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
벤 윌슨 지음, 박수철 옮김, 박진빈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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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벤윌슨 (지음) | 박수철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번영을 구가하는 도시는 국가 경제 전체를 바꾸어 놓는다.

산업화가 된 대도시는 사회적 붕괴를 일으키며 집중이 아닌 분산의 과정을 밟으려는 듯이 보일 때도 있었지만 쇠락하는 도시가 생겨나는 대신 새로운 도시가 부상하며 도시의 역사는 계속되었다. 도시는 번영과 위험을 동시에 초래하면서도 도시 인구의 증가세는 꺾일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도시를 중심으로 번져감에도 불구하고 도시 유입의 인구가 감소하지 않는 맥락과 같다. 주거지를 교외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자동차에 의존한 도시 팽창 현상일 뿐이다.

세상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으니 발전하는 도시에도 그 빛과 어둠이 있다. 인구의 증가 또한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조건이지만 각종 전염병 등에 있어서는 치사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어 오기도 했다.

도시의 역사와 발전에서 매춘과 동성애 또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여러 민족과 인종이 모여드는 곳에서는 음식 문화도 다양해진다.

248. 길거리 음식의 역사는 도시 자체의 역사다. 그것은 도시 성장의 동력인 이주자들의 역사다.

1800년까지 유럽 도시들은 불결했기 때문에 농촌의 기대수명보다 짧았다. 늘 전쟁에 시달렸기 때문에 도시는 요새화되었고, 인구 밀도가 높아 병원균의 증식과 전파에 유리했다. 전쟁으로 군대가 대륙 곳곳을 누비면서 전파는 확산되었다.

17세기 말엽의 런던에서 커피점은 그 격동의 시기에 토론을 벌이고 뉴스를 주고받는 장소로 진가를 발휘했다. 그때 뿐이랴! 지금도 크고 작은 비지니스 미팅과 많은 사교 모임이 커피숍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1840년대의 맨체스터는 세계의 굴뚝으로 불리웠다. 공장주들은 임금이 더 싸고 더 쉽게 훈련시킬 수 있는 여자들과 아이들을 선호했다. 현대는 중국이 세계의 굴뚝이 되어 각종 매연과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산업화의 일꾼이라는 빗좋은 게살구로 우리 역시도 경제 계발의 시기를 지나오며 열악한 근로 환경에 여자들과 아이들을 내몰았었다.

도시 여기저기를 자유롭고 즐겁게 걸어 다니면 도시와 친숙해진다. 그런데 오늘날 걸어 다니기는 너무 위험하고 부적절한 도시들이 있다. 이에 반해 서양인들도 놀라는 한국의 밤의 치안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뿐인가? 세계 곳곳에서는 도시들끼리 값비싼 건축의 총력전을 벌였다. 그 치열한 도시 간 경쟁은 21세기 도시 시대의 중요한 특징이 된 스카이 라인을 만들어냈고 화려한 야경의 스카이라인은 서울을 대표하기도 한다.

전쟁으로 인한 도시 말살 과정에서 집단 검거와 대학살을 모면한 사람들은 거지나 막일꾼으로 전락했고 그들의 일자리는 침략자들이 차지했다. 공중폭격으로 부서진 도시는 끔찍했지만 물리적인 부분은 사람들에게 남겨진 후유증이나 상처, 트라우마에 비해 가장 쉽게 복구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폐허가 되었다 하더라고 그 장소에 소중한 기억이 있는 한 도시는 살아남고 다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원자 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경우만 보아도 그렇다.

학살, 추방, 약탈, 해체로 이어지는 도시의 말살 과정은 인간성의 말살 과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인간의 존엄을 찾아보기 어려운 잔인함과 비인간적인 행위들에도 불구하고 2번의 세계대전과 여러 차례의 국제 전쟁을 치르면서도 도시들은 되살아났다.

교외의 팽창 현상과 원자력 시대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50년대의 종말론적 문학과 영화의 영향으로 사람들은 도시 생활을 두려워 했고, 주요 도시의 예비 폭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교외와 준교외와 통근자 거주 도시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다. 사람들은 자의적 선택으로 교외로 이주한다고 생각했지만 정부 주도의 보이지 않는 정책이 작용하고 있었다. 연방주택청이 여러 민족이 뒤섞여 사는 동네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의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음으로써 소득 수준과 인종적 구성이 비슷한 교외를 만들어냈다. 법원은 인종 분리를 불법으로 규정했지만, 주택시장에서의 인종 분리는 여전했다.

그러나 교외는 도시의 대안이 아닌 팽창하는 대도시의 연장일 뿐이었다. 교외는 점차 민족적 구성이 다양해졌고 도시들의 문제점을 답습했다. 도시와 교외의 차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거대도시와 거대도시권역은 삼림 벌채와 생물 자원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비옥한 토지들이 도시화가 되면서 기상 패턴과 기후 마저도 바꿔버렸다. 연쇄반응으로 이뤄지는 대기오염과 지구의 온난화는 급기야 빙하를 녹이며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 도시 속 공원 조성과 녹지 보호 등으로 생물다양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고대 국가의 도시에서 현대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각 도시들을 통해 다시 보는 특색과 역사는 흥미로웠다. 서울과 청계천 등 긍정적인 예시로 거론되는 대한민국이 살짝 우쭐해지며 자랑스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끈질진 생명력과 복원력을 가진 도시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언제나 함께이지 않을까?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매일경제신문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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