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내가 둘이 되어 살아가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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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

데비 텅 (지음) | 최세희 (옮김) | 윌북 (펴냄)

14. 각자 할 일을 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 좋다.

같은 공간에서...

내가 참 좋아하는 상황이다.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함께 있고는 싶지만 취향이 다른 우리 부부. 같은 공간에서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끔 대화하고 가끔 눈을 맞추며 시간을 보낸다. 항상 무언가를 함께 해야한다는 의무감과 강박없이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다. 한집에 같이 산다는 것이 가진 큰 장점 중의 하나다.

베스트 프렌드와 6년의 연애끝에 결혼을 했다는 데비 텅. 나와 남편은 4개월의 짧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베스트 프렌드와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결혼해서 살면서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가기도 하는 것 같다.

질투없는 응원과 격려, 다름과 차이를 비난하지 않고 인정하며 우리 부부가 살아온 16년은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로 만들어 주었다. 성격도 취미도 어느 것 하나 닮은 점도 공통된 관심사도 없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며 살기에 10년 남짓 말다툼조차도 없이 살아가는게 아닌가 싶다. 급하고 불같은 성격의 내가 남편에게 만큼은 고분고분 한 것을 보고 나를 아는 사람들은 신기해 한다. 그럴만도 하지. 나도 내가 신기하고 신통하고 그러니까.

함께 한 세월이 길어질수록 예전의 열정적인 사랑보다는 흔히들 "정으로 산다, 전투애로 산다"고 한다. 아무렴 어떤가! 사랑이든 정이든 전투애든 함께 나누는 감정이 따뜻하고 긍정적이라면 포괄적 의미의 사랑이 아닐까?

나에게 남편은 흔히들 얘기하는 남의 편이 아니라 하나뿐인 내편이고 베스트 프렌드이다. 함께하는 취미는 없지만 남편의 취미를 함께하는 사람들 속에 내가 잘 섞이고 나의 여가를 나누는 사람들 속에 남편이 잘 어우러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이 있기에 그런게 아닐까?

양보와 배려는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뺏기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내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 본문에서처럼 사소하게는 한편의 영화일 수도 있고 때로는 이 사람에게가 아니라면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바로 너니까, 바로 당신이니까. 기꺼이.

"고마워. 당신이라서. 내 옆에 있는게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이라서." 이미 백번쯤 말한것 같지만 내일은 백한번째로 또 말해줘야지!

일상을 감사하게 만들어준 "소란스러운 세상 속 둘만을 위한 책"도 고마워~

데비 텅과 나는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 분모를 제외한다면 닮은 점을 찾기 힘든 타인이지만 읽는 내내 박수를 쳐가며 "어머, 이건 내 얘기잖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히 그녀의 사생활을 담아낸 책인데 왜 나는 내 얘기 같은 것인지.

세대와 언어를 뛰어넘는 공감대. 책이 주는 놀라운 선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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