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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조조전 1 - 농단의 시대, 흔들리는 낙양성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평점 :
삼국지 조조전 1
왕샤오레이 (지음) | 하진이 홍민경 (옮김) | 다연 (펴냄)
책의 제목부터 눈에 띈다. 반갑다.
유비는 선으로 조조는 악으로 대비되는 기존의 삼국지와 다른 조조를 만날 수 있으리란 기대에 기쁘게 시작했다.
두툼한 짙은 고동색의 하드한 양장커버에 금박으로 글씨가 새겨진 다섯권짜리의 오래전 삼국지를 두번 도전했다가 두번 모두 3권에서 포기한 적이 있다. 등장 인물이 너무 많아 헷갈리고 뒤로 갈수록 전쟁이야기 밖에 없어서 흥미가 반감되었기 때문이다. 이문열의 삼국지나 번역에 신경을 많이 쓴 여러 버전의 삼국지가 나오기도 훨씬 전이다. 이제라도 다시 도전해볼까 하던 차에 만난 삼국지 조조전이다. 유비보다 조조를 더 매력있는 캐릭터로 눈여겨 보았던 터라 반가움은 더 했다.
우리가 알고있는 삼국지는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올때 삼국지로 들어온것이 그대로 계속해서 삼국지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삼국지연의보다 삼국지가 더 익숙해졌지만 진나라의 학자였던 진수가 쓴 삼국지가 따로 있다고 한다.)
황건적의 난으로 어지러운 정세에 도원결의로 시작하는 삼국지와 달리 삼국지 조조전은 조조의 어린시절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피노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조조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건 당연한 얘기지만 한번도 상상해 본적이 없다. 성장하는 동안 출신에 대한 주변의 시선과 차별, 콤플렉스를 통해 조조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글공부보다 노는 것이 더 좋았던 평범한 아이였던 조조의 영민함은 평범함을 넘어섰다. 환관의 양자였던 아버지와 환관의 힘을 빌어 세를 키워온 가문이었지만 환관들에 의해 어지러워진 세상이었기에 조조는 부끄러운 유년을 보낸다.
유년에 시작된 하옹과의 인연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옹의 위기때마다 조조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다. 환관들의 적이던 하옹이 환관 집안의 조조에게 매번 도움을 받게 되니 운영의 장난이란 이런게 아닐까.
쫒겨나듯 가게 된 고향 초현에서 하후가와 친분을 쌓고 숙부 조윤에게 가르침을 받은 것은 오히려 조조에게는 전화위복이 되었다. 처세의 달인인 아버지 조숭이 아니라 강직했던 조윤에게 태어나 자랐다면 조조도 세상에 나가지 않고 초야에서 은둔자적인 삶을 살았을까?
환관과 외척이라는 집안의 배경이 부끄럽던 조조는 원소, 교현 등과의 친분도 넓히며 그런 부끄러움을 씻어보려 하지만 효렴으로 관직에 나서는 아이러니도 보인다.
치세의 능신이요 난세의 간웅이라는 허소의 품평을 듣고도 싫지 않았다는 조조. 우리가 아는 조조의 모습이 이때부터 슬슬 보이는 듯하다.
조조를 주인공으로 조조의 입장에서 읽는 삼국지. 다른 인물들은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해진다. 이런 전개라면 15권 대장정이 지루하지 않을 듯하다. 아니, 스무권이라도 읽겠는걸~
*네이버독서까페 리딩투데이의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