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의 손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 지음 / 내로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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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의 손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 (지음) | 차영지 (옮김) | 내로라 (펴냄)

                            

<월간 내로라>가 매달 한 편씩 깊은 사색을 요하는 단편의 영문 고전을 번역하여 세상에 내는 첫 이야기 '원숭이의 손' 이다.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다.

강렬함은 덜하지만 개인적으론 우리의 전래동화 '요술부채'가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인간의 탐욕이 부른 화는 인간을 어디까지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인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원숭이의 손.

27. 늙은 수도승의 주술이 걸려 있어요. 작은 마을 주민들이 신처럼 모시던 사람이었죠. 그는 인생이란 운명이 이끄는 것이고, 거역하려 하면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했어요.

모리스 상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집어든 원숭이의 손에 첫번째 소원을 말하는 화이트 씨.

경고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겼음일까,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탐욕을 키운 재앙이었을까...

세 가지 소원 중 첫번째 소원은 인간이라면 한 번쯤 가져보았을 물욕. 화이트 부부가 그 탐욕의 대가로 치뤄야 했던 것은 너무나 컸다. 첫번째 소원을 되돌리기 위한 두번째 소원은 넘어서는 안되는 금기를 넘어서는 소원이었다. 두번째 소원을 저지하기 위한 세번째 소원을 위해서는 어떤 대가를 치뤄야 했던걸까?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 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은 탐욕을 이기지 못하고 바라던 것보다 더 큰 것을, 아니 전부를 내어주는 고통과 불행을 가져왔다.

 

"신중히 바라라. 어쩌면 얻게 될지니."

99. 이미 비극을 위한 준비된 물건이라면, 아무리 신중히 한들 소원으로 인하여 득을 볼 수 있기는 한 걸까? 도대체 무슨 소원을 어떻게 빌어야 비극을 피해 갈 수 있을지 나는 도무지 모르겠다.

 

정해진 운명 속 비극을 피해 갈 수 없다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노력과 도전 대신 포기와 순응, 절망에 가득찬 삶을 살아야 하는걸까...

소설의 도입부에서 모리스 상사가 굳이 21년만에 화이트 부부를 방문했던 저의를 떠올려 본다. 오고갔던 조의와 인사도 다시 떠오른다. 누구의 죽음이었을까?

세번째 소원으로 자신의 죽음을 빌었다는 그의 앞 두가지 소원은 무엇이었기에 죽음으로 운명에 답을 한 것일까? 이 죽음은 절망의 표현일까, 운명에 대한 또 다른 반항의 몸부림이었던 걸까?

모리스 상사의 방문은 더 이상의 비극을 피하고 싶었던 그의 치밀한 계산 속 방문이었던건 아닐까?

 

책은 얇지만 던지는 질문은 결코 얇지 않은 <원숭이의 손>!

누군가가 나타나 소원을 이루어 준다고 한다면?

도저히 빼앗길 수 없는 일상 속 나의 행복은?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내로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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