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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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 (지음) |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펴냄)

<위대한 유산>. 제목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이미지는 기네스 펠트로와 에단 호크가 분수대를 사이에 두고 물을 마시는 장면이다. 원작은 소설임에도 영화의 그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영화를 보지 않았음에도). 그리고 곧바로 연상되는 장면은 어린 핍이 처음 미스 해비셤의 저택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 이미지는 중학생이던 시절에 책으로 <위대한 유산>을 읽으며 머리속으로 그려봤던 모습이다.

디테일한 내용은 모두 지워지고 딱 이 두개의 이미지만 남은 채 30년이 훌쩍 넘은 세월을 지나 재독을 시작했다.

비록 아직은 상권만 읽었을 뿐이지만 세상을 배우지 못했던 그때와 기대수명의 절반 정도를 살아온 지금의 감상이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도 핍의 매형인 '조 가저리'가 자꾸만 눈에 박힌다. 아프지만 눈부시게!

부모님이 모두 일찍 돌아가시고 난 뒤 스무살 넘게 차이나는 누나에게 "손수" 길러진 핍은 유년기가 그리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매형 조가 아니었다면 그나마 핍의 순수함이 그정도라도 존재할 수 있었을까 싶다. 세상 사람들의 눈과 기준에는 모자르는 조이지만, 그런 조이기에 누군가를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싶다.

어릴적 부모님의 묘지 근처에서 맞닥뜨린 탈옥수와의 만남은 핍에게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피하고 싶은 기억이다.

에스텔라를 본 이후로 자신의 무식과 가난을 처음으로 부끄러워 한 핍. 자신에게 우정과 사랑, 믿음만을 보여준 진정한 친구인 매형 조를 부끄러워 한다. 좋아하는 소녀에게 그런 모습을 창피하다고 느끼는 핍의 어린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줄곳 자신을 모욕하고 무시하는 에스텔라를 흔들림없이 쭉 사랑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이쁘면 무조건 되는건지...(이 와중에 외모지상주의 참 슬프다 ㅜㅜ)

익명의 후원자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핍을 대하는 태도는 180도로 변한다. 양복점 주인은 비굴할 정도의 아첨을 하고, 미스 해비셤의 친척들은 분노에 가까운 시기 질투를 보이며, 펌블추크 씨는 이 모든게 자신의 덕이라며 생색내고 핍과 자신의 사이가 대단한 것인냥 과시하기에 바쁘다. 오로지 조와 비디만이 런던으로 신사교육을 받으러 가는 핍에게 이별의 서운함을 비칠 뿐이다.

재거스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직원 웨믹은 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무미건조하지만 부친과 애인에게는 다정한 사람이다. 런던으로 온 이후 변해가는 핍과는 정반대다.

핍을 포함한 모두들 익명의 후원자를 미스 해비셤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 뒤틀린 심성의 노인에게도 뼈아픈 배신의 상처가 있었음을 허버트를 통해 알게되지만 그녀의 의도는 짐작하지 못한다. 에스텔라의 짝으로 자신을 "찍었기"때문에 "신사교육"을 시키려 한다고 짐작할 뿐이다.

후원자의 지시대로 신사교육을 받기위해 런던으로 온 핍은 과거의 자신을 송두리째 부정하듯 자신을 만나러 먼길을 온 조마저도 대면대면 대하고 만다. 아무리 조라지만 그만한 눈치가 없을까? 거리감을 느낀 조는 신사분이라고 깍뜻하게 존칭을 쓰며 핍을 만나고 돌아간다. 조를 대하는 태도가 점차 변해가는 핍을 보고 있노라니 참 마음이 아프다.

하권에서는 핍의 새로운 인생이 성장이 될지 몰락이 될지, 그리고 미스 해비셤의 숨겨진 의도와 후원자의 정체를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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