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자극적이고 솔깃한 표지 문구다.
지금껏 읽어 왔던 몇 권 되지 않는 시간에 대한 계발서들은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써야하는지 알려준다던가 성공한 사람들이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읽게 된 <스펜딩 타임>은 조금 다르다.
실험과 통계, 분석을 통해 시간을 '유급 근로'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시간과 일은 떼어내 따로 생각하기 어려운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고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바로 '유급 근로'다.
반대로 부자들은 고용이라는 형태로 돈을 주고 타인의 시간을 산다. 그 시간들이 부자들의 시간이 되어 그의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25시간이나 30시간이 되어주지는 않지만,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게 한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은 타인의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포함되는 것일 것이다.
시간은 혼자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거나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한다.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은 '사회적 활동'이 된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부부일수록 더 행복하고 이혼 가능성이 더 낮은 관계를 의미한다는 내용은 굳이 통계적으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얘기다.
시간의 활용에 있어서 유급 근로의 시간을 좌우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교육의 수준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자식의 교육에 그토록 열을 올리며 '보다 나은 삶'을 기대하는 것이다.
같은 시간 일을 하고 보다 높은 고소득을 갖게 된다면 추가 근로를 피할 수 있고 폭 넓은 여가 시간과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있어서도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되니 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기도 하지만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기 위해서도 돈을 지불하는 시대에 있다. 내가 하기 싫은 무엇! 나는 돈을 지불하지만 나 대신 그것을 하는 사람은 시간을 쓰는 것이다. "시간은 돈"이라는 명제가 딱 맞아 떨어진다.
임금이 낮으면 수면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으니, 개인의 여가시간을 수면시간으로 대체한다는 얘기도 공감이 되었다. 돈과 시간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사람들의 보상 반응은 인종이나 민족에 따른 선호의 차이가 없다는 저자의 말도 옳은 듯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