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윅 클럽 여행기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허진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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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윅클럽여행기

찰스디킨스 (지음) | 허진 (옮김) | 시공사 (펴냄)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비주얼의 <찰스디킨스선집>. 그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만난 "픽윅클럽여행기"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시공사의 번역으로만 만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비주얼에 홀딱 반하기 전까지는 찰스디킨스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제목조차 생소했던 소설이다.

장장 1260여 페이지에 이르는 장편이지만 픽윅 씨와 윙클 터프먼 스노드그래스, 이 네 명이 벌이는 좌충우돌 여행기는 풍자와 해학이 담긴 코미디스러움에 읽어내려가기 어렵지 않았다.

도슨과 포그를 통한 변호인들의 비리와 픽윅의 혼약 파기 소송 과정에서 보여지는 재판은 당시 사회 부조리를 꼬집고 싶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제목이 여행기라고 해서 '80일간의 세계일주'처럼 그런 여행의 에피소드들일거라 생각했지만 이들의 여행 반경은 생각만큼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행에서 이들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만큼 다양한 경험도 하게 된다. 여행에서 만난 이들에게 듣게되는 액자식 구성의 이야기들은 <픽윅클럽여행기>의 줄거리와는 관계없는 듯 보이지만 이 네 명의 신사들이 결코 경험으로는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사람에게서 인생의 답을 찾고자하는 찰스디킨스만의 묵직함이 이 <픽윅클럽여행기>에서는 어둡지 않게 그려지고 있다.

언제나 주변의 사람들을 챙기고 배려하는 픽윅은 마음만은 따뜻하지만 속이기도 쉽고 오해도 잘 받는 허당미 가득한 노신사다. 여행 중 만나 하인으로 고용한 샘 웰러의 충성심이 아니었다면 처했을 곤경이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눈치빠르고 재치있는 샘 웰러가 등장하며 당시 연재 중이던 '픽윅클럽여행기'의 인기도 함께 올랐다고 한다.

실상은 할 줄 모르는 것들을 허세부터 떨다가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윙클은 앨런 양과, 이 여행에서 만난 에밀리와 남모르는 사랑을 해오던 스노드그래스는 결혼이라는 해피한 결말에 이른다.

거짓말과 사기를 일삼던 징글이 감옥안에서 극한의 어려움에 처했을 때 픽윅의 보살핌을 받고 새 사람이 된 것과 허락없는 결혼으로 아들과의 연을 끊으려 했던 윙클의 아버지가 결국은 마음을 돌리는 것도 픽윅 씨의 애씀 덕분이다.

말미에 이르러 픽윅클럽은 해체되고 픽윅은 한적한 곳으로 이사하지만 이곳에서도 그의 타인을 향한 배려는 멈추지 않는다. 메리와 샘의 결혼까지 세심히 신경쓰는 모습은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배려하는 관계의 소중함을 지키려하는 것 같았다.

"나는 2년이라는 시간의 대부분을 온갖 성격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린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전까지 나는 사업과 부를 추구하는 것에 삶의 대부분을 바쳤기 때문에 생각도 하지 못했던 수많은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내 마음이 넓어지고 지식이 커졌기를 바랍니다. 내가 좋은 일은 별로 못 했더라도 나쁜 일은 그보다 더 적게 했기를 바라며, 내가 겪은 모험은 말년의 나에게 즐겁고 기분 좋은 추억이 아닌 다른 것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1249p"

가족이 없는 픽윅이 노년에도 외롭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소중함'을 실천하며 살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시공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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