 불도 사랑을 태워 없애지 못하고 물도 사랑을 꺼버리지 못한다오.

본문 "어부와 그의 영혼" 중에서

"행복한 왕자", "나이팅게일과 장미", "어부와 그의 영혼", "별 아이" 오스카 와일드의 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사랑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각기 다른 사랑을 통해 교훈을 주고 있다.

겉모습은 화려한 보석과 금으로 뒤덮여 바라보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한 왕자라고 불리우는 동상의 심장은 납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도시의 온갖 추악함과 비참함이 다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에서 행복한 왕자는 절대로 행복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이 보이는 겉모습의 화려함에도 보이지 않는 내면은 겉과 달리 불행할 수 있다. 부자라고 해서 다 행복한 것은 아니므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 외모의 행복한 왕자와 가진 것이라고는 자유로운 날개짓뿐인 제비. 둘은 자신들이 가진 전부를 타인의 행복을 위해 내어놓았다. 그리고 서로의 곁을 지키며 제비는 죽음을, 행복한 왕자는 심장이 깨지는 상실을 맞는다. 이런 숭고한 희생을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면 무엇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들은 남자는 노래의 아름다움만을 인정할 뿐, 아무 쓸모가 없다고 말한다. 사랑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없이 탄식만을 했던 남자에게 그렇게 말할 권리가 있을까? 타인의 감정과 기치관마저 자신의 잣대로 재고, 평가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나의 감정은 인정 받고 공감 받기를 바라는 것인가.

단지 꽃보다 보석에 마음을 빼앗긴 교수의 딸만을 비난할 것인가? 자신의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분노하여 그토록 절실하게 갖고자 했던 붉은 장미를 내던져 짓밟히게 만든 학생의 그 사랑은 참사랑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목숨을 다했던 나이팅게일의 맹목적인 사랑은 숭고하고 옳았다고 할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한 사랑이었던 걸까, 무엇을 사랑했던 걸까?

사랑의 감정을 사랑했던걸까, 상대를 사랑했던걸까?

사랑의 정의에 대해 짚어보게 한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 영혼을 잘라내야 했던 어부.

마음을 갖지 못한 영혼이 세상을 떠돌며 악을 행하고 즐거움을 느낀다. 영혼과 마음을 분리했다는 게 특이하고 신선했다. 1년에 한번씩 돌아온 타락한 영혼이 지혜와 부귀영화로 어부를 유혹하지만 그의 큰 사랑을 이겨낼 순 없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이겨낼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마지막 욕망은 왜 이겨내질 못했을까? 인간은 갖지 못한 것을 갈구하는 욕망만은 차마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인어의 죽음앞에 그 사랑이 왜 영원하지 못했느냐고 어부에게 묻고 싶다.

아름다운 외모도 추악한 마음이 깃든다면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다라는 것을 별 아이를 통해 말한다. 모성마저 부정한 오만함은 별 아이가 세상 사람들을 판단했던 외모로 그를 벌했다. 눈 높이식 죄와 벌이라 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사랑과 그 사랑의 깊이. 자신의 방식이 아닌 사랑이 아니라고 해서 그 사랑이 거짓은 아니지만 희생 하는 사랑이 맹목적인 희생은 아닌지, 타인의 희생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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