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데비 텅 (지음) | 최세희 (옮김) | 윌북 (펴냄)

그림보다는 글을 좋아하는 편이라 평소에도 만화책이나 웹툰은 잘 보지 않는 편이다. 하찮다고 여기거나 무시하는게 아니라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서 그림 속에 숨겨진 복선과 디테일을 발견하지 못해 스토리를 놓치는 경우가 개인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읽었던 데비 텅의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은 참 많이 공감하며 재미있게 보았다.

복잡하지 않은 심플한 그림은 한 눈에 잘 들어왔고 내용도 책을 주제로 해서 공감대가 쉽게 이루어졌다. 이어서 읽게 된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은 또 어떤 공감대로 나를 미소짓게 할지 기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제목부터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이어서 그런지 왁자지껄한 세상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는 주인공 데비의 모습이 그려진다. 혼자 책읽기를 즐겨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다 내향적이고 사회생활을 은둔형으로 하지는 않는데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싶었는데 아마도 데비 텅 자신의 모습을 많이 녹여낸 것으로 보여진다.

흔히들 말수가 없으면 내성적, 사회관계가 원만하고 얘기도 잘하면서 웃기도 잘 하면 외향적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심리학자의 인터뷰를 보니 그런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한다. 나를 얼마나 보여주는가에 따라 내향과 외향이 구분되는 것이라고 했다. 어느 모임이나 조직에서 항상 주도적으로 분위기와 대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 중에는 절대 자기 얘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속내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를 외향적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듣고보니 그 말이 맞는것 같다.

학교나 직장 생활을 하며 쌓인 피로를 풀고 방전된 에너지를 채우는 방법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에너지를 채우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책으로 보충할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것으로 규정하고 가르치려 든다면 이른바 갑질, 꼰대, 진상이 되고 만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나 또한 존중받는 길일 테다.

반대로 소극적인 태도가 본인에게 불리하다 느껴져 억지로 주변의 시선에 끼워 맞춰보는 노력을 해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안되는 것에 발버둥치다 보면 어느새 나에게서 멀어진 나를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주변의 시선과 본래의 나 사이에서 길을 잃은채 정작 내가 나를 소외시키는 원치 않은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한다.

사람이 모두 같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나를 잃지 않으면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그 조화를 위해 나를 놓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양쪽 페이지를 가득 채운 마지막 한 컷이 글보다 많은 얘기를 들려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